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 2021.11.11

7개월 만에 ‘매도 우위’ 전환

대출규제·금리인상·대선까지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서울의 아파트 매수심리가 수주 째 위축되고 있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매매수급지수가 100 이하로 떨어지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다.

19일 한국부동산원의 11월 3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조사 시계열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0.9→99.6으로 0.5p 하락했다. 올해 4월 5일 이후 7개월여 만에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즉 서울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와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조사해 수요와 공급의 비중을 지수화 한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많음을 의미한다.

서울의 5개 권역 중 용산·종로·중구가 있는 도심권(103.4→103.5)을 제외하면 모두 100 이하로 떨어졌다. 노원·도봉·강북 등이 있는 동북권은 101.0→99.4, 은평·서대문·마포가 있는 서북권은 97.9→97.6, 강서·동작·영등포·관악 등이 있는 서남권은 100.9→99.7, 서초·강남·송파 등이 있는 동남권은 101.5→99.5로 하락했다.

경기와 인천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1월 25일 124.3까지 치솟았던 경기 내 매매수급지수는 점차 하락해 이날 기준 100.6까지 떨어졌다. 인천도 연초 110대를 오르내렸지만 같은 날 105.8→103.4로 하락하며,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매도우위 상황은 다른 시세 조사기관 통계에서도 나타났다. KB통계 주간 시계열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매수우위지수는 64.9로 기준선(100)보다 크게 떨어졌다. 해당 지수는 지난달 4일 102.0→96.9로 매도세가 매수세보다 짙어진 가운데 점차 하락해 지난해 5월 11일(65.8)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전세수요도 위축되는 양상을 보였다.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이날 102.4→100.8로 1.6p 하락했다. 경기는 103.3→102.3으로, 인천은 104.0→101.7로 줄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은행권이 가계대출 고강도 관리에 돌입한 가운데 하나은행이 오늘부터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판매를 동시에 중단한다. 주택과 상가, 오피스텔, 토지 등 부동산 담보대출은 중단되지만, 실수요자를 위한 전세자금대출과 집단잔금대출, 서민금융상품 판매는 유지한다. 비대면 대출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 하나원큐 아파트론 판매는 지난 19일 저녁부터 중단했다. 사진은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영업부 모습. ⓒ천지일보 2021.10.2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은행권이 가계대출 고강도 관리에 돌입한 가운데 하나은행이 오늘부터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판매를 동시에 중단한다. 주택과 상가, 오피스텔, 토지 등 부동산 담보대출은 중단되지만, 실수요자를 위한 전세자금대출과 집단잔금대출, 서민금융상품 판매는 유지한다. 비대면 대출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 하나원큐 아파트론 판매는 지난 19일 저녁부터 중단했다. 사진은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영업부 모습. ⓒ천지일보 2021.10.20

업계에선 매매와 전세 시장이 한꺼번에 침체에 빠진 것을 두고 정부가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강도 높은 ‘돈줄 옥죄기’에 나선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시중은행의 담보대출 금리는 3~5%대까지, 전세대출 금리도 3~4%로 치솟았다. 이는 임대차보호법이 정한 전월세 전환율(2.75%)보다 큰 것이다.

즉 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높아졌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대출을 끼고 주택을 매매하거나, 전세를 구해야 하는 실수요자들은 발이 묶였다.

여기에 오는 22일 다주택자를 저격한 징벌적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발송되고, 25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내년 3월 대선을 앞두는 등 시장이 변할 변수가 많아 ‘관망세’가 짙어진 것도 매수심리 위축에 한몫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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