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 업계 CEO·국가 최고지도자와 잇따른 교류 활발
“겸손·온화한 인물…절제된 성격 지금 삼성에 필요”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근 경영 행보가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총수가 자리를 비운 다른 대기업과는 달리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 전략이 세워지는 모습이다.
세계 IT 업계 최고 경영자는 물론 국가 최고 지도자까지 경영활동 폭이 넓어진 삼성 후계자에게 ‘눈도장’을 찍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 부회장의 개인적 영향력이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일 방한한 베트남 권력 서열 1위 응웬푸쫑 당 서기장과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서 회동했다. 베트남 최고지도자가 방한 직후 민간기업을 방문한 것으로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응웬푸쫑 서기장과 만나 베트남 호치민에 6000억 원대의 투자를 해 가전 복합단지를 건설하기로 했다.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5개월째 부재중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이 부회장이 그룹의 실질적인 얼굴로 사실상 우뚝 선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4월 방한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과의 오찬에 참석했고, 7월 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 당시에는 직접 삼성 전시관의 안내를 맡기도 했다.
지난 8월에는 중국 난징에서 열린 올림픽 후원 계약식에 참석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만나 삼성전자의 올림픽 공식 후원을 연장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15일에는 대구 북구 제일모직 부지에 조성될 ‘대구창조경제단지’ 부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수행하기도 했다.
또한 이 부회장은 글로벌 IT 업계 CEO들과도 잇따라 회동하고 ‘글로벌 경영인’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팀 쿡 애플 CEO를 미국에서 만나 장기간 끌어 온 특허 소송 문제에서 극적인 타결에 합의했다.
미국을 제외한 9개국에서 진행 중인 모든 소송을 취하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달 23일에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를 서초 사옥에서 만나 사업 현안을 논의했다.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의 1ㆍ2인자인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달 중순 방한해 이 부회장을 만날 예정이다.
해외 거물급 인사와의 연이은 교류를 통해 이 부회장이 삼성의 후계자로서의 경영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이 부회장을 접해본 이들은 황제경영 스타일의 아버지와 달리 겸손하고 온화한 인물로 평하고 있고, 그의 절제된 성격이 지금 삼성에는 필요한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스마트폰 경쟁사이자 반도체 고객인 애플과 협상을 벌일 때도 까칠한 스티브 잡스와 잘 지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잡스의 추모식에 초청받은 유일한 삼성 중역이란 사실도 덧붙였다.
샤오미 등 중국업체와 유럽의 새 브랜드 위코 등의 협공으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3분의 1에서 25%대로 추락한 이 시점에서 이 부회장의 온화한 리더십이 위기의 삼성을 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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