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다시 1500원을 향해 치솟고 있다. 1400원대 진입이 일시적 현상으로 여겨지던 때는 이미 지났다. 기업과 시장이 “고환율이 뉴노멀”이라고 말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해졌다. 기존엔 무역에서 흑자가 나고 주가가 오르면 환율이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었다.하지만 기존의 환율 관행이 깨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높은 환율은 곧장 물가 상승, 생산비 증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부는 단기 처방에 기대어 시간을 벌 것이 아니라, 우리 경제의 체력을 약화시킨 근본 원인부터 냉정히 직시해야 한다.12월 미국 금리 결정,
내년 3월 시행을 앞둔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시행령을 둘러싸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동시 반발을 불러왔다. 노동계는 “법 취지를 훼손한 시행령”이라고 비판하고, 경영계는 “기업 활동을 사실상 마비시키는 제도”라며 우려를 제기한다.양측 모두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례적 상황이다. 이는 법 자체가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정치적으로 설계됐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노란봉투법의 핵심은 하청 노동자의 원청 상대 교섭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시행령 초안은 교섭 과정에서 ‘창구 단일화’를 적용하는 방향을 포함했다.
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창구를 잇달아 닫으면서, 연말 이사와 주택 구입을 준비하던 실수요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대출 중단은 단순한 금융 정책 조정이 아니라 서민들의 삶과 직결된 문제로, 특히 자금 계획을 철저히 세워둔 이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다. 대출을 받아 이사하려 했지만 대출 창구가 닫히면서 모든 계획이 틀어졌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은행들의 조치는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주요은행들이 신규 주담대·전세대출 접수를 잠정 중단조치를 취해 대출 시장은 사실상 연말까지 ‘멈춤 상태’에 놓였다
국민연금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우리 국민의 노후를 지키는 것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수익률 제고가 최우선 가치가 돼야 한다.현재 국민연금이 운용하는 기금 규모는 약 1300조원에 달한다. 이 중 60%가 미국 주식에 투자되고 있으며, 400조원 정도가 국내 주식, 나머지는 대체투자와 채권에 배분돼 있다. 글로벌 자산배분 원칙에서 보더라도 이미 선진국 연기금들은 미국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장기수익률을 높이고 있다.최근 원‧달러 환율이 1470원을 돌파하며 1500원에 가까워질 정도로 외환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윤철 전
지난달 부산에서 경련 증세를 보인 고등학생이 응급실을 찾지 못한 채 구급차 안에서 숨진 사건은 한국 의료시스템의 취약한 현실을 여실히 드러냈다.119구급대와 구급상황관리센터가 무려 14차례나 병원에 문을 두드렸지만 돌아온 대답은 “소아 진료 불가” “수용 곤란”이었다. 신고 접수 후 1시간 20분이 지나 15번째 병원에서야 수용됐을 때는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 병상 거부 속에서 허망하게 흘러간 것이다.더 심각한 문제는 이 학생이 고등학생, 즉 성인에 가까운 연령이었음에도 ‘소아 환자’라는 이유로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독일의 메르츠 총리에게 “통일의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달라”고 말했다.가벼운 농담처럼 던졌지만 한국 외교가 반복해 온 익숙한 장면이 또다시 연출된 셈이다. 문제는 이 장면이 오래도록 한국 정치가 통일 문제를 외부의 지혜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냈다는 점이다.메르츠 총리는 “비밀은 없다”고 답했다. 사실 이는 외교적 겸양이 아니라 명확한 메시지다. 독일 통일은 특정한 전략이 아니라 수십년에 걸친 꾸준한 교류, 제도적 축적, 그리
