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장합동 총회가 2~3주 만에 학적이수가 가능한 특별교육 과정을 운영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예고되고 있다. 총신대학교 전경. ⓒ천지일보(뉴스천지)

총대들, 총신대 2~3주 단기 학적이수 특별 과정 운영 결정
“60세 이상에 특혜, 괜찮지 않나”… 교과부 경고 ‘마이동풍’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교회 최대 교세를 자랑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 백남선 목사) 교단이 소속 신학교인 총신대학교에서 2~3주 만에 학적을 딸 수 있는 특별 교육과정을 운영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예상된다. 총회는 이미 몇 년 전에도 이 같은 단기 학적 과정을 운영해 홍역을 치렀다.

예장합동은 제99회 총회가 나흘째 진행된 지난달 25일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논의를 진행했다. 논쟁 끝에 총대들은 7인위원회를 구성해 조정을 거친 후 총신 학적 취득 특별과정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다른 신학교를 나온 목회자들도 총신대로 편목해 2~3주 단기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학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원래는 1~2년 코스를 밟아야 얻을 수 있는 학적이다.

◆“우리 교단이 목사 수가 부족한가”

이날 총신대 재단이사장인 김영우 목사는 특별과정 운영을 반대하며 “지난번에도 총회 설립 100주년 기념으로 한 번만 하자고 했으면서 정치적으로 2~3번 운영했었다”며 “어떤 사람은 정식으로 편목 과정을 거쳐 1~2년씩 공부하는데, 3~6주만 하면 되는 등 교육이 왔다갔다 하면 안 된다. 우리 교단이 목사수가 부족해서 문제냐”고 지적했다.

사실 예장합동은 목회자수가 넘치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 공개된 예장합동 교단의 교세를 보면 지난해에 비해 교인수가 13만 7800여 명이 줄어 285만 7065명에 그쳤다. 그러나 오히려 목회자는 448명이나 증가해 총 2만 2216명이 됐다. 교세가 비슷한 예장통합(280만 8912명)보다는 무려 4748명이 더 많은 수치이다.

◆‘학력세탁’ 의혹에도 아랑곳 않아

그럼에도 무리하게 합동 총회가 단기코스 학적 과정을 운영하는 것은 합동이란 이름으로 2005년 통합한 구 예장개혁측 목회자들을 위한 특혜였다. 이날 백남선 총회장은 “60세 이상 되신 분들에 한해서 목회가 얼마 안 남았으니까 특혜를 한 번 주는 것도 괜찮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그러나 학력세탁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2009년에도 총신대가 ‘구 개혁 측 목회자들의 학적 취득을 위한 특별교육’을 실시해 한꺼번에 353명이나 되는 졸업생을 배출하자 교단 내에서는 ‘학력세탁’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총신대 신대원 과정은 3년으로 100학점가량을 취득해야 하는데 단기간에 졸업장을 발급해 “학위장사가 아니냐”는 논란을 샀다.

2008년에 이어 2012년까지 네 번에 걸쳐 같은 내용의 특별교육과정이 운영됐고 번번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2012년 4월에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총회신학원에서 운영하는 총회 설립 100주년 기념 특별 교육 등 임의 교육과정의 폐쇄와 향후 유사 과정 운영 금지’ 조치를 받고 기관 경고도 받은 바 있다.

◆김영우·길자연 결국 옷 벗나

한편 이번 제99회 총회에서는 김영우 재단이사장과 길자연 총신대 총장에 대한 문제도 논란이 됐다. 총대들은 두 번을 연임하고 있는 김 이사장과 정년인 70세를 넘기고도 총장에 출마해 당선한 길 총장을 비난했다.

총회는 총신대 재단이사 임기와 관련해 “재단이사회와 운영이사회는 총회의 70세 정년제를 적용받고, 재단이사의 임기는 4년으로 하며 한 번만 연임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아울러 “재단이사회가 만약 2014년 10월 30일까지 총신대 규정을 개정하지 아니할 경우 같은 해 11월 1일 0시로 재단이사 전원은 총회 내 모든 공직을 5년 동안 박탈한다”고 결정했다.

총신대가 이번 총회 결정을 따르면 김 이사장과 길 총장의 자격은 11월 1일에 자동으로 박탈될 예정이어서, 두 사람의 향후 거취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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