[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조규일 진주시장이 17일 진주성 국립진주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 이건희 회장의 미술 소장품을 전시할 일명 ‘이건희 미술관’의 유치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5.17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조규일 진주시장이 17일 진주성 국립진주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 이건희 회장의 미술 소장품을 전시할 일명 ‘이건희 미술관’의 유치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5.17

국립진주박물관, 이전예정

“기존시설 활용 시 비용少”

‘범시민 유치위’ 발족 예고

“삼성 창업주 유년 보낸 곳”

“예술품 수도권 편중 줄여야”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조규일 진주시장이 17일 진주성 국립진주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 이건희 회장의 미술 소장품을 전시할 일명 ‘이건희 미술관’의 유치계획을 발표했다.

조 시장은 “전국 267개 미술관 중 39%인 105개, 소장품의 43.7%가 수도권에 편중돼 있다”며 “문화 혜택에서 소외된 지방에도 새로운 문화시설을 설치해 많은 국민이 예술을 누리는 ‘문화 민주주의’를 실천해달라는 것이 기증자의 진정한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주시와 비슷한 35만명의 인구수를 근근이 이어가던 공업도시 스페인 빌바오 시가 1997년에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로 한해에만 100만명이 찾는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로 부활한 사례를 들며 “진주와 같은 지방도시에 이건희 미술관과 같은 새로운 문화시설이 과감히 확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 시장은 진주시의 경우 타 지자체와는 달리 시설과 장소가 구비돼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전할 국립진주박물관 자리에 이건희 미술관을 재탄생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대규모 특별관도 짓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유치계획에 따르면 현재 진주성에 있는 국립진주박물관은 오는 2025년까지 구 진주역 철도부지에 이전된다. 시는 6만여㎡의 부지를 제공하고 현재의 국립진주박물관을 진주시 소유로 이관하기로 이미 박물관 측과 협의를 마쳤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국비 6억원을 확보하고 현재 이전사업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며, 전체면적 1만 5000㎡에 총사업비 700억원 규모의 박물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새로운 국립진주박물관이 구 진주역 철도부지로 이전하면 이 공간에 시는 100억원을 투입, 리모델링해 국립현대미술관의 분원과 이건희 미술관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에 회화·한국화 등 1488점을 상설 전시하고 한국화 등 전통회화와 디지털 미디어아트가 융합된 실감콘텐츠를 감상할 새로운 개념의 미술관을 조성하게 된다.

이와 함께 구 진주역 복합문화공원으로 이전하는 국립진주박물관의 규모를 확장해 ‘이건희 특별관’을 마련하고 국보·보물 등 문화재급 작품 2만 1600여점을 기획 전시한다. 시는 이에 필요한 약 200∼300억원 가량의 사업비를 자체 투입할 방침이다.

조 시장은 이러한 점을 들어 “현재의 국립진주박물관 시설과 향후 신축시설을 활용한다면 이건희 미술관 건립을 다른 도시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단기간 내 훌륭하게 탄생시킬 수 있다”고 장담했다.

진주성 내 국립진주박물관 전경. (제공: 국립진주박물관) ⓒ천지일보 2021.5.17
진주성 내 국립진주박물관 전경. (제공: 국립진주박물관) ⓒ천지일보 2021.5.17

또 문화 발전을 위한 고인의 유지를 살리고 예술의 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이 아닌 영호남을 아우르는 지역에 건립해야 한다는 점에 힘을 실었다.

진주는 지리적으로 남부권의 중심이며 부산·울산·대구·광주 등 영호남 대도시권에서도 1~2시간 만에 올 수 있어 미술관 건립에 가장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향후 서부경남 KTX(남부내륙철도)가 개통되면 서울-수도권이 2시간 내에 교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들었다.

특히 진주는 ‘기업가 정신’이 태동한 터전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진주 지수면은 기증자인 이 회장의 선친이자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이 유년 시절 다녔던 지수초등학교가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이병철 회장뿐 아니라 LG 구인회 회장, GS 허만정 선생, 효성 조홍제 회장 등 시대를 풍미한 기업가들을 길러냈다.

실제로 진주시는 지난 2018년 7월 한국경영학회로부터 ‘대한민국 기업가 정신의 수도’로 지정되면서 선포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아울러 진주는 ‘색채의 마술사’이자 ‘민족혼의 화가’로 불리는 박생광 화백과 ‘동녘의 여대사’로 프랑스에서 명성을 쌓은 이성자 화백 등 현대 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작가들을 배출한 곳이라고 부연했다.

조규일 시장은 “진주시는 남진주 북평양, 경남 최초 근대학교 진주초등학교, 문산성당, 상무사 등 전통과 세월이 살아 숨 쉬는 곳”이라며 “전국 최초의 지방종합예술 축제인 ‘개천예술제’의 태동지이며 세계적인 미술가를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화예술의 도시 진주에 미술관이 건립될 수 있도록 5개단, 30여명의 범시민 참여 유치위원회를 구성·운영할 것”이라며 “사전 타당성 검토에 착수하고 중앙정부와 지역 정치권, 지역 문화예술계 등과 협력하는 등 전방위적인 유치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조규일 진주시장이 17일 오후 2시 30분 국립진주박물관에서 고(故) 이건희 회장의 미술 소장품을 전시할 일명 ‘이건희 미술관’에 대한 유치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진주시) ⓒ천지일보 2021.5.17
조규일 진주시장이 17일 오후 2시 30분 국립진주박물관에서 고(故) 이건희 회장의 미술 소장품을 전시할 일명 ‘이건희 미술관’에 대한 유치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 진주시) ⓒ천지일보 2021.5.17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