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민희·배다솜 기자] 충남 서산 인지면 모월3리. 넓은 들판에 통통히 여문 벼 이삭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1960년대 초까지만 해도 모월리 일대는 허리까지 잠기는 뻘밭이었다. 1961년 정부는 서산에 개척단을 세우고, 전국의 고아·부랑자·전과자 등 1700여명을 강제로 수용해 삽과 곡괭이로 폐염전을 개간하게 했다. 폭행과 강제노역으로 119명이 숨졌다.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2022~2023년 조사 끝에 서산개척단 사건을 ‘국가가 자행한 집단 인권침해’로 결론지었다. 지난달 법원은 피해자와 유족
흰 지팡이의 날매년 10월 15일로, 시각장애인의 자립과 성취, 이동권을 상징하는 흰 지팡이를 기념하는 날이다. 1980년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가 시각장애인의 권익 옹호와 인식 개선을 위해 공식 지정한 국제 기념일이다. 시각장애인의 사회 참여와 복지 증진을 위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지난 13일 오후 인천 인혜학교. 창의체험활동이 진행 중인 전공 2학년 2반 교실에 새콤한 과일 향이 진동했다. 발달장애 학생들은 교사 이예리(39)씨의 지도에 따라 서툴고 느릿한 손길로 아로마 향초를 만들어갔다. 이씨는 손끝을
[천지일보 속초=김민희 기자, 배다솜 수습기자] 함경도 사투리로 나이 지긋한 남성을 뜻하는 ‘아바이’라는 이름의 마을이 있다. 강원 속초시 청호동의 ‘아바이마을’이다.1951년 1.4후퇴 때 국군을 따라 내려온 함경도 실향민들이 이곳에 집단으로 정착했다. 식수조차 구하기 어려운 모래사장 위에 움막을 짓고 살며 언젠가 고향에 돌아갈 날만을 기다렸다. 세월이 흘러 대부분 세상을 떠났고 1세대 실향민은 10여명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추석을 앞둔 지난달 26일 아바이마을을 찾았다. 마을 전체가 실향의 아픔이 짙게 밴 모습이었다. 담장과 벽
[천지일보=김민희·홍보영 기자] 35년째 벼농사를 짓는 황성열(63)씨는 최근 한국전력공사(한전)를 상대로 제기한 기후 소송 원고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온실가스 누적 배출 1위인 한전과 5개 발전 자회사를 상대로 농업 피해의 법적 책임을 묻는 첫 민사소송이다.손해배상 청구액은 원고 1인당 500만원과 위자료 2035원이다. 위자료 2035원은 우리나라에서 최소한 2035년까지 탈석탄을 실현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액수로, 지난해 주요 7개국(G7) 회의에서 정한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기한이기도 하다.황씨는 지난달 18일 충남 당진환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배서윤 수습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정상화를 내건 이재명 정부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을 모은다. 가장 핵심 쟁점은 대통령의 인권위원장 단독 임명, 법조인 위주의 위원 구성, 폐쇄적 인사 절차 등이다.윤석열 전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 권고안’ 의결 이후 인권위의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 삼는 주장이 대두되면서 인권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인권위원 대다수가 법조인으로 구성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상화 출발점 ‘인사 구조 개편’인권위 정상화 요구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서울대1, 서울대2, 서울대3… 서울대10’식의 단순 복제에 그칠 것인가. 아니면 지역대학의 ‘르네상스’를 이끌 것인가.이재명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교육 공약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두고 교육계 안팎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이 공약은 전국 9개 지역거점국립대학을 서울대 수준으로 끌어올려 지역 균형발전의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공개되지 않아 정책 실현 가능성과 방향성을 둘러싼 의문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단순히 숫자를 늘린다는 점에서 “의대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검찰개혁안이 정치적 쟁점의 중심에 서있다. 개혁안의 핵심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고, 기존 검찰청을 폐지한 뒤 기소 전담 ‘공소청’과 중대범죄 수사 전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신설하는 것이다.이번 개혁안은 문재인 정부 시절 추진된 ‘검수완박’ 정책을 계승하면서 검찰 권한의 분산과 권력기관 간 견제를 통해 국민의 권익과 인권을 보장하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개혁의 방향성과는 별개로 ▲제도 시행 시 발생할 수 있는 수사 공백 ▲기관 간 충돌 ▲새 조직의 독
헌혈로 생명나눔 동참한 10여년올여름 84일간 1만명 헌혈 나서언론, 왜곡 멈추고 진실 알려야[천지일보=송태복 기자] ‘한 사람의 헌혈이 세 사람의 생명을 살린다.’ 이 단순한 진리는 수많은 생명을 살리는 실제적인 힘이다. 그리고 이를 묵묵히 실천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예수교회)이다. 그들은 지난 10여년간 “값없이 받은 생명을 값없이 나누겠다”는 신념 아래 전국적으로 대규모 헌혈운동을 지속해왔다.다가오는 2025년 여름, 신천지예수교회는 7월 27일부터 10월 18일까지 84일간 전국 단위의 헌혈
내가 ‘윤 어게인’을 외치는 이유 < 1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계몽’이라는 말이 다시금 떠올랐다. 많은 이들이 ‘느닷없는 비상계엄’이라고 평가절하할 때, 윤 전 대통령이 왜 그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는지 그 목적과 배경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다. 이들에게 계엄령은 곧 ‘계몽령(啓蒙令)’으로 받아들여졌다.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깨어난’ 청년들을 중심으로 ‘윤 어게인’ 바람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이를 부정하려는 이념적 세력 간의 체제 전쟁
