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스님                                              보선스님

‘내려놓고 함께가자’ 불교광장-3자연대, 젯밥에만 관심
‘15인 후보추천위’ 구성 성사될지 종단 안팎 시선 쏠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30여일 앞두고 조계종 차기 총무원장 선거가 ‘불교광장’과 3자연대(옛 무량·무차·보림회) 계파 간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전국선원수좌회를 대표해 봉암사 적명스님이 ‘15인 후보추천위원회’ 구성해 총무원장을 추대하자고 양측에 제안했다.

이에 대해 불교광장은 2일 대구 동화사 설법전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적극 지지하기로 뜻을 모았다. 다만 후보추천위 동참은 3자연대가 후보로 추대한 보선스님의 총무원장선거 출마선언을 철회해야 된다고 선을 그어 3자연대에 공을 돌렸다.

불교광장 대변인 덕문스님은 자승·적명·법등·도법·수경스님이 제안된 ‘15인 후보추대위’와 관련해 “5자 회동에서 제안한 내용을 총회가 지지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후보추천위 동참은 합의 당시 전제조건인 보선스님의 출마선언 철회가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덕문스님은 “자승스님은 현재 총무원장 선거와 관련해 어떠한 내용도 밝히지 않고 있다. 보선스님의 출마선언 철회라는 전제조건이 이루어져야 자승스님도 불출마에 대한 부분도 지켜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선스님이 사퇴 선언할 경우를 대비한 불교광장은 후보추대위에 참석하는 추대위원 3인을 선정하기 위해 11인 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준비위에는 종상·성직·지홍·성문·원학·종렬·보광·우송·돈관·진우·정묵스님이 선임됐다. 준비위원회는 후보추천위 구성과 관련해 모든 권한을 위임 받은 상태다.

지난달 31일 봉암사 수좌 적명스님과 수경스님, 현 총무원장 자승스님, 화쟁위원장 도법스님, 3자연대를 대표하는 법등스님 등 5인이 만나 ‘내려놓고 함께 가자’면서 15인 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합의했다. 이들은 제도권 6인과 비제도권 9인으로 총무원장 추대기구를 구성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총무원장을 선출하자고 동의했다.

◆5인 회동 합의안 해석 ‘자승·보선’측 제각각 혼란 부추겨
하지만 5인 회동에서 나온 합의안 해석을 바라보는 시각이 제각각이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불교광장 측은 보선스님이 후보사퇴를 우선 선언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3자연대 측은 자승스님의 불출마 선언을 전제했다는 것이다.

2일 법등스님은 불교광장 총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5인 회동 전날 적명스님과 자승스님이 합의한 ‘내려놓고 함께 가자’는 말은 자승스님이 재임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대리후보도 내세우지 않겠다는 뜻도 포함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님은 또한 “ 3일 자승스님과 보선스님 등 추천위원들이 함께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그 자리에서 총무원장 스님이 불출마 및 대리 포기 선언, 보선스님의 출마포기 선언을 하자는 것이 그 날의 합의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화쟁위원장 도법스님은 불교계 언론을 통해 법등스님의 발언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도법스님은 “5인이 합의한 것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찾자는 뜻이 담겼다. 한 사람(자승스님)에 대한 불출마 전제는 적절한 표현이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또 “자승스님이 불출마하면 보선스님도 불출마를 전제로 해야 한다. 어느 특정인을 배제하는 것은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찾자는 취지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법등스님의 표현은 불교광장 측에선 황당해할 것”이라며 “불신과 의심 때문에 이 난리인데 잘못 표현하면 후보추천위원회가 흐트러질 위험성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3자연대와 보선스님이 불교광장 측에서 요구하는 ‘출마 포기 선언’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발표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한주간이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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