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경북 울진에서 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북쪽인 강원 삼척까지 번지는 가운데 삼척시 원덕읍 옛 7번 국도 주변 산림이 불에 타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4일 경북 울진에서 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북쪽인 강원 삼척까지 번지는 가운데 삼척시 원덕읍 옛 7번 국도 주변 산림이 불에 타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소방대원·군장병·경찰력 등 동원

인력만 1200여명 진화작업 벌여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틀째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삼척과 강릉, 영월 등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산림·소방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당국은 주불 진화를 목표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5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당국은 투입 가능한 헬기와 장비·인력 등을 통해 산불 진압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당국은 일출과 동시에 산림청 소속 헬기 29대, 군 헬기 18대, 소방당국 헬기 7대, 경찰 헬기 2대, 국립공원 헬기 1대 등 57대를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했다.

이와 함께 소방대원과 군 인력, 경찰력, 공무원 등 1200여명도 투입했다. 강릉 옥계면과 성산면에는 헬기 5대와 2대가 각각 배치됐다. 또 영월군 김삿갓면 산불 발생 지역에는 헬기 6대가 배치됐다.

◆소방동원령 2호 발령

산림과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에 발령했던 전국 소방동원령 1호는 이날 오전 5시 30분께 2호로 격상시켰다.

소방동원령은 대형화재가 발생하거나 사고, 재난 등의 긴급상황에서 지역 내 부족한 소방력을 타 지역에서 보충하도록 한 명령이다. 소방력 동원 규모에 따라서 1호와 2호, 3호로 나눠지며 1호는 당번 소방력의 5%, 2호는 10%, 3호는 20%다.

산불은 지난 4일 오전 11시 17분 울진군 북면 두천리 한 야산에서 발생한 이후 강한 바람을 타고 삼척까지 번졌다. 산불이 2개 시도에 걸쳐서 진행되면서 산불현장 통합지휘권은 경북도지사에서 산림청장으로 넘어갔다.

(삼척=연합뉴스) 4일 경북 울진에서 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북쪽인 강원 삼척까지 번지고 있다. 삼척시 원덕읍 산양리 일대에서 울진 방향으로 바로 보이는 산림이 불길에 휩싸여 있다. 2022.3.4
(삼척=연합뉴스) 4일 경북 울진에서 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북쪽인 강원 삼척까지 번지고 있다. 삼척시 원덕읍 산양리 일대에서 울진 방향으로 바로 보이는 산림이 불길에 휩싸여 있다. 2022.3.4

◆일몰 전 주불 진화 목표

강한 바람을 타고 번진 산불은 밤사이 울진에서 삼척으로 넘어갔다. 특히 이날 날이 밝으면서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고 다시 남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림과 소방당국은 한울원전과 덕구온천 등으로 향하는 화선을 우선적으로 제압 중이다.

소방차 등 장비는 273대가 투입됐고 민가를 보호하기 위해 우선 배치됐다. 인력도 3000여명을 투입해 마을로 내려오는 불길을 잡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당장에 불길이 잡히기는 어렵겠지만 일단 당국은 일몰까지는 주불을 잡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축구장 8496개 크기 면적 ‘잿더미’

산불로 인한 피해 규모는 전날 대비 배로 늘었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산불의 영향구역은 6066㏊로 확대됐으며, 축구장(0.714㏊) 8496개 크기에 해당하는 면적이 피해를 입었다. 구체적으로 울진 산불이 5570㏊, 삼척 산불이 496㏊다.

앞서 이번 산불의 영향구역은 전날 밤까지 3300㏊로 추산된 바 있다. 그러나 밤사이 2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곳곳에서 재산 피해도 잇따라 발생했다. 주택 116채가 소실되는 등 158곳에서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송전선로 4회선도 차단됐다.

울진·삼척 소재 35개의 마을 주민 6126명은 긴급 대피했다. 집으로 복귀한 인원도 있지만, 아직까지 673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마을회관이나 체육시설에 대피한 상태다.

지난 4일 경북 울진에서 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강원 삼척까지 번지는 가운데 삼척시 원덕읍 월천리 민가 인근까지 불길이 번지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지난 4일 경북 울진에서 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강원 삼척까지 번지는 가운데 삼척시 원덕읍 월천리 민가 인근까지 불길이 번지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文대통령 “인명피해 방지, 원전 보호 총력” 지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산불과 관련해 “산불 종료 시까지 인명피해 방지와 핵심시설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조기 진화에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지시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강풍으로 크게 번지고 있는 산불에 대해 보고를 받은 뒤 이같이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밤새 인명피해가 없었고, 삼척 액화천연가스(LNG) 기지와 한울원전 등 핵심시설이 안전하게 보호돼 다행이지만 산불 종료 시까지 인명피해 방지와 핵심시설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조기 진화에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또 “이재민이 다수 발생했으니 이재민 지원에 각별하게 신경 써 신속하게 지원하라”고 덧붙였다.

◆전국에 화재위험경보 ‘심각’ 첫 발령

이러한 가운데 화재위험경보 중 가장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가 처음으로 전국에 발령됐다. 전국적으로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소방청은 이날 오전 건조·강풍 특보가 발효됨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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