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개월 만에 ‘매도 우위’ 전환
대출규제·금리인상·대선까지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서울의 아파트 매수심리가 수주 째 위축되고 있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매매수급지수가 100 이하로 떨어지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다.
19일 한국부동산원의 11월 3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조사 시계열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0.9→99.6으로 0.5p 하락했다. 올해 4월 5일 이후 7개월여 만에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즉 서울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와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조사해 수요와 공급의 비중을 지수화 한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많음을 의미한다.
서울의 5개 권역 중 용산·종로·중구가 있는 도심권(103.4→103.5)을 제외하면 모두 100 이하로 떨어졌다. 노원·도봉·강북 등이 있는 동북권은 101.0→99.4, 은평·서대문·마포가 있는 서북권은 97.9→97.6, 강서·동작·영등포·관악 등이 있는 서남권은 100.9→99.7, 서초·강남·송파 등이 있는 동남권은 101.5→99.5로 하락했다.
경기와 인천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1월 25일 124.3까지 치솟았던 경기 내 매매수급지수는 점차 하락해 이날 기준 100.6까지 떨어졌다. 인천도 연초 110대를 오르내렸지만 같은 날 105.8→103.4로 하락하며,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매도우위 상황은 다른 시세 조사기관 통계에서도 나타났다. KB통계 주간 시계열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매수우위지수는 64.9로 기준선(100)보다 크게 떨어졌다. 해당 지수는 지난달 4일 102.0→96.9로 매도세가 매수세보다 짙어진 가운데 점차 하락해 지난해 5월 11일(65.8)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전세수요도 위축되는 양상을 보였다.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이날 102.4→100.8로 1.6p 하락했다. 경기는 103.3→102.3으로, 인천은 104.0→101.7로 줄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은행권이 가계대출 고강도 관리에 돌입한 가운데 하나은행이 오늘부터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판매를 동시에 중단한다. 주택과 상가, 오피스텔, 토지 등 부동산 담보대출은 중단되지만, 실수요자를 위한 전세자금대출과 집단잔금대출, 서민금융상품 판매는 유지한다. 비대면 대출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 하나원큐 아파트론 판매는 지난 19일 저녁부터 중단했다. 사진은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영업부 모습. ⓒ천지일보 2021.10.20](https://cdn.newscj.com/news/photo/202111/775078_793710_1203.jpg)
업계에선 매매와 전세 시장이 한꺼번에 침체에 빠진 것을 두고 정부가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강도 높은 ‘돈줄 옥죄기’에 나선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시중은행의 담보대출 금리는 3~5%대까지, 전세대출 금리도 3~4%로 치솟았다. 이는 임대차보호법이 정한 전월세 전환율(2.75%)보다 큰 것이다.
즉 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높아졌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대출을 끼고 주택을 매매하거나, 전세를 구해야 하는 실수요자들은 발이 묶였다.
여기에 오는 22일 다주택자를 저격한 징벌적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발송되고, 25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내년 3월 대선을 앞두는 등 시장이 변할 변수가 많아 ‘관망세’가 짙어진 것도 매수심리 위축에 한몫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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