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PG) (출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북미 간 주고받기… 신경전 양상

北담화에 블링컨 “대북정책, 외교 초점”

“참여 여부는 북한이 결정… 말 등 지켜볼 것”

전문가 “北불만, 자신의 입장 반영해 달라는 뜻”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미국이 3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 새로운 대북정책의 원칙론적인 ‘방향성’을 두고 북한이 강력 반발한데 대해 “북한과의 외교에 집중하는 선택을 했으니 대화 테이블로 나오라”고 응수했다.

북미 간 신경전이 이미 시작된 셈이다. 다만 바이든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세부 내용이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상응 조치’를 언급하는 등 엄포를 놨는데, 북한이 노리는 속내는 뭔지 짚어봤다.

◆블링컨 “北외교적 관여 기회 잡아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 참석차 방문한 영국에서 가진 기자회견 도중 관련 질의에 “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외교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북한이 이 기회를 잡기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참여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북한”이라며 “북한의 말과 행동을 앞으로 며칠 몇 달 동안 지켜보겠다”고 공을 넘겼다.

그러면서 “(대북 정책에 대해) 한국, 일본 등 가까운 동맹과 실질적으로 협의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앞으로도 한일 등 동맹, 파트너들과 긴밀히 조율하고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같은 맥락에서 전날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미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대북 정책은 적대가 아닌 해결을 목표로 한다”면서 “궁극적으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앞서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2일(한국시간) 대미 담화를 통해 ‘외교와 단호한 억지를 통해 북핵 위협에 대처하겠다’고 한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 연설을 거론하고 “미국의 새로운 대조선정책의 근간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 선명해진 이상 우리는 부득불 그에 상응한 조치들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참석차 런던에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과의 회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출처: 뉴시스)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참석차 런던에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과의 회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출처: 뉴시스)

◆“바이든식 ‘실용적 접근, 애매모호”

미국은 연일 ‘외교’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북한의 불만 표출은 원칙론에 그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발언이 매우 모호한데 대한 반발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식 ‘일괄타결’도, 오바마식 ‘전력적 인내’도 아닌 바이든식 ‘실용적 접근법’이라는 것이 두루뭉술해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설명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비난 담화는 바이든 정부 대북정책 검토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이 아닌 전반적인 분위기와 방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점을 표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제재 완화의 가능성, 새로운 북미관계, 평화 체제 등을 한미 양국에 원한다는 압박 신호를 북한이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특이한 건 좀 더 시간을 두고 북한의 메시지가 나온 게 아니라 바로 나왔다”면서 “이는 뭐를 의미하냐면, 즉 분석하지도 않고 내놨다는 말은 아직 대북정책이 완전히 결정되기 전인만큼 경고하는데 제대로 자신의 입장을 반영해 달라고 끼어들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측의 북한 유인책과 관련해선 “미국이 제재를 몇 개 줄이고 이와 함께 실질적으로 당장 해줄 게 없는 체제 보장 선언, 여기에 북한이 영변도 내놓고 지금 가동하고 있는 핵물질을 중단하는 정도라면 최선이 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도 고민을 많이 했고 북한이 하노이회담 때 왜 거절했는지 미국도 잘 검토했을 테니 이것만 잘 살펴도 새로운 출발이 될 것 같다. 아마 오는 2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결론이 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차 특별 방역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5.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차 특별 방역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청와대) ⓒ천지일보 20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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