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자동차·반도체 호조로 수출↑

서비스, 1000만 달러 흑자

배당으로 본원수지는 적자

백신보급 따라 경기 정상화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외국인 배당지급 급증에 따른 본원소득수지 적자에도 수출과 국제 운임이 늘면서 지난 4월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12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전 세계적 경기회복 흐름 속에서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가 큰 폭 개선됐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는 19억 1000만 달러(약 2조 1249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앞서 경상수지는 지난해 5월 22억 4120만 달러 흑자로 전환한 이후 ▲6월 71억 6460만 달러 ▲7월 70억 2540만 달러 ▲8월 66억 4120만 달러 ▲9월 103억 3530만 달러 ▲10월 115억 5120만 달러 ▲11월 91억 7670만 달러 ▲12월 115억 710만 달러 ▲올해 1월 70억 6000만 달러 ▲2월 79억 4210만 달러 ▲3월 78억 2000만 달러에 이어 ▲4월 19억 1000만 달러로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4월 경상수지가 전년 동월 대비로 흑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8년 4월(14억 9000만 달러) 이후 3년 만이다. 그간 4월 경상수지는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배당금 지급 등 계절적 요인 탓에 2019년과 2020년 4월에는 적자를 기록했다. 2019년 4월 5억 2740만 달러 적자, 2020년 4월 32억 975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4월 들어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가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4월 경상수지 흑자는 상품수지가 견인했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전년 동월(7억 달러) 대비 38억 6000만 달러 확대된 45억 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상품수지를 구성하는 수출은 자동차와 반도체 수출이 지속되면서 전년 동월(355억 2000만 달러) 대비 166억 5000만 달러(46.9%) 증가한 521억 7000만 달러로 6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 4월 통관기준 석유제품이 전년 동월 대비 94.3%, 승용차가 75.2%, 화공품이 48.6%, 반도체가 29.0% 늘어나면서 수출 호조가 지속됐다.

수입도 전년 동월(348억 2000만 달러) 대비 127억 9000만 달러(36.7%) 늘어난 476억 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4월 통관기준 수입은 원자재가 전년동월대비 40.7% 늘었다. 반도체 설비투자가 지속되고 가전·승용차 소비도 확대되면서 자본재는 28.5%, 소비재는 28.0% 증가했다.

4월 서비스수지는 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소폭이지만 전년 동월(15억 달러 적자) 대비 흑자 전환했다.

4월 선박 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1년 전보다 232.4% 뛰면서 서비스수지를 구성하는 운송수지 흑자폭이 1년 새 4000만 달러에서 8억 1000만 달러로 증가한 영향이다. 운송수지는 해상화물 운송수입이 늘어난 덕분에 2020년 7월(1000만달러) 이후 10개월 연속 흑자를 보이고 있다.

반면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6억 1000만 달러로 작년 4월(2억 8000만 달러) 대비 적자폭이 3억 3000만 달러 확대됐다.

본원소득수지는 연말 결산법인의 배당 지급으로 19억 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2억5000만달러) 비교해 적자 폭이 3억 달러 축소됐다. 국내 기업의 해외 법인으로부터 배당 수입이 증가하고, 외국인 직접투자기업의 배당지급이 늘어난 영향이다. 배당소득수지 적자는 32억 1000만 달러다. 이전소득수지는 7억 1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4월 15억 2000만 달러 감소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3억 3000만 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26억 달러 늘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8억 4000만 달러 증가했다. 지난해 4월 이후 13개월 연속 증가다. 이 중 주식은 53억 5000만 달러 늘어 2019년 9월 이후 20개월 연속 증가했다. 반면 채권은 5억 1000만달러 줄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61억 3000만 달러 증가하며 지난 1월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외국인의 주식투자는 7억 6000만 달러 늘어 지난해 12월 4개월 연속 감소 후 증가세로 전환했다. 반면 채권투자는 53억 7000만 달러 늘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4월 경상수지 흑자에 대해 김대종 경제학과 세종대 교수는 이번 흑자를 기점으로 전반적으로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신의 보급으로 무역이 정상화되면서 한국이 혜택을 볼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은 GDP 대비 무역 의존도가 65%로 의존도 세계 2위에 해당한다”며 “중국, 미국,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백신 보급이 60%가 넘어가면서 한국의 전체 수출의 33%와 15%를 차지하는 중국과 미국 등이 경제가 정상화됨에 따라 수출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나 한국의 경상수지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신 보급에 따라 5월에도 경상수지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오는 11월에는 한국에 백신이 70%가량 보급됨에 따라 경제가 점차 정상화되고 경기는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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