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지난달 25일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 손정민씨의 발인식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엄수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1.5.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지난달 25일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 손정민씨의 발인식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엄수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1.5.5

“사실과 다른 유언비어성 허위사실 난무”

“의혹 뒷받침 근거 나와야 비로소 팩트”

“가족 입장서 제기한 의혹 당연, 그러나

말 섞어 유포하는 제3자 행위, 법 책임”

“‘살해’라고 한다면 그 동기가 존재해야”

“타살 판단되면 동기 수집하고 있을 것”

‘경찰 수사 게으름피운다’ 주장에도 일침

“‘증거사라진다?’ 어떤증거 말하는지 궁금”

“사안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해”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의 사망사건과 관련해 다수의 유튜버들이 손씨 죽음에 대한 갖은 의혹들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담당한 형사였던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이 무분별한 의혹제기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지난 19일 김윤희 전 프로파일러와 함께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복준 김윤희의 사건의뢰’ 커뮤니티에 손씨의 사망사건과 관련한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아시다시피 진상파악을 위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사실과 다른 유언비어성 허위사실이 난무하고 있다”며 “그 내용의 실체를 따라가 보면 애초부터 근거가 없다.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쓴 소설이고 미확인 사실을 추정으로 판단한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거기에 경찰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 상승작용을 하고 있는데 전직 경찰로서 안타깝다”면서 “그 문제는 결국 경찰 스스로가 뼈를 깎는 노력으로 극복해야 할 것이고 언젠가는 그리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혹은 말 그대로 의혹에 불과한 것”이라며 “의혹에 뒷받침되는 근거가 나와야 비로소 팩트가 되고 사건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손군의 가족 입장에서 제기하는 의혹들은 당연한 것이다. 일반인의 상식적인 판단을 넘어서는 일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그 제기하는 의혹 외에 확인도 안 된 말을 섞어서 유포하는 제3자의 행위는 잘못하면 민·형사상의 책임을 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현혹돼 기정사실인양 누군가를 비난하고 욕을 하는 것은 진짜 위험한 행위”라며 “아무리 의심이 가도 그것을 뒷받침 하는 증거가 없으면 무죄가 되는 경우와 비교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22)씨의 친구 A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경찰의 수색작업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이뤄지고 있다. ⓒ천지일보 2021.5.10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22)씨의 친구 A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경찰의 수색작업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이뤄지고 있다. ⓒ천지일보 2021.5.10

김 연구위원은 손씨의 부검 결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손군의 부검에서 사인이 익사가 아니면 볼 것도 없이 타살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며 “‘혹시 다툼의 흔적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런 발표가 없는 걸로 봐서 손군과 손군의 친구 몸에서는 사안을 판단할만한 흔적은 나오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물론 갑자기 (친구가 손씨를) 물로 밀치는 경우가 있었다면 다르겠지만 그러나 늘 말씀드렸듯이 살해라면 그 동기가 존재해야 한다”며 “경찰에서는 만의 하나 타살로 판단이 된다면 그 동기가 되는 것들을 이미 수집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야 기소가 가능하니까”라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경찰 수사가 미진하다’ ‘수사에 게으름을 피운다’ 등 일각에서 제기하는 주장에 대해선 “(경찰이) 수사에 게으름을 피운다는 생각들을 하시는 것 같은데 154대의 차량이 전부 CCTV로 번호판 해독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차량번호가) 거의 점의 형태로 보이는 경우, 일단 차종을 파악하고 그 차의 동선을 확대하며 동일한 차종을 찾아 번호판을 도출하고 차적 조회를 해서 소유자를 특정(하고) 일일이 연락해서 그 시간대 그곳을 지난 이유를 묻고 협조를 받아서 조사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압 의혹과 관련해선 “서초 경찰이 외압을 받고(그런 배경이 없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졌지만)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면 저부터 그냥 있지 않겠다”면서 “이건 경찰조직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저도 오랜 세월 경찰을 했지만 명백하고 부당한 명령은 따르는 자가 전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어떤 사안을 조작하려고 한다면 경찰 전체를 전부 매수해야 되는데 경찰 조직원 전체가 썩어 문드러져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연구위원은 “결국 해결은 일부 유튜버들이 하는 게 아니고 경찰이 하는 것”이라며 무분별한 의혹제기에 대해 “책임의 소재, 처벌의 가능성이 있다. 법적인 처벌과 도덕적 책임도 구분해 염두에 둬야 합니다. 비난 가능성과 범인인 것과는 다르다. 사안을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판단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떤 형태로건 결론은 날 것이고, 그래도 납득이 안 된다면 제3의 기관을 통해서 재검증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증거가 사라진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으신데 어떤 증거를 말씀하시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어 “(증거를 운운하는 것은) 일부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에 빠진 유튜버들이 근거도 없이 비난을 위해서 생산한 말이라고 본다”며 “이 사건은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고 그 폭풍에 휘말리면 안 된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제가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 사실을 왜곡하겠나. 지극히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셨으면 감사하겠다”며 “의혹제기에 동조하지 않는다고 미워하는 분들이 있지만 그건 그분들이 잘못된 게 아닐까 한다. 있는 그대로 사실을 말해야 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지난 2018년 8월 시작해 구독자 36.8만명을 기록한 ‘사건의뢰’는 김 위원과 김 전 프로파일러가 과거나 현재 화제가 된 강력사건 또는 미제사건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콘텐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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