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 빚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빚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달 가계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한 달 만에 6조 3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5월 SK아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 관련 대출이 상환되면서 가계대출이 일시적으로 줄었지만, 내 집 마련 수요가 지속되면서 가계대출이 다시금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낸 것이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1년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30조 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 3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은 올해 2월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다. 특히 SKIET 공모주 청약 열풍으로 투자자들이 몰렸다가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이 대거 움직이며 지난 5월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1조 6000억원 감소한 1024조 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30조 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 3000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선지 한 달 만에 다시 증가한 건 주택매매·전세자금 수요가 이어진 여파다.

한은 관계자는 “6월에 은행 가계대출이 증가로 전환한 것은 지난 5월 SKIET 공모청약에 따른 일시적 영향으로 감소한 요인이 컸다”며 “6월 들어선 은행 가계대출의 높은 증가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달 1일부터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확대 시행됐다”며 “DSR 규제에 따른 선수요 규모는 정확히 추정하기가 어렵지만, 5월 이후에 그 수요가 꾸준히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부연했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월 1003조 1000억원으로 첫 1000조원을 돌파한 뒤 줄곧 1000조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늘어난 가계대출은 모두 41조 6000억원으로, 상반기 증가액으로는 2004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많았다.

가계대출 상승을 견인한 것은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752조 2000억원)로 한 달 사이 5조원 증가했다. 주택매매 및 전세 거래 관련 자금 수요가 지속되고 집단대출 취급도 늘어나면서 전월보다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

앞서 은행의 주담대 증가액은 지난해 7월 4조원, 8월 6조 1000억원, 9월 6조 7000억원, 10월 6조 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어 11월 6조 2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줄었다가 12월 6조 3000억원, 올해 1월 5조원으로 등락을 나타냈다. 올해 2월에는 6조 4000억원, 3월 5조 7000억원, 4월 4조 2000억원, 5월 4조원, 6월 5조원을 기록했다.

6월 중 은행 가계 주담대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역대 6월 중에서는 2015년 6월(6조 8000억원), 2020년 6월(5조 1000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5월 말 신용대출이 대부분인 가계 기타대출(잔액 277조 3000억원)은 전월 대비 1조 3000억원 늘었다. 5월(-5조 5000억원) 감소한 뒤 한 달 만에 늘었지만, 4월(11조 8000억원)보다는 증가 속도가 크게 줄었다. 신용대출·마이너스 통장 등 기타대출은 지난달 1조 3000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022조 1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 1000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대기업은 173조 1000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1조 1000억원 줄었다. 중소기업은 849조원으로 6조 1000억원 늘었다. 이 중 개인사업자 대출은 405조 4000억원으로 3조 2000억원 증가했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은행권과 제2금융권을 아우른 ‘가계대출 동향’을 발표했다. 지난 6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10조 1000억원 증가했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주택거래와 집단대출 확대 등으로 6조 3000억원 증가했고, 5월 6조 2000억원 줄었던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역시 6월에는 3조 7000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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