법무부가 대장동 항소 포기 결정에 핵심적으로 관여한 박철우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했다.법무부는 결원 충원과 조직 안정, 인적 쇄신을 이번 인사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논란의 한가운데 있는 인물을 서울중앙지검장이라는 요직에 앉히는 조치가 조직 안정으로 이어지긴 어렵다.오히려 “항소 포기 결정에 대한 보상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대장동 사건은 7800억원대 범죄수익 환수를 가로막은 결정이라는 점에서 국민적 공분을 불러온 사안이다.정부·여당을 향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인사를 “대장동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를 상대로 한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최종 승소한 결과를 놓고 정부와 정치권이 낯 뜨거운 ‘공’ 다툼을 벌이고 있다.이번 승소 결정은 론스타가 2012년 한국 정부를 상대로 거액의 배상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한 지 13년 만이고, 2023년 9월 정부가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판정 취소신청을 제기한 지 2년여 만의 결과다.2억 1650만 달러(약 3200억원)에 달하던 배상 책임이 완전히 사라졌고, 소송 과정에서 지출한 73억원의 비용도 돌려받게 됐다. 판정 취소율이 5% 남짓에 불과한 현실을 고
글로벌 AI 서비스가 단 한 번의 인프라 장애로 동시에 멈춰 선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클라우드플레어의 3시간 장애로 챗GPT와 X(구 트위터)는 물론 구글·유튜브·페이스북·AWS·애저 등 세계 주요 서비스가 연쇄적으로 먹통이 됐다.단일 기업의 네트워크 문제 하나가 전 세계 수억명에게 즉각적 혼란을 초래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불편이 아니다. AI 초연결 시대의 취약성이 처음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국가적 경고등이다.AI는 이미 검색·메신저 수준을 넘어 의료·금융·물류·교통·공공서비스 전반으로 빠르게 확장됐다. 스마트병원의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고, 성장의 중심에 있다”며 기업 규제를 최소화하고 애로사항을 직접 듣겠다는 뜻을 밝혔다.이 대통령은 실제로 여러 차례 기업인들을 만나 투자 환경 개선을 약속했고, “일자리의 90%는 기업이 만든다”며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그러나 안타깝게도 국회의 입법 흐름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기업을 옥죄는 법안을 끊임없이 발의하며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대표적인 것이 주 4.5일제, 정년 연장, 노란봉투법,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논의 등이다.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로 인해 범죄자의 불법 수익을 사실상 ‘현금화’ 하도록 길을 열어준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최근 대장동 피의자 남욱 변호사가 자신이 소유한 서울 강남 땅을 500억원대에 매물로 내놓았다. 2021년 4월 대장동 자금으로 300억원에 매입한 땅이다. 거래가 성사되면 그는 약 200억원의 시세 차익을 챙긴다.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가 이 땅을 구입할 당시 이미 대장동으로 1010억원의 수익을 얻었다는 사실이다. 몇 년이 지나자 부당 이익은 더 부풀었고, 이제 법원에 ‘동결 자산을 풀어달라’고 요구하
49개 중앙부처 공무원 전원을 상대로 12.3 계엄 가담 여부를 조사하겠다는 정부의 ‘헌법존중정부혁신 TF’는 이미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논란이 커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내란 극복도, 적극행정 장려도 해야 할 일”이라며 “신상필벌은 조직 운영의 기본 중 기본, 설마 벌만 주든가 상만 줘야 한다는 건 아니겠지요”라며 TF를 두둔했다. 하지만 지금 벌어지는 일은 ‘헌법 존중’이 아니라 행정부에 의한 무리한 대규모 검열에 가까워 보인다.불법 계엄에 가담한 책임자에게 엄정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정부의 원칙에는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결정을 둘러싼 검찰 내부의 집단적 문제 제기와 이에 대한 정부의 강경 반응은, 법과 원칙을 강조해온 정부 스스로의 기준을 흔드는 모습이다.지난 10일 전국 지방검찰청 검사장 18명과 지청장 8명은 항소 포기 과정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며 당시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명확한 경위를 밝힐 것을 요청했다.담당 수뇌부가 중대한 결정을 내리면서도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고, 외부 개입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내부 간부들이 절차적 정당성과 공공성을 확인하려 한 것은 조직의 기본적 의무에 가깝다.그러나 정부는 이를
