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대표를 접견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6.1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대표를 접견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6.16

제3지대 주자 안철수·김동연

뜸 들이는 安, 현안 메시지 多

‘대장동 의혹’으로 존재감 키워

‘신당 창당’ 金, ‘킹메이커’ 만나

“민주당 경선 결과, 우려 크다”

제3지대 합종연횡도 관심사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이재명 경기지사로 선출되고, 국민의힘의 ‘빅4’도 확정되면서 제20대 대선을 위한 여야의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외곽에서 잠룡들이 꿈틀대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 여야의 갖은 논란을 지적하며 움직임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13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제3지대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건 안 대표다. 그는 애초 추석을 전후로 출마설이 돌았지만, 계속 뜸을 들이며 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통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그는 12일 오후 CBS 라디오 ‘한판 승부’에 출연해 “지금 국민이 제일 분노하고 있는 일이 바로 대장동 게이트”라며 “이재명 지사가 본인이 몸통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지사가 이건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했는데 그럴수록 특검을 수용하면 본인 명예도 회복하고 국민의힘의 관계자들을 처벌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수단이 된다”고 덧붙였다.

또 안 대표는 서울 잠실역 앞에서 열린 ‘대장동 게이트 특별검사 촉구’ 청년 버스킹 현장에도 모습을 보였다. 안 대표는 현장에서도 “민주당과 이재명 경기지사,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께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특검을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역 인근에서 '화천대유 대장동게이트 특검 촉구' 청년 버스킹에 참석해 있다. (출처: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역 인근에서 '화천대유 대장동게이트 특검 촉구' 청년 버스킹에 참석해 있다. (출처: 뉴시스)

이는 안 대표가 ‘제3지대’로서 그리고 범야권의 대표성을 강조하기 위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여권을 집중 견제하면서 훗날 가능성이 있는 야권 대통합을 위한 준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도 출마를 뒷받침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날 최고위원회를 열고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를 출범했다. 안 대표의 대선 출마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날짜가 확정된 건 아니다”면서도 “때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관위를 출범했고, 대선 논의가 이뤄지고 있으니 멀지 않은 시기에 출마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의당 대선기획단은 안 대표의 출마가 당헌·당규 조항(대선 출마자는 1년 전까지 모든 선출직 당직에서 사퇴) 위반이 아니라는 법적 검토도 마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당은 안 대표가 단독 후보로 나설 경우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조찬 회동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조찬 회동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신당 창당’을 통해 새로운 정치를 목표로 두고 있는 김 전 부총리도 잠룡으로 틀이 잡혀가고 있다.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김 전 총리는 최근 ‘킹메이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이 지사에 대한 견제구를 날리며 대권을 향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김 전 위원장과 조찬회동을 한 뒤 이 지사에 대해 “지금 부동산 개발 비리를 포함한 여러 상황이 마지막 경선 단계에서 반영되면서 도덕성 문제나 경제문제라든지, 코로나 이후 올 수 있는 경제 어려움, 글로벌 이슈 등 이와 같은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지 우려가 크기 때문에 걱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전 부총리는 창당준비위원회 발족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창준위 구성에 대해 “기존 정치인들 또는 기존정치의 행태와 관습에 물들지 않은 새로운 일반 서민들, 농민, 어민, 청년, 중소벤처기업인, 소상공인, 전문가 이런 분들을 모시려고 하고 있다”며 “가급적이면 기존 정치판에 깊게 개입된, 또는 국민들이 보기에 썩 바람직 않은 분들은 제외하고 창준위 발족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계속 비판받아온 기존 정치의 행태와 관습에 물들지 않은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고자 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열린 ‘극중의 길, 민주공화국의 앞날’ 강연회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제공: 김동연 캠프) ⓒ천지일보 2021.9.1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열린 ‘극중의 길, 민주공화국의 앞날’ 강연회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제공: 김동연 캠프) ⓒ천지일보 2021.9.13

한편 이들 제3지대 후보와 거대 정당과의 합종연횡도 관심거리다. 이들이 얼마나 큰 세력을 이루느냐에 따라 대선 막바지 단일화나 연대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는 지지율이 얼마나 나오느냐에 따라 행보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단일화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면 안 대표는 국민의힘과 합당 형식으로 진행할 것 같은데 지난번 결렬됐던 아픔을 극복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부총리는 아직 독자적인 행보를 계속 보여 창당 이후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여야 모두를 좋아하지 않는 유권자들과 중도층의 지지를 누가 받는지도 주목해야 할 이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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