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동성 커진 국내주식시장
“신용거래 위험성 인지해야”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곧 주식 신용거래가 급증한 가운데 지난달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반대매매(시세 급락에 따른 강제 주식처분)가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주춤하면서 ‘빚투’를 했던 이들이 주식 반대매매를 당해 손해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13일 기준 개인투자자의 주식 신용융자 잔고는 25조 7천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작년 3월말(6조 6천억원)보다 약 4배 수준으로 늘었다.
특히 8월 중 신용거래 관련 일평균 반대매도 금액은 연중 최대치인 84억 8천만원에 달했다. 7월 42억 1천만원에서 2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미수 거래의 일평균 반대매도 규모도 7월 190억 8천만원에서 8월 246억 4천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신용거래를 통한 레버리지 투자는 주가가 오르면 추가 이익이 발생하지만, 하락시에는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주가가 급락할 경우엔 신용거래 담보유지비율 미달→ 반대매도 물량 증가→ 또다시 주가 급락으로 이어지면서 투자손실이 더 불어나게 되는 것이다.
투자한 주식의 가격이 하락해 신용거래 담보유지비율에 미달할 경우 증권사는 추가담보 납입을 요구한다. 투자자는 통상 다음 영업일까지 현금으로 추가담보를 납입해야 하고, 납입기간 중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에는 납입금액이 계속 늘어날 수 있다.
만약 투자자가 기한 안에 추가담보를 납입하지 않는 경우, 증권사는 주식을 전날 종가에서 일정비율(통상 15∼20%) 할인한 가격으로 매도주문하고 이때 반대매도하는 금액은 담보부족액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 특히 보유주식의 가격이 단기간에 급락하는 경우는 보유주식 전부가 반대매도 될 수 있다. 결국 매도금액이 신용융자잔액에도 못 미친다면 소위 ‘깡통계좌’가 되어 원금을 초과하는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보유주식이 모두 반대매도 되더라도 신용융자잔액이 남아있으면 상환의무는 계속 지게 된다. 더구나 최근에는 금융회사의 대출 한도 관리가 강화되고 시중금리도 상승세라 주가가 갑자기 하락했을 때 추가담보 납입을 위한 자금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대출 등 레버리지를 활용해 투자할 때에는 손실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칫 이 같은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신용거래 곧 ‘빚투’로 주식을 매수할 경우 폭탄을 맞을 우려가 있다.
이에 금감원은 “향후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주식신용거래의 위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민원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27일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신용거래보다 유리한 조건의 금융상품이 있는지, 추가담보 납입요구가 있을 때 즉시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 자금원이 있는지를 따져보라고 설명했다. 또한 거래 증권사의 신용거래 설명서와 약관, 신용융자금에 대한 담보비율, 증권사가 추가담보를 요구할 수 있는 연락처 기재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고 금감원은 덧붙였다.
향후 금감원은 증권사에 주식 신용거래에 대한 설명의무 이행과 내부통제 강화를 지도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신용거래 관련 추가 대응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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