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영점 파라볼레서 만난 A매니저
“예수님 방법으로 운영해 남달라”
해산명령·警수사에도 “타격 없다”
“출석체크만 하면 디지털 자산 생성”
‘상식’ 내려놔야 보인다며 구조 설명
전문가 “투자자 이해관계로 얽혀
발 들인 이상 빠져나오기 어려워”
고액의 투자수익을 노리는 젊은층이나 노후자금이 절박한 고령층을 대상으로 불법 유사수신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고령층 피해가 심각하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사금융 피해자 중 60세 이상이 36.5%를 차지한다. 평생 연금처럼 배당금을 지급할 것처럼 속여 고액의 투자자를 모집하고, 뚜렷하지 않은 수익 구조임에도 수익을 보장한다고 현혹한다. 지역벌 플랫폼장을 세워놓고, 지인을 소개하면 소개비를 준다며 다단계식 불법성 영업도 서슴지 않는다. 천지일보는 심층 취재를 통해 이같은 폰지사기 사금융 수법을 역사를 통해 파헤치고 현 피해자들의 사례를 조명해 투자심리를 들여다보며, 피해를 막을 법안과 대안을 찾아본다.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조합원 22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시더스그룹 휴스템코리아가 뚜렷한 수익구조 없이 연 60%의 높은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어 폰지사기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은 최근 주말 인천 부평구 주상복합건물 1층 상가에 위치한 시더스그룹 휴스템코리아 플랫폼 사무실과 직영점 시더스초밥집 모습. ⓒ천지일보 2023.11.12.](https://cdn.newscj.com/news/photo/202311/3080980_3095374_492.jpg)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시더스그룹 휴스템코리아. 조합원이 무려 22만명으로 피해가 발생하면 규모가 막대할 것이라는 우려를 사고 있다. 폰지사기는 일명 ‘돌려막기’로 새로운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앞선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주는 방식인데, 어느 순간 구조가 무너지면 출금이 막혀 큰 피해가 발생한다. 휴스템코리아도 다른 사례와 마찬가지로 가맹점 및 수수료 이외에 수익 구조에 관해 뚜렷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배당금의 대부분을 새로운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지급한다는 의혹을 받는 이유다.
천지일보가 취재한 결과 실제 휴스템코리아 측은 “혼자서도 휴대폰으로 출석체크만 하면 자본을 생성할 수 있다”는 상식 밖에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피해자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큰 가운데 전문가들은 돈으로 인한 이해관계로 빠져나오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천지일보는 휴스템코리아의 각종 의혹과 관련해 팩트체크를 위해 최근 한 주말 오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2시간가량 인천 부평구 파라볼레 카페와 시더스 초밥집을 방문했다. 시더스 초밥과 파라볼레 카페는 시더스 그룹 자회사 시더스fnb 직영점이다. 시더스 그룹은 14개의 자회사로 운영되는데, 휴스템코리아가 플랫폼 운영을 맡고 있어 대표성을 띤다. 주상복합건물 1층 상가에 휴스템코리아 금강플랫폼 사무실과 시더스 초밥과 파라볼레가 ‘ㄷ’ 형태로 연이어 위치해 있었다. 저녁시간대에도 불구하고 각각 2개 테이블만 사용돼 한적한 분위기였다.
이날 40대 후반 시더스그룹 관계자로 보이는 여성 A씨는 마감시간이 임박하자 발길을 돌리던 중 기자가 시더스그룹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우리(시더스)는 새로운 문화에요. 현재 세상하고 여기하고 분리돼 있다”면서 “이걸 안 하는 사람들은 바보죠”라고 말했다.
A씨는 최근 해산명령 청구 등 논란에 대한 타격은 크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더스 그룹 회원들은 새로운 팬덤 문화로 경찰 수사 등에도 믿음이 견고해 회원 수가 더 늘어났으면 늘었지 줄지 않는다고도 설명했다. 팬덤화 돼서 회사와 회원 간 서로 신뢰가 돈독히 쌓였기 때문에 외부에서 이상은 회장이 출국금지를 당했다거나 해산명령이 곧 떨어질 거라는 얘기를 해봤자 전혀 근거가 없다고 본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카카오 등 대기업들 조차 안티가 있어도 크게 반응하지 않듯이, 팬덤들도 이와 같이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A씨는 가상자산인 코인과 달리 휴스템코리아에서 생성하는 데이터값은 실물경제에도 사용할 수 있는 등 실체가 뚜렷해 신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휴스템코리아의 획기적인 시스템을 제대로 알지 못해 많은 사람들이 의심한다고 했다.
그는 “데이터값으로 생성된 디지털 화폐로 카페에서 커피를 구매하는 데 쓰고 초밥집에서 초밥을 사 먹고 차량을 구매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코인은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그런 데가 없기 때문에 (새로운 획기적 사업인 휴스템코리아의 시스템을) 2명에 1명 꼴로 무조건 의심하게 돼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휴스템코리아 사업설명회에서 설명을 들어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진 상식을 다 내려놔야 이게 보인다고도 했다.
A씨의 설명은 언뜻 듣기에 정말 획기적인 설명으로 보인다. 게다가 고수익률의 배당금 이야기도 꺼냈다.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조합원 22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시더스그룹 휴스템코리아가 뚜렷한 수익구조 없이 연 60%의 높은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어 폰지사기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은 최근 주말 인천 부평구 주상복합건물 1층 상가에 위치한 시더스그룹 직영점 시더스초밥집과 카페 파라볼레 모습. ⓒ천지일보 2023.11.12.](https://cdn.newscj.com/news/photo/202311/3080980_3095375_5055.jpg)
휴스템코리아는 출자금을 받아 디지털 화폐로 2.6배 늘려주겠다고 하고 조합원들을 모집한다. 디지털 자산의 80%는 해피캐쉬로 전체 출자금의 일부만 1주에 한번 현금화할 수 있고, 나머지 20%는 쇼핑캐쉬로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하다. 디지털 화폐는 매일 출석 인증 시 0.2%를 더 받게 되며 한 달 유지 시 약 5% 이상, 1년이면 60%의 이자를 받는 시스템이다.
