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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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금융당국이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관리를 본격화하고 있다. 관리를 위해 저축은행 가계대출 현황을 세세하게 보고하도록 하고, 대출액 점검 주기도 한 달에서 일주일 단위로 줄였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저축은행들에 가계부채 관련 통계를 정리해 오는 5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주요 요구 내용은 ▲신규 지급 대출액 ▲건수 ▲고소득자 신용대출 비중 ▲고(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비중 등이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에서 전세대출을 제외하고 1억원을 초과해 신용대출을 받은 사람 중 소득이 8000만원 이상·이하인 차주의 대출 비중을 확인할 방침이다. 또 DSR이 70%·90%이 넘는 차주 비중과 투기과열지구의 주택을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의 비중 등을 정리해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통상적인 범위를 넘어서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증가세가 과도하다며 연일 경고장을 날리고 있다. 이어 직접적인 상황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고소득자 신용대출 등과 관련한 수치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1금융권 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를 확인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분기 혹은 한 달 단위로 확인했던 2금융권 가계대출 점검 주기를 주 단위로 축소하기로 했다. 하반기에는 가계대출 증가 폭을 대폭 줄여야 하는 만큼, 상황을 더욱 면밀하게 지켜보고 늦지 않게 관리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5~6%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대출 규모가 큰 은행권 위주로 규제를 강화해왔다. 2금융권은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 효과를 누리며 영업을 확대하고, 지나치게 가계대출을 늘려왔다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금융당국은 특히 저축은행과 농협 상호금융에 주목하고 있다. 올 상반기 제2금융권의 증가액 중 저축은행에서 4조 4000억원, 농협에서 8조 1600억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이달 초부터 2금융권 금융사·협회와 면담을 진행해 대체로 중순께 마무리했다. 그러나 저축은행과의 개별 면담은 지난주까지 이어졌다. 최근 2주 동안 금감원은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이 지나치게 높은 저축은행 7곳과 규모가 큰 저축은행 7곳의 대표를 불러 면담을 진행했다.

금융당국은 2금융권에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를 제시한 상태다. 저축은행은 가계대출 증가율을 21.1% 수준으로, 농협중앙회는 5%대로 관리해야 한다. 금감원은 상황 개선이 없다면 규제와는 별도로 대출 총량 한도 축소, 검사 등 가능한 방안을 모두 동원해 대출 증가세를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은성수 위원장은 7∼8월 가계대출 증가 수치를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비은행권에 60%로 적용되고 있는 개인별 DSR 한도 규제를 은행권의 40%와 일원화하는 방안을 조기에 적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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