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5% 오르며 6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5% 오르며 6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6개월째 2%대 물가상승률

9년만에 처음, 인플레 경고등

‘대외리스크’ 코스피 3000선 붕괴

연말까지 반등기회 찾기 어려워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치솟는 물가는 수그러들 줄 몰라 고물가 시대가 계속되고 있고, 국내증시는 점점 침체기에 빠지면서 ‘빚투(빚내서 투자)’들의 답답한 시간은 좀처럼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83(2015=100)으로 1년 전보다 2.5% 상승했다. 3분기(7~9월) 기준으로는 2.6% 올라 2012년 1분기(3.0%)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올해 4월(2.3%)부터 6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6개월 연속 2%를 넘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8월(2.2%)~2012년 6월(2.2%)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전반적으로 물가는 계속 상승세다. 항목별로 보면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가 1년 전보다 3.7% 올랐다. 품목별로는 배추(-40.3%), 무(-44.7%), 파(-32.4%), 풋고추(-23.8%), 토마토(-10.5%), 사과(-2.8%), 양파(-11.9%) 등은 내려갔으나 돼지고기(16.4%), 수입 쇠고기(10.1%), 달걀(43.4%), 국산 쇠고기(7.7%), 쌀(10.2%), 상추(35.3%), 마늘(16.4%) 등은 올랐다. 채소류 가격이 1년 전보다 12.2%나 내려갔지만 축산물 가격이 13.9% 올라 농축수산물은 4% 가까이 올랐다.

또 국제 원자잿값 상승으로 휘발유 21%, 경유 23.8%, 자동차용 LPG 27.7% 등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세도 1년 전보다 2.4% 올라 2017년 11월 이후 최대치였고, 월세는 0.9% 올라 2014년 7월 이후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2.5% 오르며 6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승 폭은 전월(2.6%)보다 다소 축소됐지만, 여전히 고물가 흐름이 이어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한 건 2009년 8월(2.2%)~2012년 6월(2.2%)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국내 물가가 인플레이션(화폐가치가 하락해 물가가 전반적·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현상)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미국 역시 물가가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역에 걸쳐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8월 근원소비지출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대비 3.6% 상승하면서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미국의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고 이는 뉴욕증시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그 영향은 국내 증시에도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3019.18)보다 57.01포인트(1.89%) 내린 2962.17에 장을 마감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983.20)보다 27.83포인트(2.83%) 하락한 955.37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88.7)과 같은 1188.7원에 보합으로 마감했다.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3019.18)보다 57.01포인트(1.89%) 내린 2962.17에 장을 마감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983.20)보다 27.83포인트(2.83%) 하락한 955.37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88.7)과 같은 1188.7원에 보합으로 마감했다.

국내주식시장은 동시다발적인 대외리스크로 인해 힘을 못쓰고 있다. 연초만 해도 처음으로 3000 고지를 돌파했으나 지난 5일 10개월 만에 3000선이 붕괴됐다. 코로나19의 4차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비수도권 3단계)가 다시 재연장됐고,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그리고 중국 헝다그룹의 파산위기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져 주식시장은 침체됐다. 좀처럼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 않으며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란 게 시장의 분위기다.

특히 개인투자들과 외국인들이 대거 사들이는 인기종목이었던 삼성전자, 카카오, NAVER(네이버) 등이 증시부진과 맞물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종목의 전망은 여전히 우수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분기(7~9월)를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카카오 네이버의 주가는 모두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8.1% 떨어졌으며, 정부의 빅테크 규제 우려 이슈로 인해 카카오는 무려 27.6%나 급락했고, 네이버도 7% 하락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7.6% 증가한 15조 7631억원에 달하는 역대급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컴퓨터 수요의 둔화 등으로 인해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4분기에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으로 인해 주가는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따라서 역대급 3분기 호실적이 나오더라도 4분기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도 분석도 나온다.

당국의 빅테크 규제 우려로 급락한 카카오와 네이버도 3분기 실적 전망이 좋다. 카카오의 3분기 영업이익은 23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며, 네이버 영업이익은 33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빅테크의 실적 성장세는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지만 규제 우려로 인해 한번 꺾인 투자심리가 돌아오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단기적 반등은 현재로선 쉽지 않다.

비록 당장 반등기회를 찾기 쉽지 않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오히려 추가 매수 기회로 보고 더욱 사들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빚투’들에게는 답답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정부가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더 강력한 대출규제로 나와 더는 ‘빚투’를 유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여러 가지 대외리스크가 있는 데다 문재인 정부 정책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다보니 기업들은 더욱 어려운 환경에 놓였기 때문에 국내증시가 더 반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면서 “이제는 ‘빚투’를 하더라도 상환능력 내에서 해야 할 것이며, 정부가 친기업적인 정책을 내놓기 전에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보기 어렵다. 따라서 세계에서 약 6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주식시장으로 비중을 더 늘려 우량주 중심으로 투자 전환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하기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