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경남혁신도시의 밤을 밝혔던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진주 본사 건물의 불 꺼진 모습. (제공: 독자) ⓒ천지일보 2021.6.22
평소 경남혁신도시의 밤을 밝혔던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진주 본사 건물의 불 꺼진 모습. (제공: 독자) ⓒ천지일보 2021.6.22

시민들 “일 없어진 것 아닌데

밤마다 불 꺼진 모습에 씁쓸”

 

LH 노조, ‘LH 사태’ 표현 지적

“야근·주말근무 노력 매도당해”

 

지역서 ‘LH 혁신안’ 반대 확산

분사 시 공공성 훼손 우려도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노조가 지난 21일부터 무기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이날 LH 노조는 경남 진주 LH본사에서 노조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투쟁궐기대회를 열고 정부의 ‘LH혁신안’ 반대를 외쳤다.

전체 직원 9643명 중 8000여명이 소속된 LH 노조는 정부의 ‘LH혁신안’ 발표 이후 무임금 연장근무 거부 등 투쟁을 이어 왔다.

이보다 앞서 LH 사태가 터진 3월 이후부터 경남혁신도시의 밤을 밝혔던 LH 본사 건물은 이미 불이 꺼진 채 적막한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이를 두고 혁신도시에 거주 중인 한 시민은 “있던 일이 없어진 것도 아닐 텐데 밤새 불을 밝혔던 건물이 LH사태 이후로 매일 불이 꺼져있다”고 의아해했다.

또 “평소에 LH는 야근을 많이 하나 했었는데 꺼진 모습을 보니 씁쓸하다. 꺼진 적도 있는 걸 이제 알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다른 한 시민은 “매일 밤에 환하게 켜져 있었던 것 같은데 불 꺼진 LH 처음 본다. 다시 환하게 밝혔으면 좋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노조가 21일 오전 진주 경남혁신도시 소재 LH 본사에서 ‘LH 혁신안 결사저지를 위한 투쟁궐기대회’를 열고 있다.이날 LH 노조는 천막농성에 돌입하며 “대한민국 부동산 정책실패에 대한 책임을 LH에 전가하고 일부의 일탈을 정부정책 수행에 지금껏 피땀으로 성실하게 일한 대부분의 노동자들에게 ‘연좌제’처럼 구조조정 칼날을 들이댄 정부를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지일보 2021.6.21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노조가 21일 오전 진주 경남혁신도시 소재 LH 본사에서 ‘LH 혁신안 결사저지를 위한 투쟁궐기대회’를 열고 있다. 이날 LH 노조는 천막농성에 돌입하며 “대한민국 부동산 정책실패에 대한 책임을 LH에 전가하고 일부의 일탈을 정부정책 수행에 지금껏 피땀으로 성실하게 일한 대부분의 노동자들에게 ‘연좌제’처럼 구조조정 칼날을 들이댄 정부를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지일보 2021.6.21

이달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 부동산 투기조사·수사결과에 따르면 3개월간 수사받은 약 2800여명 가운데 공직자는 399명이다. 국회의원이 13명, 지자체장 14명, 고위공직자 8명, 지방의회의원 55명, 국가공무원 85명, 지방공무원 176명, 기타 공공기관 47명 등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LH 노조는 “뚜껑을 열어보니 LH보다 공무원 투기의혹자가 더 많았다. 비율로 따지면 겨우 300명밖에 안 되는 국회가 가장 높다. 이제 ‘LH 사태’로 부르는 것이 적확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해석했다.

또 “일부 구성원의 일탈을 시스템적으로 막지 못한 책임을 전적으로 통감하지만, 대부분의 선량한 직원들이 고용안정까지 위협받는 혁신방안은 반이성적, 반인권적”이라며 “야근과 주말근무를 불사하며 주택공급 확대정책의 원활한 수행에 최선을 다했음에도 그간 성과와 노력마저 매도당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최근 LH 인원 20% 이상 감축, 공공택지 입지조사 권한 국토교통부로 회수, 시설물성능인증 업무 등 중복 기능 다른 기관 이전 등의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기존 LH가 수행하던 공공택지 입지조사 업무가 국토부로 이관되더라도 수사 결과처럼 공무원이 조사업무를 수행하게 되면 내부정보 유출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현재 LH에서 110여명이 수행하는 업무를 순환보직으로 전문성이 높지 않은 국토부 인력 20명이 감당할 수 있겠냐는 지적도 있다.

특히 지역개발, 새뜰마을정비(주거취약지역 생활환경 개선사업) 등 손실이 불가피한 사업의 경우 교차보전을 통해 손해를 상쇄하는 방식으로 추진했지만, 교차보전이 불가능한 타 기관으로 분리·이관하면 더는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부가 오는 8월로 조직개편안 발표를 미룬 가운데 LH 본사가 있는 경남과 진주 지역사회의 반발은 나날이 확산하고 있다.

LH는 연평균 400억원 이상의 지방세 납부, 지역인재 채용, 창업지원 등 진주를 포함한 경남 지역에 연평균 1200억원 규모의 경제적 기여를 해왔다. 특히 매년 1000명이 넘는 인턴을 모집하고 400명이 넘는 정규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신입직원 150명, 업무직 160명, 청년인턴 700명 등 총 1010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지난 1월경 발표하기도 했다. 계획대로라면 지난달까지 서류·필기 면접전형을 마치고 이달 있을 임용 준비에 한창이어야 하지만 땅 투기 의혹에 휩싸이면서 모든 채용 일정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한편 LH 직원은 지난 2009년 통합 당시 6826명에서 현재 9643명으로 2817명 증가했으나, 84%인 2369명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현 정부 정책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노조가 21일 오전 진주 경남혁신도시 소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에서 천막을 펼쳐놓고 농성에 돌입하고 있다.이날 LH 노조는 “대한민국 부동산 정책실패에 대한 책임을 LH에 전가하고 일부의 일탈을 정부정책 수행에 지금껏 피땀으로 성실하게 일한 대부분의 노동자들에게 ‘연좌제’처럼 구조조정 칼날을 들이댄 정부를 규탄한다”고 지적했다. ⓒ천지일보 2021.6.21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노조가 21일 오전 진주 경남혁신도시 소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에서 천막을 펼쳐놓고 농성에 돌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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