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세 배달라이더 허지웅씨
나를 ‘정치 병자’로 보더라도 한 사람이라도 인식시키려
윤 어게인, 尹 어젠다 실현할 정치인을 지지한다는 의미
청년들, 공부하고 깨어나서 야당 대통령 당선 막아내야

내가 ‘윤 어게인’을 외치는 이유 < 1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계몽’이라는 말이 다시금 떠올랐다. 많은 이들이 ‘느닷없는 비상계엄’이라고 평가절하할 때, 윤 전 대통령이 왜 그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는지 그 목적과 배경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다. 이들에게 계엄령은 곧 ‘계몽령(啓蒙令)’으로 받아들여졌다.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깨어난’ 청년들을 중심으로 ‘윤 어게인’ 바람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이를 부정하려는 이념적 세력 간의 체제 전쟁으로부터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윤 전 대통령의 어젠다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본지는 윤 어게인을 외치는 이들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배달라이더 허지웅(27)씨가 서울 관악구 샤로수길에서 오토바이와 함께 서 있다. 그의 헬멧과 배달통에는 ‘CCP OUT(중국공산당 아웃)’ ‘부정선거 가짜 국회’ 등 팻말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5.05.0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배달라이더 허지웅(27)씨가 서울 관악구 샤로수길에서 오토바이와 함께 서 있다. 그의 헬멧과 배달통에는 ‘CCP OUT(중국공산당 아웃)’ ‘부정선거 가짜 국회’ 등 팻말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5.05.01.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배달라이더 허지웅(27)씨는 하루에 150㎞를 달린다. 그의 헬멧과 배달통에 ‘Yoon Again(윤 어게인)’ ‘부정선거 가짜 국회’ ‘이재명 구속’ 등 팻말을 붙인 채다. 허씨는 “지나가다가 배달 오토바이에 이런 글씨가 있으면 사람들이 저를 ‘정치 병자’로 생각하겠지만 (메시지를) 인식시킬 수 있다”며 “인간 현수막이 된 기분으로 즐겁게 배달한다”고 말했다.

허씨를 만난 건 지난달 8일 밤 이태원역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거리 행진에서였다. 허씨는 행진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오토바이 옆에서 ‘윤 어게인’ 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그는 이렇게 배달일을 하며 짬을 내 광화문, 여의도, 헌법재판소, 서울구치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주요 집회 장소를 다녔다.

허씨는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되던 밤에도 오토바이를 타고 30분 만에 국회 앞으로 달려갔다. 당시 현장을 직접 목격한 그는 “경찰은 질서를 유지하려 노력하고, 방탄복을 입은 군인은 시민들과 부딪히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폭력적인 상황은 없었다”며 “합법적이고 질서를 잘 지킨 경고성 계엄이었다”고 강조했다.

우파 청년은 누구보다 성실하게 하루를 살고 있었다. 배달 단가가 낮아지면서 목표 일당을 맞추려면 더 많은 콜을 받아야 해 인터뷰 약속을 잡기도 어려웠다. 허씨는 장문의 이메일을 통해 자신의 신념을 들려줬다.

그는 청년들이 ‘윤 어게인’을 외치는 이유에 대해 “단순히 청년들이 대통령의 복직만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의 어젠다를 실현할 정치인을 지지한다는 의미”라며 “(윤 전 대통령의) 어젠다인 선관위 해체, 공수처 해체, 사법 카르텔 척결, 반국가 세력 척결, 민노총 해체 등 국민이 주권인 나라의 정신을 저희가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배달라이더 허지웅(27)씨가 헬멧과 배달통에 ‘CCP OUT(중국공산당 아웃)’ ‘부정선거 가짜 국회’ 등 팻말을 붙인 채 배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5.0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배달라이더 허지웅(27)씨가 헬멧과 배달통에 ‘CCP OUT(중국공산당 아웃)’ ‘부정선거 가짜 국회’ 등 팻말을 붙인 채 배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5.01.

― 자기소개를 해달라.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1998년생 허지웅입니다. 우리나라도 소재 강국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일본에서 유학 생활을 하다가 잠시 중단하고 들어왔습니다. 집회에 자유롭게 참여하려고 배달일을 하고 있습니다.

