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관심 늘어… 일부 성경 해석 억지주장 일축

▲ 고대 성서. (사진제공: 연합뉴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국 내에서 시리아 공습 찬반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때아닌 종말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 목회자들이 성경 예언서를 인용해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이 현 정권 붕괴는 물론 서방의 멸망, 나아가 인류 종말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유력 일간지인 USA투데이는 10일 미국에서 예언서와 관련된 책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환난 전 휴거를 지지하는 미국의 페리 스톤 목사의 책이 기독교서점에서 많이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인들 사이에 종말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페리 스톤 목사는 올해 3월 플로리다에서 열린 ‘예언자 콘퍼런스’에서 “9.11 테러 이후 시리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면서 “이사야서 17장 1절에 ‘다메섹이 장차 성읍을 이루지 못하고 무너진 무더기가 될 것’이라는 구절이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메섹은 시리아 수도인 ‘다마스쿠스’를 일컫는다. 그는 미국의 시리아 공습으로 다마스쿠스가 파괴되면 이를 계기로 이슬람 동맹이 결성되고 이것이 요한계시록에 예언한 인류 최후의 전쟁 ‘아마겟돈’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가 주장하는 종말론의 근거가 되는 성경 구절은 구약성경에서 예언이 담긴 이사야서 17장이다. 이스라엘의 선지자 이사야는 기원전 8세기에 활동하던 인물로, 자신의 예언서 17장에 ‘보라, 다마스쿠스는 이제 성읍이 아니라 폐허더미가 되리라(1절)’, ‘그날 사람들은 창조주를 바라보리라(7절)’라고 적었다.

또 ‘수많은 민족과 사람들이 성난 바다처럼 포효하고 떨쳐 일어나지만 주께서 꾸짖어 폭풍 앞의 방랑초처럼 쫓겨나 흩어지리라(12장~13장)’, ‘저녁때에 공포가 엄습하고 아침이 되기 전 그 민족들은 사라지고 없으리. 이것이 약탈하는 자들의 운명이다(14장)’라고 기록했다.

이사야의 예언을 시리아 현 상황에 적용하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가 미국의 공습을 받게 된다. 다마스쿠스가 파괴되고 잿더미로 변하지만 시리아를 공격한 미국 등 서방 세계도 신의 응징으로 멸망하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뿐 아니라 인터넷에서도 시리아 폭격을 신의 심판과 연결 지은 해석이 확산되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예언된 마지막 날이 가까이 왔다’는 한 블로거의 주장을 보도하는 등 종말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 연장선에서 시리아 공습을 인류 종말에 벌어질 전쟁, 즉 아마겟돈의 시작으로 보는 해석도 나오면서 일부 개신교인들이 주장하는 ‘말세’의 우려를 더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하나님의 성회’의 개리 크리스토파로 목사는 일간 플로리다 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시리아 사태가 예언서와 관련해 우리가 지금 실제 목도하는 상황일 수 있지만 그런 가정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성경 해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부 개신교계는 구약이 예수 탄생을 예언한 것이기에 시리아 사태를 들어 종말을 운운하는 것은 그야말로 억지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종말론자들은 지난해 고대 마야의 달력이 끝나는 2012년 12월 21일을 ‘지구 종말의 날’로 주장해 지구촌이 종말론으로 한바탕 시끄러웠지만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하기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