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금강송 군락지로 번진 불길 진화
군락지 안정되면 응봉산 화세 공략 가능
13일 울진 강우량 5㎜… 그리 많지 않아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경북 울진 산불 진화작업을 벌인지 8일째인 11일 울진 서쪽 지역의 불길은 여전히 거센 상황이지만 가장 우려했던 금강송면 소광리 금강소나무 군락지 방어에는 성공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는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최 청장은 “전날 오후에 죽어있던 화선이 밤사이 살아나는 급박한 상황이었으나 진화대원들이 악전고투로 막아냈다”며 “현재 금강송 군락지와 가까운 15구역의 주불을 끈 뒤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밤사이 헬기 진화 작업으로 5㎞가 넘는 군락지 화선의 상당 부분이 제압됐지만 해가 지면서 죽었던 화선 중 절반 이상이 되살아났다.
되살아난 화선이 기존과 다른 방향으로 확산되면서 금강송 숲 핵심지역 1.4㎞ 앞까지 불길이 번졌다.
산림당국은 소광리 일대에 진화대원과 해병대 등 700여 명을 투입해 야간 진화에 나섰고 이날 오전 헬기를 동원해 집중 진화에 나섰다.
다행히 이날 오전 8시쯤 금강송 군락지를 위협했던 큰 불길은 잡혔고 지금은 마무리 진화를 한 뒤 잔불 정리를 하는 중이다.
산림당국은 “군락지 핵심지역 방어에 성공함에 따라 피로도가 극에 달한 진화대원들이 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금강송 군락지 부근에서 불이 되살아나지 않도록 특전사 요원과 해병대원, 특수진화대 등 300여명을 투입해 모잔불 정리, 감시 활동을 철저하게 할 계획이다.
이날 헬기 82대, 지상 진화 장비 224대, 진화인력 3216명을 투입했다.
그러나 마지막 남은 울진 서쪽지역의 불길이 여전히 거센 상황이라 오후에는 진화 역량을 화선의 본진인 응봉산 등 서쪽에 쏟아부어 최대한 빨리 진화한다는 목표다. 현재 울진지역 화선 총 길이는 약 68㎞이며 이 가운데 7~8㎞가 응봉산에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림당국은 군락지 주변 잔불 진화 작업 등 상황이 정리되면 모든 자원을 응봉산 산불 구역에 투입한다. 이곳은 불길이 거세 언제 잡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국은 헬기를 통한 공중 진화 작업에 나선다. 이후 군 특수부대원과 항공진화대 등 300명을 투입해 지상 진화 작전으로 남은 불길을 누그러뜨린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진화율은 80%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완전 진화 시점은 예상하기 어렵다는 게 산림당국 설명이다. 화세가 강한 응봉산 일대 산세가 워낙 험한 데다 면적이 넓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시계가 좋고 바람이 비교적 약해 진화작업에 속도는 낼 수 있을 전망이다.
당국은 13일과 14일 울진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수량은 5㎜ 안팎으로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보됐다.
이날까지 산불 영향구역은 전날보다 160㏊가 늘어난 2만 158㏊(울진 1만 8598㏊, 삼척 1560㏊)로 추산됐다.
재산피해는 주택 358채 등 시설물 729곳이 불에 탔고 대피 중인 주민은 327명이다.
한편 지난 2004년 4월 동해안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도화공원이 이번 울진 산불로 60% 이상이 불에 타 지역 주민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화동산은 매년 7월부터 9월까지 백일홍이 붉게 만개할 때면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이 찾는 울진군의 명소였다.
11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2000년 4월 7일 동해안에서 난 산불은 9일 만인 19일 진화됐다. 이 산불은 비가 내리면서 산불 진화에 도움이 됐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당시 피해 면적은 2만 6794㏊라는 사상 최대의 피해를 입혔다. 민‧관‧군은 산불이 삼척에서 울진으로 넘어오기 시작하자 합심해 진화에 성공했다.
사력을 다해 산불을 진화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군민이 피해 지역인 북면 고포리 지역에 도화(道花)인 백일홍을 심어 2002년 1월 도화동산을 조성했다.
이번 울진 산불로 도화동산의 60%의 이상이 불에 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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