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출처: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출처: 뉴시스)

통일부 “상반기 중 남북대화 복원 계획”

文대통령, 한미회담에 대한 기대감 표출

북미 간 치열한 신경전 속 文 역할 중요

전문가 “미국 설득하려면 레버리지 필요해”

“文대통령, 북미 입장 확인 통로만 돼도 다행”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0일로 취임 4주년을 앞두고 있지만, 사실상 ‘하노이 노딜’ 이후 멈춰버린 한반도 평화시계는 다시 돌릴 이렇다 할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여전히 갇혀 있는 형국이다.

문 대통령은 올해 상반기 분위기 전환 계기를 구축하고 하반기 평화프로세스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방침인데, 미국 신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과 함께 이달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이 한반도 정세 반전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文대통령 “다시 남북 대화의 시간 다가와”

지난 2018년 4월 남북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넘나들며 손을 맞잡고,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선언했다.

하지만 이 같은 화해 분위기는 이듬해인 2월 하노이회담 결렬로 채 1년도 못 돼 급격하게 얼어붙었고,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았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실종 공무원’ 북한군의 총격 사건 등 돌발 변수로 남북관계는 그야말로 악화일로를 걸었다.

올해 초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북한은 압박성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는 등 남북관계 경색 국면은 현재까지도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우리 정부는 올 상반기 내 남북미 대화 재개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경기 파주에서 열린 행사에서 “상반기 중 남북 대화를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튿날 문 대통령은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다시 남북 대화를 시작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면서 “평화의 시계를 다시 돌릴 준비를 해야 할 때다. 5월 하순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이 대북정책을 긴밀히 조율하고 발전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4.27 판문점 선언 3주년을 맞아 나온 발언인데,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관계를 촉진시키고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은 셈이다.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에서 '판문점 선언'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천지일보 2018.4.2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에서 '판문점 선언'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천지일보 2018.4.27

◆北 끌어낼 유인책 있나

관건은 북한의 호응 여부다. 최근 미국의 새 대북정책 기조에 불만을 표출한 것을 감안할 때,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낼 수 있는 유인책을 찾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북미 간 셈법이 맞부딪힌 상황에서 ‘미국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느냐’인데, 정부로서도 고심이 깊은 대목이다.

북한은 지난 2일 대미 담화를 내고 ‘외교와 단호한 억지를 통해 북핵 위협에 대처하겠다’고 밝힌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 연설을 언급하고 “미국 집권자가 지금 대단히 큰 실수 한 것”이라며 “상응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강력 반발했다.

‘상응 조치’를 거론하고 군사도발 가능성 등 보복을 시사한데다 5일(현지시간)에는 미 행정부가 새로운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전달하기 위해 북한과 접촉을 추가로 시도했지만 반응이 없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북미 간 치열한 탐색전과 신경전 속 문 대통령은 북한이 닫힌 문을 열고 나올 수 있는 묘수를 마련해야 한다는 숙제를 떠안았다.

김진아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7일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태도는 셈법이 분명하지 않으면 일체 움직이지 않겠다는 모양새다. 고립주의 노선을 강화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문 대통령이 미국을 설득해 협상 여건을 조성하려면 일단 대미 레버리지(지렛대)가 요구된다. 쿼드, 인도·태평양 전략, 코로나19, 반도체, 미국 투자 등 어떤 카드를 가져갈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까지 미 의회가 제재 완화와 관계 개선 조건을 크게 높여놔 바이든 행정부가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좁다. 쉽게 움직이기 힘들 것”이라면서 “문 대통령도 북미 간 접촉이 없는 가운데, 중간에서 양측의 기본 입장을 확인하는 통로만 돼줘도 다행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PG). (출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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