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대은행 중도상환수수료 2760억원
“수수료, 대출금 상환 제약않도록 보완해야”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이 중도상환수수료로 2700억원이 넘는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4년간 5대 은행이 중도상환수수료로 얻은 누적 수입은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대출을 만기보다 일찍 갚을 때 은행에 내는 해약금이다. 해당 금액의 부담이 커질수록 대출 갈아타기 문턱이 높아진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동안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대출 중도상환수수료 수입(가계·개인사업자·법인 합계)은 1조 488억원이다.
해마다 2500억원 안팎으로 수수료 수입을 올렸다. 2017년 2601억원, 2018년 2475억원, 2019년 2653억원, 2020년 2759억원이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2702억원, 하나은행이 2260억원, 우리은행이 1886억원, 신한은행이 1874억원, NH농협은행이 1766억원이었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만기 전에 대출금을 갚으려는 사람에게 부과하는 일종의 해약금이다. 만기까지 남은 기간과 대출 잔액을 따져 부과하는데 통상 대출금의 1% 안팎으로 대출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사라진다. 이는 대출금을 중도상환할 경우 은행이 입는 경제적 손실을 보상하는 것과 함께 대출 갈아타기를 막는 대표적인 장애물 역할을 하고 있다.
대출금리 등 조건이 더 좋은 상품으로 갈아타려 해도 중도상환수수료가 높으면 금리가 높은 기존 대출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에, 차주가 금리가 조금 더 낮은 대출로 갈아타기 쉽도록 금융당국이 중도상환수수료 인하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그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또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은 빠르게 증가하는 가계대출 상환에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했다.
앞서 2019년에 5대 시중은행이 동시에 변동금리 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를 소폭 인하하기도 했다. 당시 주요 은행들은 수수료를 담보대출은 0.2%p, 신용대출은 0.1%p 일괄 내렸다.
지난달 기준 은행별 중도상환수수료율은 고정금리로 가계 신용대출을 받은 경우 중도상환수수료율은 신한은행 0.8%, KB국민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NH농협은행은 0.7%를 적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변동금리로 가계 신용대출을 받은 경우 중도상환수수료율은 신한은행·하나은행 0.7%, 국민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0.6%가 적용된다. 고정금리로 가계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은 경우 중도상환수수료율은 5대 시중은행 모두 1.4%, 변동금리인 경우 5대 은행 모두 1.2%를 적용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모든 대출 상품에서 중도상환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케이뱅크는 중·저신용자가 많이 찾는 신용대출 플러스, 비상금 대출 상품은 중도상환수수료를 받지 않다. 다만 신용대출과 아파트담보대출 상품은 각각 0.5%, 1.4%의 요율을 적용해 중도상환수수료를 받는다. 신용대출은 1년 후부터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된다. 아파트담보대출은 매년 최초 대출금액의 10%까지는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된다.
윤두현 의원은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은 대출금 상환을 일정 부분 제약하는 측면이 있다”며 “금융소비자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점차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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