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오지랖강 수고향집에 갔다가 집으로 오는 길귀 멀고 눈먼 할머니에게 하직 인사를 하느라 곤욕이다큰 소리로 인사를 해도 못 알아들으신다 한참 실랑이 끝에 인사를 마치는데지금 캄캄한데 왜 이렇게 늦게 가느냐고 또 걱정이시다지금 대낮이라고 또 한참을 실랑이를 벌이는데할머니는 지금 캄캄한데 무슨 대낮이냐고 걱정이시다불 켜고 넘어지지 않게 조심조심 올라가라며 신신당부다 눈먼 할머니득도하셔서 환한 대낮에도 캄캄한 어둠만 보이시는가보다할머니의 말씀들이 켜 놓은 등불들예전에는 어둠에만 켜 있더니이제는 환한 대낮에도 켜져 있다. [시평]이
한국중소벤처포럼회장 김영욱인공지능(AI)이 단순한 도구를 넘어 우리 사회의 의사결정과 가치 판단에까지 스며들고 있다. 금융, 의료, 교육, 행정 등 인간이 오랜 시간 일궈온 영역에서 AI의 영향력은 이미 일상적 현실이 되었다. 하지만 기술 진보가 곧,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인간성을 위협하거나 대체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은 점점 더 깊어진다. 우리는 편의와 효율이라는 명분에 가려진, 인간의 존엄과 자유의 근본적 문제를 직면하고 있다.기술 발전의 이면에는 인간의 불완전함과 약점까지 대체하고자 하는 근원적 욕망이 존재한다. AI가 오류
경남아동보호전문기관운영위원장 김재하매년 11월 19일은 ‘아동학대 예방의 날’이다. 경상남도와 경남아동보호전문기관은 이날을 중심으로 지역 전역에서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경상남도는 올해 3월, 아동학대 인식개선과 예방사업 확대, 위기 아동 조기 발견, 아동 중심의 대응체계 확립, 보호·회복 지원 강화 등 4대 분야 13개 과제를 제시하며 130억 원 규모의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피해 아동의 재학대를 막기 위한 통합 사례관리, 가족 재결합 프로그램 확대, 부모 교육 강화 등 아동의 일상과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기 위한
소변검사김수예아버지를 기다린다한참을 안 오신다 나올 것은 안 나온다고목소리가 문밖으로 샌다 독서실 밑에 자전거를 세워두고짐받이에 방석을 깔아놓고나를 기다리던아버지를 기다린다 낯선 남자의 시선을 피하여아버지의 괴춤에서 나오고 있는 손을 나무란다 에잇, 이것밖에 못 해의기양양하게 제일 먼저인 양 아버지가 아버지를 두고몸 밖으로 흘러나온다 [시평]이 시는 소변검사를 매개로 해 아버지와 시적 화자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아버지라는 존재가 과거와 현재를 겹겹이 관통하며 드러나는 과정을 정교하게 포착하고 있다.시의 첫 부분에서
가을의 끝자락시인/克重 안병민가을의 소슬바람이언덕배기의 아름다운노오란 들국화를 부르며마지막 인사를 하네 햇살도 누렇게 물들어가을 길을 열어주고그대가 떠나는 뒷모습에 그리움이 사무치네 그렇게도 불타올랐던산자락에 단풍잎 하나 남아바람에 흩날리거든나는가을을 비로소 보내리라. 프로필경남함양 경영학박사(단국대)(전) 배재대학교 겸임교수한국문인협회회원연안문학 별빛문학 부회장한일우호국민협의회 예술위원장월간문학공간신인상 별빛문학상수상한국무역학회이사 역임시집 포기하지 않은 꿈 사화집 한강의 시인외다수
긍게홍철기그 말 한마디에울컥했다 긍게 당신이 말이 나를 붙든다 왜라고 말하지 않아서더 이상 말할 수 없었지만 입안 가득 동그랗게 말아 불러주는 그 따듯함으로 오늘을 토닥여주며내게 건넨 긍게 [시평]이 시는 간결한 언어와 반복적인 표현을 통해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전달하며, 감정의 섬세한 결을 탐구한다.시의 중심에 자리 잡은 단어 ‘긍게’는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그 자체로 시의 중심축이 된다. 이 단어는 특정 지역에서 사용하는 방언이지만 시인의 손길을 거쳐 보편적인 위로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상징으로 변모한다. 4연에서는 설명되지 않는
그리스도 폴의 江(강) 60구상한 방울의 물이 모여서강이 되니 강은 크낙한한 방울의 물이다. 그래서 한 방울의 물이 흐려지면그만큼 강은 흐려지고한 방울의 물이 맑아지면그만큼 강이 맑아진다. 우리의 인간세상한 사람의 죄도한 사람의 사랑도저와 같다. [시평]시의 첫 연에서는 “한 방울의 물”이 모여 강을 이루는 과정을 묘사하며, 개별적인 존재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전체를 형성하는 자연의 이치를 보여준다. 이는 인간 사회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원리로 개인의 작은 행동과 선택이 결국 공동체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암시한다.