[신년기획] 새벽을 여는 사람들로 대한민국의 아침이 밝았다 ①아무리 밤이 어지럽고 캄캄해도 아침은 온다. 세상의 낮은 곳에서 묵묵히 새벽을 밝히는 사람들로 인해서다. 한겨울 새벽 수산시장은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춥지만 삶의 열기로 뜨겁다. 밤새 증기와 기름 냄새로 뒤범벅된 채 일하는 이들의 손에서 먹음직한 떡이 만들어진다. 강남 빌딩의 청소노동자들은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 일을 하러 새벽 첫차에 몸을 싣는다. 본지는 새해를 앞두고 자정을 넘긴 시간 일터를 지키는 사람들을 만나봤다. 그들에게 새해 소망도 물었다. 돌아오는 답변은 한결같았
[신년기획] 새벽을 여는 사람들로 대한민국의 아침이 밝았다 ②아무리 밤이 어지럽고 캄캄해도 아침은 온다. 세상의 낮은 곳에서 묵묵히 새벽을 밝히는 사람들로 인해서다. 한겨울 새벽 수산시장은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춥지만 삶의 열기로 뜨겁다. 밤새 증기와 기름 냄새로 뒤범벅된 채 일하는 이들의 손에서 먹음직한 떡이 만들어진다. 강남 빌딩의 청소노동자들은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 일을 하러 새벽 첫차에 몸을 싣는다. 본지는 새해를 앞두고 자정을 넘긴 시간 일터를 지키는 사람들을 만나봤다. 그들에게 새해 소망도 물었다. 돌아오는 답변은 한결같았
[신년기획] 새벽을 여는 사람들로 대한민국의 아침이 밝았다 ③아무리 밤이 어지럽고 캄캄해도 아침은 온다. 세상의 낮은 곳에서 묵묵히 새벽을 밝히는 사람들로 인해서다. 한겨울 새벽 수산시장은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춥지만 삶의 열기로 뜨겁다. 밤새 증기와 기름 냄새로 뒤범벅된 채 일하는 이들의 손에서 먹음직한 떡이 만들어진다. 강남 빌딩의 청소노동자들은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 일을 하러 새벽 첫차에 몸을 싣는다. 본지는 새해를 앞두고 자정을 넘긴 시간 일터를 지키는 사람들을 만나봤다. 그들에게 새해 소망도 물었다. 돌아오는 답변은 한결같았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4년 대한민국은 정치적 혼란과 사회적 불안정 속에서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탄핵 정국으로 촉발된 사회적 갈등은 더 심해졌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은 11개월째 이어지며 쉽사리 해결될 것 같지 않다. 새해를 사흘 앞두고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는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2024년은 끝없는 위기와 불확실성 속에서 지나간 한 해였으며,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에는 위기를 극복하며 희망과 번영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
[천지일보=유영선·홍보영·홍수영 기자] ‘푸른 용의 해’라고 불린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푸른 뱀의 해’인 을사년(乙巳年)이 다가왔다. 극한 기후로 인한 재난부터 의과대학 정원 확대 논쟁까지, 올해도 굵직한 이슈들이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다. 서울 시청역 참사와 대형 화재 사건은 국민들에게 안전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줬다. 디지털 기술 발전의 어두운 단면인 딥페이크 성범죄가 심각성을 더하며 경각심을 키웠다. 정치인을 겨눈 흉기 피습 사건은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현실을 보여줬다. 특히,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한국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정말 궁금한 게 (케이삼흥 김현재가) 전과 39범이 되기 전에 왜 단 한 번도 전과 10범이다, 20범이다, 30범이다 단계별로 단 하나의 뉴스 기사나 글도 없었을까요? 사기 전과가 22범이나 되는 사실을 알려주는 기사가 단 한 개라도 존재했다면 그의 딸이 포르쉐를 탈 수 있었을까요?”전과 39범, 이 중 사기 전과만 22범인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수천억원대 폰지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가운데, 연쇄범으로 높은 형량을 받아 사회에 알려지고 완전히 격리됐거나 은닉 자금을 모두 몰수했더라면 김 회장 당사자뿐
보건복지부가 36주 된 태아를 임신중지(낙태)한 유튜브 영상이 사실이라며 관련자를 살인 혐의로 수사 의뢰해 파장이 일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2019년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입법 공백 상태가 지속된 가운데 벌어진 이번 사건은 법적,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36주 낙태 사건의 쟁점과 이 사건이 생명권과 선택권을 법적 처벌 기준으로 저울질할 문제인지 등을 짚어봤다.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경찰은 8월 28일 임신 36주 차에 낙태 수술을 받는 과정을 담은 유튜브 브이로그 영상과 관련 수술에 관여한 의료진과
편집자 주 = 대장동 사건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5년에 추진한 도시개발 사업이다. 주요 관련자는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김만배(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남욱(변호사), 정민용(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 등이다. 개발이익 약 1조원 중 민간업자가 4040억원을 가져갔다. 관련 이재명 측근 사망자는 유한기씨, 김문기씨, 시민단체 대표 이모씨, 경기도 산하기관 직원 A씨, 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전모씨 등 5명이다. 2021년 8월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이 최초 폭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