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강력한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들어간 은행이 대출 접수 경로를 아예 차단하는 이례적 조치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그동안 은행들은 가파른 가계대출 증가세를 '자율적 규제'로 붙잡으라는 금융당국 압박에 따라 은행들은 우대금리는 지속해서 없애고, 대출 가능 한도도 낮춰 왔다. 사진은 지난 15일 오전 영업을 앞둔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모습. (출처: 연합뉴스)
연말을 앞두고 강력한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들어간 은행이 대출 접수 경로를 아예 차단하는 이례적 조치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그동안 은행들은 가파른 가계대출 증가세를 '자율적 규제'로 붙잡으라는 금융당국 압박에 따라 은행들은 우대금리는 지속해서 없애고, 대출 가능 한도도 낮춰 왔다. 사진은 지난 15일 오전 영업을 앞둔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모습. (출처: 연합뉴스)

스트레스 테스트 무난 통과

금융지주, 2분기도 역대실적

배당제한 이달 말 종료 예정

하나, 주주명부 폐쇄 공시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금융당국이 6월 말에 배당제한을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중간배당 기대감이 무르익으면서 금융주 투자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모든 금융지주가 주가 부양을 위한 중간배당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감안, 금융지주사의 자본건전성을 위해 2020년 회계연도 배당 성향을 최대 20%로 제한했다. 전통적으로 고배당주로 여겨지는 금융주의 배당 성향을 제한하면서 다른 종목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주주들의 불만을 산 바 있다.

이에 대해 금융지주사들은 중간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으로 이를 만회할 예정이다.

지난 15일 하나금융은 오는 30일을 기준해 주주명부를 폐쇄한다고 공시했다. 통상 주주명부 폐쇄는 배당을 위한 사전조치로 여겨진다. 하나금융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2009년을 제외하고 2005년 이후 꾸준하게 중간배당을 해왔다.

하나금융이 1분기 실적발표 당시 “올해도 중간배당을 실시하겠다”고 공언하면서 금융권에선 이르면 8월쯤 중간 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나금융이 총대를 매면서 나머지 금융지주사도 적극적으로 중간배당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이달 말 배당제한 조치를 종료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은행지주회사와 개별 은행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스트레스 테스트 시나리오는 ‘국내 경기 브이(V)자형’으로 이들 지주사가 테스트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될 경우 지난 1월 말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지주사에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제한하는 조치를 연장할 근거가 사라진다.

4대 금융지주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한 대출 확대 등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며 은행권 수익이 확대되고, 투자 열풍으로 증권사 등 비은행 수익 비중도 대폭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융지주사들이 배당을 줄인 이후 주주의 반발을 의식해 대대적인 주주환원 조치를 약속한 것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3월 주총에서 “배당성향이 30%는 돼야 한다”며 “중간배당과 분기배당도 정관에 허용돼 있으니 상황을 봐서 적극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신한금융과 우리금융도 마찬가지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최고 수준의 자본 여력을 바탕으로 분기 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등 다양한 주주 환원책을 지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해 중간배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배당 성향을 2023년까지 3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실적도 중간배당 기대감에 한몫하고 있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2분기 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 예상액은 7조 5334억원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2020년 1~2분기)보다 32.2% 증가한 수준이다. 배당성향을 높이지 않더라도 수익이 늘어난 만큼 작년보다 더 많은 배당액을 주주들에게 지급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금융권이 배당에 나서더라도 주주들의 기대를 만족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무리한 중간배당을 시행해 건전성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지주 관계자는 “중간배당이라는 것은 배당을 2000원이라 가정할 때 1000원씩 두 번에 나눠서 준다고 보면 되기 때문에 당기순이익 범위 내에서 배당성향을 감안해 결정하게 된다”며 “건전성을 해치면서까지 배당을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우려”라고 설명했다.

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금융지주사의 건전성 훼손 염려로 금융당국이 배당을 자제하라고 권하고 있지만, 해당 조치가 이달 말에 종료한다는 것은 중간배당 등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펴도 금융지주사의 건전성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지주사의 중간 배당을 받기 위해선 배당 기준일인 이달 30일까지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 이에 따라 2영업일 전인 28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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