뒷모습류성훈아무래도 흘러간 날들 중엔 흘려보낸 날들이 더 많은 것 같아서, 아무리 노력해도 혹은 내버려두어도 당신의 뒷모습이 표정보다 더 오래 남는다 다 그리기도 전에 자리를 터는 피사체를 보면서, 시간과 질감을 한 획에 그리는 놀이만 손에 익히면서, 벌건 숯이 어느 날 더 하얗게 잠들기까지 품고만 있는 것 외의 다른 방법을 모르면서, 우리는 결국 꺼져야 다시 만날 이른 봄의 밤바람이 될 거면서, [시평]이 시는 흘러간 날들 중에서 우리가 의식적으로 기억하려 하지 않은, 혹은 흘려보낸 순간들에 대한 반추로 시작된다. 이는 우리가 살
김영욱 경제칼럼니스트한국중소벤처포럼 회장소셜마케팅협동조합 이사장중소벤처무역협회 부회장1997년 외환위기 당시 서울의 평균 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500만 원 안팎이었다. 당시 소비자물가지수는 연평균 4%가량 올랐다. 25년이 지난 지금, 서울의 주요 아파트는 평당 5천만 원을 훌쩍 넘는다. 물가는 2~3배 상승했지만, 부동산은 10배 이상 폭등했다. 물가보다 훨씬 빠른 자산의 가격 상승이 ‘부의 불평등’을 만들어내고 있다.이제 한국 사회에서 ‘물가상승률’이라는 단어는 생활비의 문제가 아니다. 집값이 오르는 속도, 즉 ‘자산의 물가’가
흑해에서 온 사람서안나아버지의 통증은 틀린 곳이 없다 아픈 사람을 생각하면발뒤꿈치까지 춥다 아버지의 추운 짐승들의 집흑해에서 온 사람 나는 약사여래불처럼알약 갈은 이스라지 흰 꽃등으로 다 피운다 손으로 얼굴을 감싸면아버지의 통증이 만져진다 등 뒤가 괴괴하다뒤돌아보면 측백나무 끌고흑해를 건너는 아버지 [시평]이 시는 인간이 겪는 아픔과 그것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을 깊이 탐구하고 있다. 시적 화자는 아버지의 통증을 통해 가족 간의 연대감과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보편적인 감정적 울림을 전달한다. 아버지의 고통
그리움시인/克重 안병민그대를 향한 그리움은눈과 귀 숨결까지 스며내 가슴에서 지워지지 않네 시간은 흐르지만내 마음은 여전히외로운 장승처럼 서 있네 그대 떠난 자리엔눈물 마를 틈도 없이그리움이 이슬처럼 맺힌다프로필경남함양 경영학박사(단국대)(전) 배재대학교 겸임교수한국문인협회회원연안문학 별빛문학 부회장한일우호국민협의회 예술위원장월간문학공간신인상 별빛문학상수상한국무역학회이사 역임시집 포기하지 않은 꿈 사화집 한강의 시인외다수
정치는 언제나 민심을 따라야 한다. 민심이 머무는 곳이 곧 정치의 중심이며, 대한민국의 민심이 모이는 곳은 단연 수도권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경기도가 있다.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경기도에 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지역이 한국 정치의 풍향계이자 민생의 바로미터라는 점은 분명하다.수도권에서의 승리는 단순히 한 지역의 선거 결과를 넘어선다. 경기도는 정책의 실험장이자 민심의 시험대다. 국민의힘이 경기도에서 신뢰를 얻고 승리해야 대한민국 정치가 균형과 공정의 가치를 회복할 수 있다. 경기도는 서울과 지방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흉터 쿠키이혜미쿠키를 찍어내고 남은 반죽을쿠키라 할 수 있을까 뺨을 맞고얼굴에 생긴 구멍이 사라지지 않을 때 슬픔이 새겨진 자리를잘 구워진 어둠이라 불렀지 분명하고 깊은 상처라 해서특별히 더 아름다운 것도 아닌데 마음이 저버리고 간 자리에 남은 사람을사람이라 부를 수 있나 알맞은 테두리를 얻기 위해도려내진 잔해를 덮지 못한 무덤이 되어몸은 세계로 열리고 우리는 통증으로부터 흘러나와점차 흉터가 되어가는 중이지 부푸는 것을 설렘이라 믿으며구워지는 쿠키들처럼 [시평]이 시는 단순히 상처를 소재로 삼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이 인간 존재
전 창신고등학교 교사 김재하1443년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1446년 반포한 이래 올해로 한글은 579돌을 맞이하였다. 평생을 국어 교사로 살아오며, 이 기념일은 그 어느 날보다 뜻깊고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간 교단에서 국어의 소중함을 알리고, 거리 간판과 상호 속 외래어를 순화하는 운동에 참여하며 제자들과 함께 국어 사랑을 실천해왔다. 특히 경상남도 교육감기 국어순화경시대회에 출전하여 교육감 상장을 받고 1등을 차지했던 날은 지금도 잊지 못할 기억이다. 그때의 제자들이 지금은 국어 교사로서 후배를 길러내고 있는 모습은