‘돈이 되는 데이터를 스스로 생성하면 일할 사람이 누가 있냐’는 질문에 A씨는 “데이터값을 옮기는 일이, 이게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앱에서 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 들어가면 웹 데이터하고 매일 생성하는 디지털화폐가 얼마인지 AI가 다 계산해 준다. 굉장히 뚜렷하고 투명하다”며 “출석 체크에 손가락만 갖다 대면 돈이 된다. 왜냐하면 매일 내 디지털 자산의 0.2%를 생성하니까. 내가 클릭을 해야지만 이 0.2%를 받을 수가 있는데 클릭을 안 하면 아무 일이 안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자신에게 딸린 조합원이 100~200명 되고, 시험까지 봐서 합격한 매니저라고 밝힌 A씨는 매달 500만원가량 받고 있고, 계정을 하나 더 만들면 1000만원까지 가능하다고도 했다. 현재 휴스템코리아에서는 추천자에게 1명당 조합원을 모을 시 출자금의 최대 7% 이익을 주고 있다.
A씨는 휴스템코리아를 다단계가 아니라고 말하며 안심시키기도 했다. 그는 “남을 끌어다가 기업의 이윤을 창출하고 그 이익에서 내가 수익을 가져가는 그런 분야가 전혀 아니다”라며 “내가 필요에 의해 데이터값을 계속 생성하는 등 혼자 해도 된다. 마감도 없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을 끌어들여 그 사람이 손해를 봐야 내가 잘 되는 구조가 아니다. 여지껏 살아왔던 구조는 남이 못 돼야 내가 잘 되는 경쟁 사회였다”며 “무조건 남이 잘 되고 나는 더 잘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회사가 종교적인 방식으로 운영된다고도 언급했다. A씨는 “휴스템코리아는 예수님의 방법대로 운영하는 회사다”면서 “회장님이 기도하는 남자고 그 (신앙적) 환경을 기반해서 만든 기업은 ‘다르구나’라는 것을 너무 느껴졌다. (기존 생각들을) 다 내려놓고 (회장님을) 만나보라”고 덧붙였다.
이상은 회장에 대한 경찰 수사 관련 질문에는 “우리는 요동하지 않고 회장님 건강만 걱정한다”며 “우리도 변호사팀이 있다. 돈도 잘 나오고 있고 피해 입은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 평판이 좋고 신뢰가 가니 3~4년 만에 22만명의 조합원들이 만들어진 거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조합원 22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시더스그룹 휴스템코리아가 뚜렷한 수익구조 없이 연 60%의 높은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어 폰지사기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은 최근 주말 인천 부평구 주상복합건물 1층 상가에 위치한 시더스그룹 직영점 시더스초밥집 모습. ⓒ천지일보 2023.11.12.](https://cdn.newscj.com/news/photo/202311/3080980_3095376_5150.jpg)
카페 방문에 앞서 이날 오후 7시쯤 도착한 시더스 초밥집에는 다른 초밥집과 비교해 특별히 다른 점은 없었다. 요리사 3명에 서빙직원은 3명을 뒀는데, 다만 가격대는 비싼 편이었다. 구체적으로 활어초밥 9pce 2만 2천원으로 통상 시중 가격 1만 5천원 정도보다 약 30% 더 비쌌다.
최근 논란 여파에 대해서는 크게 타격이 없는 것으로 보였다. 종업원은 논란 후 매출과 관련해 “저녁 시간대는 사람이 별로 없지만 점심 때 보통 사람들이 많이 온다”며 “이전과 크게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탈퇴자들이 나오고 있지만, 상당수의 휴스템코리아 조합원들이 폰지사기 의혹에도 크게 요동치 않는 원인으로 ▲높은 배당금에도 출금이 여태 막힌 적 없다는 점 ▲디지털 자산으로 실물경제에 쓰이는 점 등을 꼽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휴스템코리아의 경영 방식이 경제 논리상 불가능한 구조라 ‘100% 폰지사기’라고 알 수 있는데, 투자자들은 투자를 한 거라 그냥 믿거나 아니면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발을 들인 이상 빠져나오기가 어렵다고 한다.
예자선 변호사(법무법인 광야)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업을 하는데 결과에 따라 배당금을 주는 게 아니라 무조건 준다는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애초에 사업 수익 가능성이 불분명하고, 수익을 내서 돈을 돌려주는 게 아니라 무조건 배당금을 지급한다고 했으니 지키지 못할 기망행위를 해서 돈을 취한 거다. 이건 사기가 성립된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투자자들은 자신의 돈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그 회사와의 이해관계가 같아질 수밖에 없다. 돈을 투자한 이상 누가 ‘사기다’라고 하면 좋게 여길 일이 없다”고 진단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이 (휴스템코리아의) 시스템이 굴러가지 않으면 자기가 낸 투자금을 다 날리는 상황이니까, (조합원들은) 자기방어적으로 사기 논리에 집착하는 수밖에 없다”고 봤다.
한편 경찰은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휴스템코리아를 대상으로 수사 중이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지난 2월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해 압수물 분석 및 관련자 조사를 모두 마쳐 검찰에 넘긴 상태다. 또 서초구청은 ‘농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사례를 발견해 지난 6일 법원에 해산명령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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