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그룹 계열사 간 부당합병 의혹 관련 1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0.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그룹 계열사 간 부당합병 의혹 관련 1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0.14

이건희 1주기 기점, 파운드리 결정 위해 美출장 전망

현대차·SK 총수들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선점 나서

“총수들의 움직임, ‘美제조업 부활 전략’과 맞물린 것”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고(故) 이건희 회장의 1주기를 기점으로 그간 잠잠했던 행보를 멈추고 글로벌경영에서 두각을 나타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또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재계의 거물들도 전기차 시장을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오는 11월 신규 파운드리공장 부지 선정과 관련해 미국 출장을 계획하고 있다. 현지 방문 후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파운드리란 반도체 제조를 전담하는 생산 전문 기업을 말한다.

앞서 미국에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투자를 감행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공장 부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반년 가까이 결정이 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최근까지도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 텍사스주의 테일러시가 유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8월 가석방 이후 이렇다 할 대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가석방 이후 이 부회장의 공식적 행보는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간담회에서 청년고용 등을 논의한 것이 전부다.

회사 차원에선 삼성전자가 향후 3년간 240조원 투자 및 고용 확대 등을 골자로 한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재용 부회장 개인적으로는 가석방으로 인한 취업제한 등 페널티를 의식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오는 25일은 이건희 회장의 1주기인 만큼 추모행사를 치른 후 파운드리공장 부지 선정을 계기로 출국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네덜란드, 스위스, 베트남 등을 방문한 이후 해외 출장에 나서지 않고 있다.

오는 11월 이재용 부회장의 본격적인 글로벌경영에 눈길이 가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과 SK그룹의 수장들도 해외 출장길에 오를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천지일보 2021.10.12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천지일보 2021.10.12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에 배터리셀 합작공장(33만㎡)을 짓고 있다. 투자 규모는 총 11억 달러(약 1조 1700억원)며, 오는 2023년 상반기 완공, 2024년 배터리셀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터리셀은 현대차와 기아의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가 적용된 전기차에 적용될 예정이며, 현대차는 이를 통해 향후 전기차 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GMP란 전기차 전용 프레임을 말하며, 기존 전기차들이 내연기관 차량의 프레임을 사용해 발생하는 문제점을 개선해 전기차의 성능을 모두 끌어낼 수 있다.

최태원 SK 회장도 배터리 사업 점검을 위해 오는 25~26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와 114억 달러(13조 1020억원)를 투자해 미국 내 배터리 합작공장 3곳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최 회장은 포드 경영진과 만나 공장 부지로 예정된 테네시와 켄터키 등지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최태원 신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3월 2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취임식을 대신해 열린 ‘비대면 타운홀 미팅’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1.4.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최태원 신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3월 2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취임식을 대신해 열린 ‘비대면 타운홀 미팅’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DB

업계에선 재계 수장들의 잇따른 미국 방문이 미국 정부가 요구한 반도체 관련 자료 제출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우려를 전달하는 소통창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공급망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오는 11월 초까지 연간 매출 및 주문 잔고, 고객사 정보 등을 제출하도록 요구한 바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기업 총수들의 이 같은 행보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의 제조업 부활 전략’과 맞물린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중 제조업의 비중은 20% 수준이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내세웠고, 삼성전자·현대차·SK 등의 전략이 이와 맞아 들었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은 미국에 공장을 설치하고 안정적으로 자재를 공급받으며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라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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