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지난 17일(현지시각) 중국 난징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올림픽 후원 계약식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계약서에 사인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삼성전자)

미국·유럽·중국 방문 등 활발한 경영 활동
삼성 얼굴로 부상... 총수 역할 잦아질 듯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최근 이재용(46) 삼성전자 부회장의 광폭 행보가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입원한 이건희(72) 삼성전자 회장의 공백이 무색할 만큼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을 보조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그룹의 주요 현안을 직접 챙기는 등 ‘포스트 이건희’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의 부재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 부회장에게 삼성의 후계구도가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분위기다. 앞으로 이 부회장의 그룹 총수의 역할이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 현안 처리는 물론 대외적 공식 대표의 자리까지 이 부회장의 ‘경영 영역’이 이전보다 넓어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명실상부한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얼굴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미국과 유럽, 중국 등을 방문하며 활발한 경영 활동을 선보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7일 중국 난징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만나 2020년까지 올림픽 공식 후원을 연장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입원 중인 이 회장을 대신해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 공식후원 계약을 체결한 것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이 회장이 입원한 지 100일째가 되는 날이기도 했다. 특히 계약 체결식은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대표해 나선 첫 공식행사였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5일 중국 출장길에 올라 광둥성에 있는 삼성전자 중국법인 휴대전화 생산기지를 둘러봤다. 이때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 후보로 꼽히는 후춘화 광둥성 당 서기 등 고위직들과 면담을 가졌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투자,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 당시에도 직접 삼성전자 특별관을 안내하는 등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 각별히 공을 들인 바 있다. 매년 4월 중국 하이난다오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 이사로 선임되는 등 중국 고위직들과도 교류를 넓히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8∼13일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개최된 앨런앤드코 미디어콘퍼런스에 참석하고 돌아왔다. 당시 이 부회장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나란히 있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이후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애플의 특허 소송 철회 소식이 전해졌다.

애플과 특허 소송 철회를 합의하는데 이 부회장이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귀국 후 이 부회장은 또다시 미국·유럽 출장길에 올라 미국 실리콘밸리에 짓는 연구개발 센터 등을 점검하는 등 현장경영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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