― 귀국한 이유는.

우리나라 정치 상황이 어지러워 보였습니다. 야당은 나라를 생각하지 않고 탄핵을 남발하고 정권을 탈취하려는 생각뿐이더군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도 ‘계엄령 하실 건가요’라는 질문이 반복해서 나오길래 이상한 상황임을 직감하고 귀국했습니다.

― 일과가 어떻게 되나.

오전 9시에 일어나 아침을 먹으면서 악법을 반대하고, 동의할 만한 국민 청원이 있으면 참여합니다. 양치하고 머리를 감은 후 맑은 정신으로 독서를 합니다. 오전 11시에 배달일을 시작해서 유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한 목표금액을 채우면 퇴근해요. 요즘 배달 단가가 계속 떨어지는 데다 비수기라서 평균 근무 시간이 11시간 30분 정도 돼요. 퇴근 후에는 운동하고 샤워한 뒤 늦은 저녁을 먹습니다. 거의 새벽 1시에서 1시 30분쯤 취침해요.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배달라이더 허지웅(27)씨가 헬멧과 배달통에 ‘CCP OUT(중국공산당 아웃)’ ‘부정선거 가짜 국회’ 등 팻말을 붙인 채 배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5.0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배달라이더 허지웅(27)씨가 헬멧과 배달통에 ‘CCP OUT(중국공산당 아웃)’ ‘부정선거 가짜 국회’ 등 팻말을 붙인 채 배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5.01.

― 쉬는 날은 있는지.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에도 7시간 정도 일해요. 100원이라도 더 벌어보려고요. 집회가 잡히는 날은 나머지 시간을 거의 집회에 사용하는 편이에요.

― 배달일도 힘든데 집회까지.

가족한테 1원도 지원받지 않고 있어요. 제가 이렇게 하는 건 내가 없으면 나라도 없고 나라가 없으면 나도 없기 때문이에요. 간혹 돈 벌어서 이민 갈 거라고 하는 분들을 본 적 있어요. 하지만 저는 자기 나라가 망해서 없다면 어떤 나라를 가더라도 인정받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선배 세대분들이 이뤄낸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성장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소리를 내고 싶었어요.

― 시위 활동은 어떻게 하나.

광화문, 여의도, 헌법재판소, 서울구치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주요 집회 장소에 가고 있어요. 제가 타고 다니는 배달용 오토바이에도 피켓을 부착해 놓았기 때문에 저는 일하면서도 1인 시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배달라이더 허지웅(27)씨가 헬멧과 배달통에 ‘CCP OUT(중국공산당 아웃)’ ‘부정선거 가짜 국회’ 등 팻말을 붙인 채 배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5.0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배달라이더 허지웅(27)씨가 헬멧과 배달통에 ‘CCP OUT(중국공산당 아웃)’ ‘부정선거 가짜 국회’ 등 팻말을 붙인 채 배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5.01.

― 오토바이에 팻말을 붙이는 이유는.

아무리 SNS에 글을 올려도 알고리즘에 걸리지 않아 못 보는 사람들과 정치 무관심층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야당, 사법부, 선관위, 공수처, 경찰, 군이 결탁할 수 있는 거고요. 단 한 명이라도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 (팻말을) 붙이고 다니고 있어요.

― 정치에 관심 가진 계기는.

어린 시절에는 정치에 대해 잘 알지 못했어요. 과학을 좋아하다 보니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스스로 정보를 찾아보며 결론을 내리는 습관이 있었어요. 당시엔 모든 정치인이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사람들로 보였죠. 보수든 진보든 다 똑같이 나쁘다고 생각하고 ‘왜 서로 좋은 부분을 취하고 양보하면서 정책을 펴지 못할까’라는 의문을 가졌어요.

학교에서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을 무자비한 독재자로, 일본은 무조건 나쁜 나라로 배웠어요. 하지만 성인이 된 후 일본을 싫어하더라도 그 이유를 알고서 싫어하자는 생각으로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중립적인 시선에서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학교에서 배운 역사는 사실에 기반하긴 했지만, 시대상을 반영하지 않고 현대의 시선으로 과오만을 강조한 측면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저에겐 큰 충격이었어요.

