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장애인·노인연합회와
42개 기관 잇단 반대 성명
‘지역 묵살 일방 추진’ 반발
LH, 연 1200억 경남에 기여
“진주 포함 경남 타격 ‘심각’”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정부가 최근 인력·기능축소 내용을 담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방안을 들고 나오자 LH 본사가 있는 진주를 비롯한 지역에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LH 인원 20% 이상 감축, 공공택지 입지조사 권한 국토교통부로 회수, 시설물성능인증 업무 등 중복 기능 다른 기관 이전 등의 방안을 발표했다. 다만 공공성 훼손 등 각종 논란이 잇따랐던 지주회사 전환을 포함한 분리안은 추가 의견수렴을 거치기로 함에 따라 결정이 유보된 상태다.
하지만 이를 두고 진주시는 사실상 LH가 분리·해체되는 수순에 있다며 진주에 있는 경남혁신도시를 비롯한 인근 지역에 대한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10개의 전통시장·상점가로 구성된 진주시상인연합회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부 정보를 유용한 LH 임직원을 엄벌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LH를 분리·해체하는 것은 혁신도시의 존립과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자 인근 영세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개악안”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인력 감축을 감행하면 지역 청년들이 꿈꿔온 일자리는 이대로 사라지는가. 모두 서울과 타지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간다면 활력을 잃은 지방 상권은 어떻게 되는거냐”라고 반문하며 “지역과 상생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대한노인회 진주시지회도 16일 “LH는 2015년 진주로 이전한 이래 낙후된 서부경남의 발전에 기여하고 일자리를 제공해온 핵심적인 기관”이라며 “과거 1983년 대동공업이 진주를 떠나면서 발생한 지역경제 침체기 여파를 지금까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이같은 실수가 반복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혁신도시와 그 중심에 있는 LH는 진주시 세수 납부과 공헌사업으로 지역경제와 저소득층 복지증진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며 “정부 주도하 일방적인 수순을 밟지 말고 균형발전 취지에 맞게 지역의 목소리를 들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진주시장애인총연합회와 장애인복지시설협회도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LH와 혁신도시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지역민들도 함께 노력해왔다. 따라서 반드시 지역의 의견을 수렴·반영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진주지역 42개 기관장들도 한목소리를 내며 경남혁신도시·LH 지키기에 동참하고 나섰다.
진주시기관장협의회(회장 조규일 시장)는 18일 농업기술센터에서 공공기관·경찰서·소방서 등 지역 주요기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례회를 열고 LH 개혁안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혔다.
이날 조규일 시장은 ‘LH 임직원 부동산 투기’라는 원인에 ‘분리·해제’라는 잘못된 처방이 내려진 개혁안에 대한 재검토와 이건희미술관 진주유치 추진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조 시장은 “정부와 국회 등에 LH 개혁안 재검토 건의를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이건희 미술관 진주 유치’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앞으로 진주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남부권 중심도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각 기관의 적극적인 동참과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진주상공회의소 회장인 이영춘 경남진주혁신지키기 범시민 운동본부장도 이날 운동본부의 출범과 추진 경과를 소개하고 올바른 LH 개혁과 혁신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조 시장은 정부 서울·세종청사와 국회 방문시위를 통해 “LH 혁신안은 지역사회 어느 곳과도 사전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돼왔다. 정부에서는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합동 TF를 구성해 3개월간 분석·검토했다고 발표했는데, 진주시를 포함한 경남 지역사회 어느 누구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토로한 바 있다.
이처럼 지역에서 정부 방안에 ‘결사반대’하는 이유는 경남혁신도시의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LH에 대한 인력감축과 기능축소가 본격화되면 지역경제도 덩달아 막대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진주시에 따르면 LH는 연평균 400억원 이상의 지방세 납부, 지역인재 채용, 창업지원 등 진주를 포함한 경남 지역에 연평균 1200억원 규모의 경제적 기여를 해왔다. 특히 매년 1000명이 넘는 인턴을 모집하고 400명이 넘는 정규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신입직원 150명, 업무직 160명, 청년인턴 700명 등 총 1010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지난 1월경 발표하기도 했다. 계획대로라면 지난달까지 서류·필기 면접전형을 마치고 이달 있을 임용 준비에 한창이어야 하지만 땅 투기 의혹에 휩싸이면서 모든 채용 일정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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