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故) 이순재. (출처: 배정남 SNS)
배우 고(故) 이순재. (출처: 배정남 SNS)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국민배우 고(故) 이순재의 별세 소식에 연예계 전반에서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대중문화의 산증인이자 70여 년간 방송·영화·연극계를 지켜온 그는 25일 새벽 눈을 감았다. 향년 91세.

◆후배 배우들의 깊은 애도…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현석, 이순재, 한지일, 정운용. (출처: 한지일 SNS)
현석, 이순재, 한지일, 정운용. (출처: 한지일 SNS)

배우 한지일은 SNS에 고인의 사진과 함께 긴 추모 글을 올리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드라마 ‘금남의 집’, ‘형사25시’ 등을 함께하던 시절을 회상하며 “방송국에서 마주칠 때면 연기 코치를 해주겠다며 따뜻하게 챙겨주신 분”이라고 고인을 추억했다. 이어 “연극계 후배들을 위해 시상식에 참석하고, 수십 명이 모인 회식 자리도 직접 챙기셨던 대선배님이 떠났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배우 정보석 역시 SNS에서 “선생님은 제 인생의 참 스승이셨다”며 “연기뿐 아니라 삶의 자세까지 배울 수 있었던 분”이라고 적었다. 두 사람은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장인과 사위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배우 고(故) 이순재. (출처: 김혜수 SNS)
배우 고(故) 이순재. (출처: 김혜수 SNS)

배우 김혜수는 짧지만 깊은 글을 남겼다. 그는 “평생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 감사드린다”라며 고인이 지난해 KBS 연기대상 대상 수상 당시 남긴 소감을 다시 떠올렸다.

배우 서예지가 배우 고(故) 이순재의 별세 소식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 (출처: 서예지 SNS)
배우 서예지가 배우 고(故) 이순재의 별세 소식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 (출처: 서예지 SNS)

배우 서예지도 SNS에 고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선생님,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애도했다. 두 사람은 시트콤 ‘감자별 2013QR3’에서 가족으로 출연한 인연이 있다.

배우 배정남도 SNS에 “이순재 선생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너무나도 존경하는 선생님과 드라마를 함께할 수 있어서 제 인생 최고의 영광이었습니다 편히 쉬세요 선생님”이라고 애도했다.

◆방송가에서도 울림… “친정 어른을 잃은 듯”

개그맨 김영철은 라디오에서 “마치 친정 어르신이 돌아가신 것 같다”며 슬픔을 전했다. 함께 진행한 정상근 기자는 “70대 이후에도 시트콤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폭넓은 연기를 선보이며 세대 불문한 사랑을 받았던 분”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가수 테이는 MBC FM4U ‘굿모닝FM 테이입니다’에서 방송 도중 청취자로부터 이순재의 별세 소식을 듣고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그는 “선생님께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무대나 카메라 앞에 서겠다고 하셨다. 100세까지 정정하게 활동하실 줄 알았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좋은 곳에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 한평생 도전과 열정을 다하셨던 모습 잊지 않겠다. 존경한다”고 전했다.

◆70년을 지탱한 한국 연기사의 기둥

고 이순재는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나 서울대 철학과 재학 중 연기에 뜻을 품고,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했다. 이후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허준’, ‘이산’, ‘상도’ 등 한국 드라마 역사에 남는 작품들을 통해 국민 배우의 반열에 올랐다.

또한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노년의 코믹 연기로 전 세대의 사랑을 받았고,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굿모닝 프레지던트’ 등에서도 깊은 존재감을 남겼다.

무대에 대한 열정은 생의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앙리 할아버지와 나’, ‘리어왕’, ‘세일즈맨의 죽음’,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2024) 등 여러 작품에 꾸준히 오르며 ‘최고령 현역 배우’로 불렸다. 건강이 악화된 이후에도 연기를 향한 열망을 놓지 않았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배우 고(故) 이순재. (출처: ‘2024 KBS 연기대상’)
배우 고(故) 이순재. (출처: ‘2024 KBS 연기대상’)

최근에는 드라마 ‘개소리’(2024)로 2024 KBS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해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자로 기록됐다. 2018년에는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을 받았고, 1992년에는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사회적 영역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국 문화계가 잃은 큰 별

평생을 연기와 후배 양성에 바친 고 이순재의 별세 소식에 동료와 후배들은 그의 따뜻한 인품과 뜨거운 열정을 떠올리며 깊은 슬픔을 전하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하기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