최후를 견디는 법천영애새들은 추방된 이방인처럼 국경을 넘고 새들이 낸 길을 따라 서러운 행렬이 이어진다 숲속에서 길을 잃었다 존 케이지의 피아노 소리가 나무의 눈을 털어 내고 새들은 부러진 나뭇가지에 앉아 운다 견디는 일이 끔찍해서 울고 있는 새들오늘도 종일 아팠다 누구도 밥 한 끼 챙겨 주지 않았고 안부를 묻지 않았다 철저히 유폐되었고 추방되었다 케이지가 종일 피아노를 쳤다 죽음으로 해어졌던 이들이 전부 나타나 춤을 추었다 보르헤스의 난해한 문장이 배후가 되었고 어긋나 버린 삶이 무참해서 울고 싶었다그늘이 깊다 다만 최후를 견디고
[천지시향] 가을 편지시인/克重 안병민청자빛 하늘 아래백마탄 흰 구름이능선 위를 지나갈때면그대 그리움 구름 등에 실어 보낼게요 배롱꽃 붉은 숨결 속에상사화의 그리움이 피어나면빛 고운 향기에 기대어내 마음 꽃잎에 띄워 보낼게요 당신이 오신다는 길가에갈바람 나무결 간질이며배롱꽃 등불 밝혀 두고낙엽위에 시 한줄 바람에실어 보낼게요 그대가 불러주던 이름꽃무릇 핀 꽃밭에 서성이면청아한 음성 따라가을 편지 띄워 보낼게요.프로필 경남함양 경영학박사(단국대)(전) 배재대학교 겸임교수한국문인협회회원연안문학 별빛문학 부회장한일우호국민협의회 예술위원장
박춘태 한글세계화운동본부 뉴질랜드 본부장크라이스트처치의 동쪽 끝, 태평양의 바람을 정면으로 맞이하는 뉴브라이턴(New Brighton)해변. 파도 소리와 갈매기의 울음이 교차하는 그곳에서, 며칠 전 필자는 뜻밖의 만남을 경험했다. 세 명의 필리핀 사람들이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어왔다. 서로 웃으며 인사를 나눈 후, 내가 한국 사람이라고 소개하자 그들은 반갑게 “우리는 필리핀에서 왔습니다”라고 답했다. 그 순간, 우리 사이의 거리는 단순한 국적의 차이를 넘어, 음식이라는 공통의 화제로 단숨에 좁혀졌다.그들이 가장 먼저 꺼낸 말은 의외
9월의 길목시인/克重 안병민햇살은 한결 순해지고서늘한 갈바람에벼이삭은 고개를 떨군다 서산을 넘던 구름 한 점능선에 잠시 머물고은행알은 노랗게 익어간다 고향 마당의 단감나무발갛게 물든 열매들이탐스런 얼굴로 반겨주고 오신다던 그대 생각에9월을 기다리며정든 길 도란도란 걷고 싶다.프로필경남함양 경영학박사(단국대)(전) 배재대학교 겸임교수한국문인협회회원연안문학 별빛문학 부회장한일우호국민협의회 예술위원장월간문학공간신인상 별빛문학상수상한국무역학회이사 역임시집 포기하지 않은 꿈 사화집 한강의 시인외다수
충북도의원 (흥무대왕 기념사업회 공동위원장) 김현문대한민국 역사 속에서 김유신 장군, 곧 흥무대왕은 삼국통일의 대업을 완수한 지도자이자 화랑정신의 상징이다. 그의 탄생지인 충북 진천을 중심으로 기념사업회를 창립한 것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지역과 국가가 함께 역사·문화적 자긍심을 되새기고 미래 세대에게 계승할 가치 있는 유산을 정립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그러나 이름과 취지에 걸맞은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사업회가 명확한 비전과 실행계획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첫째, 정체성과 비전의 확립이다.기념사업회가 단순한 행사를 주관하
파란 가을하늘 아래서정연복티없이 맑은파란 가을하늘 아래서 살아가는 게 힘들다고한숨 쉬지 말자 흰 구름 흘러가는파란 가을하늘 아래서 속상한 일 너무 많다고눈물 보이지 말자. 살아 있다는 것은아직 희망이 남아 있다는 것 삶의 시련과 괴로움은언젠가는 사라지고 없는 것 눈이 부시도록파란 가을아래 아래서 자꾸만 약한 모습 보이는 건부끄러운 일이다. [시평]이 시는 맑고 고요한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삶의 고난과 희망에 대해 성찰하는 작품이다. 시인은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이라는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독자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건네며 자연의 아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