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일평균 거래 올해 최저
‘파죽지세’ 1월의 절반도 안돼
눈치보기 장세, 박스권 갇혀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코스피가 3000선 턱밑에서 좀처럼 큰 회복세를 이어가지 못하며 거래대금도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러 가지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이유도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현 정부의 정책이 국내에서는 기업을 운영하기 좋지 못한 환경으로 만드는 것이 더 큰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조 75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0월(10조 8470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3000선을 돌파하며 파죽지세로 치솟던 올해 1월 일평균 거래대금( 26조 4778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달 22일에는 하루 거래대금이 9조 473억원으로 10조원에도 못미쳤는데, 이는 작년 11월 2일(8조 5145억원) 이후 1년 만에 최저수준이었다.
거래가 위축되면서 ‘손바뀜’이 얼마나 빈번하게 일어났는지 보여주는 시가총액 회전율(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율)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달 월평균 회전율은 10.29%로 작년 1월(8.69%)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월평균 회전율은 1월 24.87%를 기록하고서 8월까지만 해도 13∼16%대를 유지했으나 지난달 11.73%로 떨어지더니 이달 10%대로 내려앉고 말았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대체로 지수와 연동돼 움직인다. 상반기만 해도 15조원 이상을 유지하던 코스피 하루 거래대금은 하반기 들어 증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이어가자 감소 추세를 보였다. 여기에 10월 코스피는 반년 만에 3000선을 하회하고 좀처럼 반등세를 이어가지 못하자 ‘눈치보기’ 장세가 더욱 심화돼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다.
최근 국내 증시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현상) 우려, 각국의 긴축 움직임 등의 대외 악재로 휘청이고 있다.
국내 증시를 이끌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역대급 실적 발표를 했음에도 주가는 연초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연초만 해도 반도체를 비롯해 2차전지, 플랫폼 등의 대형주의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거래대금이 크게 늘었는데, 해당 종목들이 현재는 약한 모습을 보여 거래대금도 크게 감소한 것이다.
실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주식 월별 거래대금은 1월(2조 3천억원), 2월(3조 3천억원), 3월(3조 2천억원)에만 해도 2조~3조원대를 기록했지만 10월에는 1조 5천억원에 그쳤다. SK하이닉스 주식 역시 이달 거래대금은 5조 9천억원으로 1월(16조 6천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보통 국내주식시장은 미국이 오르면 같이 올랐는데, 최근 보면 미국 증시의 반등세에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 20년 기준으로 종합주가지수는 미국이 30배나 올랐는데, 한국은 겨우 3배 정도밖에 오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기업을 우대하는 정책을 폈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한국은 그 반대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법인세를 올리고 주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 인상 등의 기업하기 좋지 않은 환경을 만들다 보니 더욱 반등하기 어렵게 됐다. 앞으로도 계속 기업을 자꾸 옥죄기만 하면 국내증시는 박스권에 갇혀서 올라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