지난 14일 공개된 한미 통상 협상 팩트시트는 한국 경제와 안보의 중장기적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계기다.경주에서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통상·안보·원전 협력을 포괄하는 협력 틀을 제시했으며 특히 협정 분야에서 약 15% 수준의 조정이 이뤄지면서 실질적 진전을 보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협상은 단순한 무역 조정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전략적 위상을 재정립하는 분수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무엇보다 큰 진전은 핵추진 잠수함(SSN) 도입과 핵 재처리 기술 승인에 대한 합의다. 이는 한국이 수십년간 미국에 요청해 온 대표적 숙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총장을 포함한 모든 검사를 국회 탄핵 없이 파면할 수 있도록 하는 검찰청법 개정안과 검사징계법 폐지안을 전격 발의했다. 이는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사태에 대한 검찰 내부 반발을 ‘항명’으로 규정하고, 이를 진압하기 위해 입법을 동원하는 모양새다.현행 검찰청법은 1949년 제정 당시부터 탄핵·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가 아니면 검사를 파면하지 못하도록 신분보장을 명시해 왔다. 민주당은 이 같은 법조문을 고치고 검사징계법도 폐지해 검사를 일반 공무원처럼 쉽게 파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일반 공무원과 동일
한국과 미국의 통상과 안보 분야의 주요 협상 결과를 담은 ‘공동 팩트시트’가 공개됐다. 이 자료에는 한미 양국이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의 통상·안보 합의 사항을 설명하는 내용이 담겨있다.통상 부문에서는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기조가 크게 변함없이 반영됐고, 안보 부문에서는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민간 우라늄 농축·재처리 과정의 절차를 명문화하는 중요한 성과가 있었다.조선 분야에서 미국 상선·함정을 한국에서 건조하도록 협의했다는 내용과 20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에 ‘상업적 합리성’이라는 조건을 달아 무제한적 부담을 피한 점도 의
1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다. 마지막까지 수능 성적을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 수험생의 노고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싶은 마음이다.하지만 수험생들은 수능이 끝났어도 쉴 짬이 없다. 수험생의 입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논술과 면접, 정시모집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숨 돌릴 틈 없이 또 다른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다.수험생들은 수능이 끝나자마자 가채점을 하고, 점수에 따라 정시 지원 대학을 계산하며 남은 수시 전형 응시 여부를 판단한다. 점수가 높으면 정시에 집중하고, 낮으면 수시 논술과 면접에 매달린다. 성적이 인생의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결정을 둘러싼 외압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가 서로 다른 말을 내놓으면서 권력의 개입 여부를 가르는 진실 공방으로 번졌다.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책임 있는 자리에 있던 이들이 “내 잘못은 없다”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하는 모습은 검찰 조직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처음 “법무부 의견을 참고했지만 최종 결정은 내 책임 하에 내렸다”고 했다. 그러나 불과 며칠 뒤 “법무부 이진수 차관이 사실상 항소 포기를 요구했다”고 진술을 바꿨다.이 차관은 “그
중국이 한국의 과학 인재를 정밀하게 노리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천인계획(千人計劃)’을 앞세워 한국 과학자 개개인의 연구 분야, 가족 상황, 연봉 수준까지 세밀히 파악한 뒤 수십억원대 연구비와 고연봉을 내세운 맞춤형 영입 공세를 펼치고 있다.특히 KAIST와 국가출연연구기관 연구자들에게만 700건이 넘는 초빙 메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단순한 인재 유치가 아니라 체계적·데이터 기반의 포섭 작전으로 봐야 한다.표면적으로 ‘천인계획’은 해외 과학기술 인재를 초빙해 공동 발전을 도모한다는 인재정책처럼 보인다. 그러
2026년 대한민국은 반드시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국회는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우리나라 일자리의 90%는 기업이 만든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국민의 일자리는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 만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기업을 ‘최대(最大)’로 존중하고 지원해야 한다.국내 경제의 활력은 기업 투자에서 비롯된다. 기업이 마음 놓고 투자하고 채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일자리도 늘고 세수도 증가한다. 그러나 지금의 대한민국은 각종 규제와 법적 제약으로 기업의 발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