한때 포기했던 정치에도 다시 관심을 갖게 됐어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싶다는 생각에 서적을 읽고 강의를 들으며 공부했어요.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배달라이더 허지웅(27)씨가 헬멧과 배달통에 ‘CCP OUT(중국공산당 아웃)’ ‘부정선거 가짜 국회’ 등 팻말을 붙인 채 배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5.0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배달라이더 허지웅(27)씨가 헬멧과 배달통에 ‘CCP OUT(중국공산당 아웃)’ ‘부정선거 가짜 국회’ 등 팻말을 붙인 채 배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5.01.

― 공부해 보니 보수와 맞던가.

진보 사상은 급진적인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구체적인 비전이 부족하고, 사회의 보편적인 원칙을 무시하는 면이 있다고 느꼈어요. 저는 그런 방향성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 보수는 ‘꼰대’ 이미지가 있는데.

보수하면 고리타분하고 꼰대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제 고정관념이었어요. 보수는 인간을 매우 사랑하고 제어된 권력과 사유재산을 인정하면서 누구보다 자유를 갈망해요. 그 자유를 지키기 위해 강한 힘으로 안보를 유지하고요. 보수는 허무맹랑한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확한 비전을 갖고 있었어요.

― 12.3 비상계엄, 어떻게 받아들였나.

그동안 저희는 아무것도 모른 채 바다 위에 둥둥 떠서 살아갔어요. 하지만 계엄령 선포와 동시에 바닷물이 빠져나가자 물 밑에 숨어있던, 대한민국을 소리 없이 장악한 반국가 세력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어요.

선거마다 서버를 대여하고 부정선거를 일으킨 선관위는 수사를 거부하고 채용 비리에 대해서만 수사에 응했어요. 서버도 단 5%만 공개했죠. (거대 야당은) 장관을 줄 탄핵하고 중요 예산을 삭감해 행정부와 입법부를 마비시켰습니다.

이 외에도 야당 (전) 대표를 살려주려 말도 되지 않는 입법과 판결을 내린 국회와 사법 카르텔, 내란죄 수사를 할 수 없는 기관이 불법 영장을 들고 국민 투표로 선출한 대통령을 강제로 체포하고 구금한 공수처, 2030은 게으르고 아는 것 없고 열심히 살 의지가 없어 방구석에만 있는다고 세대를 갈라치는 기득권 4050세대, 성별 갈등을 극대화한 문재인 정권, 수출 경제 중심의 대한민국 산업을 마비시키는 간첩단체 민노총까지.

대통령은 수차례 대국민 담화로도 국민들이 깨어나지 않자 최후의 방법인 계엄령을 통해 호소했어요. 그 결과 이렇게 나라가 썩었다는 걸 어르신들이 더 알게 됐고, 저를 포함한 2030세대와 10대마저 깨어나게 됐습니다.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전국 40여개 대학 학생들의 연대체 ‘자유대학’이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에서 출발해 한남동 관저 인근까지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4.08.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전국 40여개 대학 학생들의 연대체 ‘자유대학’이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에서 출발해 한남동 관저 인근까지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4.08.

― 그래서 ‘윤 어게인’을 외치는 건가.

그렇습니다. 그러나 청년들이 단순히 윤 전 대통령의 복직만을 바라는, 현실 감각이 떨어진 말을 하는 게 아니에요. 1순위로 대통령의 복직을 바라지만, 대통령의 어젠다를 실현할 정치인을 지지한다는 의미에요. 윤 전 대통령의 어젠다를 이제 청년들이 이어가야 합니다.

―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지한 대중의 힘만큼 무서운 게 없어요. 선동당하지 않으려면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현업과 학업에 종사하면서 내가 1등이 되겠다, 내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신념으로 열심히 살아가며 남는 시간에 정치, 경제에 관심을 가져보세요. 레거시 미디어만 보는 것이 아닌 자료를 조사해 스스로 사실을 확인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보수는 다시 일어설 수 없는 참패의 결과만 있게 돼요. 윤 전 대통령처럼 자기의 이익이 아닌 나라를 위하는 마음으로 싸우는 단체와 함께 외치고 보수 단일화로 야당 대통령의 당선을 막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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