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산림청 산불진화헬기가 7일 오후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일대에서 금강소나무 군락지를 산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능선부를 따라 산불지연제(리타던트)를 뿌리고 있다. (사진=산림청 제공) 2022.03.07.
[서울=뉴시스] 산림청 산불진화헬기가 7일 오후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일대에서 금강소나무 군락지를 산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능선부를 따라 산불지연제(리타던트)를 뿌리고 있다. (사진=산림청 제공) 2022.03.07.

역대 최대 피해‧최장 기록… 잔불 정리 남아

정부 ‘전환대응 단계’→‘수습 복구단계’ 전환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경남 울진 산불 10일째인 13일 산림당국이 주불(큰불)을 진화하고 응봉산 일대 진화에 나선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13일 오전 9시 경북 울진군 죽변면 산불현장 지휘본부에서 “울진 산불 주불을 진화는 완료했다”고 밝혔다.

다만 주불을 껐을 뿐 남은 불이 아직 많아 완전 진화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산림당국은 내다봤다. 현재까지 진화율은 92%다.

지난 4일 오전 11시 17분에 시작된 울진 산불은 이날까지 총 9일간 진행됐으며 울진군 4개 읍‧면, 삼척시 2개 읍면이 잠정 피해지역으로 집계됐다. 

총 진화 소요시간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총 213시간 43분이 경과해 역대 최대, 최장시간 산불로 기록됐다.

ⓒ천지일보 2022.3.13
울진·삼척산불 나흘째인 7일 화마가 지나간 경북 울진군 북면 일대의 산들이 까맣게 타버린 모습을 보인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22.3.13

이번 산불은 198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장기 산불인 2000년 강원 동해안 5개 시군에서 발생한 ‘동해안 산불’ 191시간보다 22시간 이상 뛰어넘은 기록이다.

당국은 야간에 금강송면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 주변에서 불이 재발하는지 감시했다.

산림당국은 이날 오전 응봉상 일대에서 헬기 80대를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지상진화대, 특수진화대 등을 투입해 일부 화선을 끊었다. 불이 지나간 응봉산 정상에 공중진화대 10명을 헬기로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산림당국은 이번 산불의 원인을 ‘담뱃불로 인한 실화’로 추정했다. 지난 4일 오후 해당 지점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도로변에서 불이 맨 처음 발생했기 때문에 담뱃불 등 불씨에 의한 실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봤다. 

최 청장은 “울진 산불은 두천리 길가에서 발화했기 때문에 담뱃불 실화나 불씨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조사감식반이 조사를 진행해 향후 정확한 원인을 밝혀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불 세력을 누그러뜨려서 끝이 보이는 만큼 비가 조금이라도 오면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비가 오더라도 시야가 확보되면 헬기를 동원해 공중 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가 적게 내릴 것에 대비해 진화헬기 20대와 야간 열화상 드론 6대를 대기시키고 잔불 진화와 뒷불 감시를 철저히 하겠다”며 “이번 산불이 역대 최장시간을 기록한 것은 4일 산불 발생시 초속 20m/s가 넘는 강풍이 계속 불어서 한울원자력본부를 지나 강원도 삼척까지 급속히 확산됐고 불가항력적으로 피해 구역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진화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최 청장은 진화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주요 시설인 한울원전과 삼척 LNG기지 방어를 위해서 우선 진화 후 지역 진화에 나섰지만 짙은 연무와 현장의 연기가 빠져나가지 않아서 헬기 진화에 애로가 많았고 삼척과 울진 경계인 응봉산 주불의 경우 해발고도가 높고 절벽지와 급경사지로 이뤄져 있어 진화인력 접근이 매우 어려웠다”며 “주로 헬기에만 의존해야 했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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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경북 울진군 북면 신화 2리의 주택들이 울진·삼척 산불로 잿더미로 변해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22.3.13

최 청장은 “정부는 이 시간부터 전환 대응단계를 수습 복구 단계로 전환, 피해 조사와 피해 지역 주민들의 조기 생활안정을 지원하고 우선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를 수습 복구 지원본부로 전환해 주택 소실 등에 대한 다각적인 피해 지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산림 분야 조사복구 추진단을 구성, 신속한 산림 피해 조사와 산사태 등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응급 복구 경제림 조림 및 산림생태계의 복원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산불 진화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서도 면밀히 분석,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산불로 안타깝게 보금 자리를 잃어버린 이재민과 크고 작은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산림청장으로서 죄송함과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최 청장은 “이번 산불 현장에서 행정안전부 국방부, 소방청, 경찰청, 지방정부 등 많은 유관 부처와 기관들의 긴밀한 협조가 이뤄졌고 산불을 끄기 위해 군 장병 경찰관 소방관 관계 공무원 등 많은 분들이 수고해 주셨음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울진 금강송 군락지가 있는 소광리 금강소나무숲 인근과 응봉산 쪽  방어에 총력전을 펼치며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진화작업 8일째인 11일 주불을 잡는 데 성공했다.

당국은 헬기 20대와 야간열화상 드론 6대를 대기시켜 잔불을 끄고 뒷불 진화에 나선다. 불이 잦아들면 공중진화대와 특전사 등 인력을 투입해 지상 진화에도 나선다. 응봉산을 세 구역으로 나눠 진화할 방침이다. 

13일 현재 산림 피해영향구역은 총 2만 923ha(울진 1만 8463ha, 삼척 2460ha)의 산림이 소실됐다. 

울산 지역 재산피해는 주택 351곳, 공과 창고 318곳, 종교시설 31개소, 비닐하우스 63곳, 축사 16곳 등 총 748곳이 불에 탔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33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날 울진 지역에 5㎜ 안팎의 비가 예보됨에 따라 오전부터 산불 본진인 응봉산과 울진 전역에는 약한 빗방울이 내리고 있어 산불 진화와 뒷불 정리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최 청장은 “산불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피해 구역이 워낙 넓어서 잔불 진화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오늘 내리고 있는 비가 불이 되살아나는 것을 막아 줄 것으로 본다”며 빠른 시일 내에 진화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국은 날씨를 고려해 어떻게 진화할지 정할 방침이다.

ⓒ천지일보 2022.3.13
12일 경북 울진군 기성면 울진산림항공관리소에서 산림항공본부 소속 최재한 공중진화대원(가운데)이 울진 응봉산 산불 현장에 헬기에서 줄을 타고 내려가는 레펠 방식으로 진입하기에 앞서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2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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