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27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2013 전국 종교인 화합대회’에 참석한 개신교, 불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등 국내 7대 종단 종교인들과 함께 종교인의 화합을 기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KCRP, 7대 종단 성지·수도원 탐방으로 이해의 폭 넓혀
“다름 인정하고 소통해야 하는 시대… 종교·사회 화합되길”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대한민국은 동·서양의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며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때로는 서로를 바라보는 시각차로 인한 잡음도 없지 않다. 그래서 종교 간의 벽을 허물고 서로를 이해하며 알아가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웃종교의 대표적인 성지와 수도원 등을 찾아가 각 종교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이웃종교 스테이’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개신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등 7대 종단 연합기구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이웃종교화합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2013 이웃종교 스테이’를 마련했다. 이웃종교 스테이(stay, 머무르다)는 각 종교의 문화와 역사 등을 직접 체험하면서 다른 종교인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좀더 가까워지기 위한 행사로 지난해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이웃종교화합주간은 UN이 2010년 10월 매년 2월 첫째 주간을 ‘세계종교화합주간’으로 선포한 데서 나왔다. 한국종교계도 UN 결의에 동참함과 동시에 7대 종교가 한자리에 모여 화합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자는 의도로 KCRP의 주최로 범국민적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KCRP는 매년 5월 첫째 주를 ‘대한민국 이웃종교화합주간’으로 선포하고 이후 관련 행사를 진행한다.

종교인이 평소 이웃종교를 접할 기회는 많지 않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이웃종교를 알지 못하면 이해할 수 없기에 만남과 대화를 통해 종교 간 갈등을 줄이고 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 이웃이 되길 바라며 이웃종교 스테이를 진행하고 있다.

‘다름도 아름답다’는 주제로 진행된 2013 이웃종교 스테이는 지난 7월 5~7일 ‘유교(서원)스테이’로 시작됐다. 유교의 창시자 공자는 인간의 본성이 어질다는 ‘인(仁)’을 근간으로 인도주의를 주창했다. 유교에 따르면 인은 사랑의 원리요 착한 마음씨로서 모든 사람이 본디 타고난 고유한 인간성이다. 이날 충북도 유형문화재 제39호인 청주향교에서 전통 예절교육, 유교대학, 선비문화체험, 서예·한문·충효교실, 인성교육, 민속놀이 등 전통문화와 유교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다음으로는 ‘천주교스테이’가 진행됐다. 종교인들은 같은 달 19~21일 전북 완주에 있는 천주교 천호성지의 천호성당, 나바위성지 등을 둘러보며, 피정을 체험하고 천주교를 알아갔다. ‘피정’은 신자들이 번잡스런 일상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묵상과 침묵기도 등으로 영성을 수련하는 것을 말한다.

◆KCRP, 이웃종교 화합의 꽃 피우다
천주교, 개신교 등 이웃종교인들은 8월에 열린 ‘불교(템플)스테이’에 참여하기 위해 서산 부석사에 들어섰다. 부석사 총무국장 원우스님은 불교의 이해를 돕기 위한 특별 강연으로 이들을 맞이했다. 9~11일 2박 3일간 예불과 참선, 염주 만들기, 컵등 만들기, 단청 그리기 등의 체험을 했다. 참가자들은 염주알을 하나하나 꿰어 108염주를 만드는 체험을 하며 불교인의 마음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아갔다.

천주교인 한영미 씨는 “자연과 더불어 아름다운 사찰에서 불교체험행사를 갖게 돼 마음이 편안해져서 좋다”며 “절을 하면서 염주를 한 알 한 알 꿰어서 108염주를 직접 만든 것이 가장 인상 깊었다. 불교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16~18일 개최한 ‘민족종교스테이’는 유불선이 녹아 있는 수운교의 대전본부에서 진행됐다. 수운교 상징 건물인 대전 유형문화재 제28호 도솔천을 비롯해 봉령각, 용호당, 법회당 등의 문화재가 있는 수운교 본부에서 바라춤, 궁을도행, 승경도놀이 등을 체험했다.

23~25일에는 ‘삶터 속 근·현대 개신교 문화순례’라는 주제로 강화도와 서울 정동, 신촌 등 한국교회의 유적지를 방문하는 ‘개신교스테이’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초기 개신교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불자인 박기영 씨는 “다름을 인정하고 소통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웃종교 스테이 행사가 열리니 참으로 좋다”며 “이런 기회를 잘 살려서 화합하는 종교인이 이 사회에 아름다운 화합의 꽃을 피우고 향기로운 소식을 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불교는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전남 영광의 원불교 영산성지에서 연잎차 만들기, 영산성지 순례 등 원불교의 기원과 문화 등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천도교는 9월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 위치한 의창수도원에서 ‘천도교스테이’ 행사를 진행하며 이웃종교 간의 소통과 화합을 모색한다.

변진홍 KCRP 사무총장은 “이웃종교 스테이는 체험하면서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시간”이라며 “참가자들은 다른 종교를 체험하면서 자기 종교의 정체성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다종교국가다. 이웃종교화합주간 행사를 주최한 KCRP는 종교 간 화합을 도모한 공로로 지난해 ‘제1회 대한민국 소통대상’ 특별부문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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