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회장 구속 후 휴스템 전면 폐쇄
전날부터 환불 위해 본사 찾은 회원들
극히 소수만 환불… 본사 헛걸음 다수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시더스그룹 본사 문이 굳게 닫힌 가운데 폰지사기 의혹 휴스템코리아 회원들이 환불 받기 위해 시더스그룹 직원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다.ⓒ천지일보 2023.12.17.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시더스그룹 본사 문이 굳게 닫힌 가운데 폰지사기 의혹 휴스템코리아 회원들이 환불 받기 위해 시더스그룹 직원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다.ⓒ천지일보 2023.12.17.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어제 일찍 (본사에) 가신 분들 제외하고는 한 분도 환불받으신 분이 안 계신 것 같네요. 폼장(지역별 관리자)을 고소해야 합니다.”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애니타워 6층 시더스그룹 본사 사무실 현장은 머지포인트 환불대란 사태를 방불케 했다. 평일임에도 임직원들은 온데간데없고 환불받으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조합원 수만 23만명에 달하는 시더스그룹 휴스템코리아의 이상은 회장이 구속되면서 전날 오전 6시부터 휴스템코리아 전체 16개 지역 본부의 영업활동이 정지됐다. 이에 따라 입·출금 시스템 및 가맹점, 시더스몰(온라인상점)은 폐쇄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관련 단톡방에는 환불 문의가 쇄도했고 본사 상황을 묻거나 직접 찾은 회원 및 회원의 가족들도 상당수였다.

또 온라인상에서 전국 단위로 ‘내일 환불하러 본사에 함께 가자’는 움직임도 곳곳에서 일었다. 다만 온라인 커뮤니티와 단톡방에 올라온 환불 인증 글은 극히 적었다. 한 회원은 천지일보에 “제가 3억원 가까이 투자했다”며 “전부 다 빌린 돈인데, 지금이라도 (휴스템코리아에서) 탈퇴하면 환불받을 수 있을까요”라고 불안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전날만 해도 몇몇 사람들이 환불받았다는 말이 들려왔지만 이날 환불받았다는 소식은 접할 수 없었다. 현장에는 40~50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담요나 이불을 가져와 덮고 있거나, 신문지를 깔고 맨바닥에 앉아 탈퇴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한 여성은 “여기 온 사람 중 전날 근처 찜질방에서 하루 묵고 일찍부터 나와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본사 출근 시간이라고 알고 있는 오전 10시가 되자 현장은 몰려든 회원들로 통로를 지나기 어려울 정도로 가득 찼고, 복도 계단까지 대기자들로 채워졌다.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시더스그룹 본사 문이 굳게 닫힌 가운데 폰지사기 의혹 휴스템코리아 회원들이 환불 받기 위해 시더스그룹 직원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다.ⓒ천지일보 2023.12.17.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시더스그룹 본사 문이 굳게 닫힌 가운데 폰지사기 의혹 휴스템코리아 회원들이 환불 받기 위해 시더스그룹 직원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다.ⓒ천지일보 2023.12.17.

전날 본사에 붙여진 공지는 사라진 상태였다. 당시 공지에는 ‘금일 탈퇴건 접수는 마무리되었습니다’ ‘15일(금) 원래대로 플랫폼장님의 싸인 받아서 온라인으로 접수된 건 15일 반환 예정’ ‘다음주부터는 현행대로 월~목까지 접수된 건은 그 주의 금에 반환된다’고 적혔었다. 공지대로면 본사에서는 전날까지 탈퇴 접수가 끝났고 환불이 더 이상 안 된다는 것이다.

현장 상황이 공유된 단톡방에서는 “탈퇴자들 무더기로 나오는 것 보고 직원들도 이미 끝났다 생각하고 더 이상 연루되기 싫어서 도망갔을 듯” “휴스템 직원들 도망갔다면 폼장들도 금방 도망가겠네. 시간 없는데 얼른 신고하시라” “탈퇴자들이 많다고 사무실 폐쇄한다는 게 말이 됨?” 등의 반응이 나왔다.

휴스템코리아 측은 이 회장의 편지라며 공지를 전달했다. 공지에는 전국 팬덤들에게 사법적인 문제를 빠르게 해소하겠다며 임시로 회사 정상화를 위해 일부 서비스를 축소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용을 보면 ▲시더스몰 서비스 이용 중단 ▲시더스페이 서비스 이용 중단 ▲해피캐시 매월 1회 가능 ▲탈퇴 신청 추후 안내 등이다. 즉 현금화할 수 있는 해피캐쉬는 기존 1주일 1번에서 1달에 한 번으로 축소 운영되고, 그 외는 전면 서비스 운영 중지며 나아가 탈퇴 신청도 즉시 안 된다는 셈이다.

이에 온라인상에서 “본사 직원들이 튀었는데 누가 돈을 주냐” “법무부랑 대통령실에 민원으로 조속한 법족조치를 제기했다” “직원 도망갔으니 폼장 도망 못 가게 꼭 붙잡고들 계시라” “폼장·매니저 고소해서 조금이라도 (환불)받는 게 답이다. 저들이 받은 돈이 곧 내 돈인 거니까” 등의 반응이 나온다. 휴스템코리아는 조합원이 모집되면 투자한 금액 중 일부가 폼장에게 지급된다.

이 회장은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13일 자정쯤 구속됐다. 휴스템코리아는 방판법 위반뿐 아니라 폰지사기 의혹도 받는다. 휴스템코리아는 연 60% 이상의 고배당을 지급하면서도 가맹점 및 수수료 이외에 뚜렷한 수익 구조에 관해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휴스템코리아의 재무제표를 보면 지난 2021년 기준 납입 자본금은 1억원, 매출액은 약 107억원, 영업 이익은 마이너스 301억여원, 부채 총계는 약 791억원에 달해 자본잠식 상태라 사실상 조합원에게 배당이 돌아가기 어려운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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