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동월 대비 0.3%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가격이 6.4% 상승했다. 장마에 따른 출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채소류가 16.3% 상승하며 농산물 가격이 4.9% 올랐다.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0.8.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DB

생활물가 3.4%↑, 근원물가 1.7%↑

4개월째 2%대 고공행진, 폭염 영향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정부의 물가안정 전망에도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올해 최고치로 뛰었다. 동시에 4개월 연속 2%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정부는 하반기 남은 기간 물가가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내다보곤 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추석명절 전에 지급할 계획인 국민상생지원금(5차 재난지원금)이 물가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3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61(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6% 상승했다. 폭염 등으로 인해 농축수산물이 급등했고, 여기에 개인서비스, 석유류 등이 일제히 오른 영향 때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0.6%), 2월(1.1%), 3월(1.5%) 등으로 점차 폭을 키우다가 4월(2.3%)에 처음 2%대로 올라섰고 5월(2.6%)에는 9년 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후 6월(2.4%)에는 상승률이 다소 낮아졌으나 지난달 다시 2.6%로 올라 두 달 만에 올해 최고치로 복귀했다.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4% 올라 2017년 8월(3.5%) 이후 3년 11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7% 올라 3월(1.0%), 4월(1.4%), 5월(1.5%), 6월(1.5%)에 이어 다섯 달 연속 1%대 상승률을 보였다. 이 역시 지난 2017년 8월(1.8%) 이후 3년 11개월 만의 최고치다.

다만 신선식품지수는 7.3% 올라 전월(10.3%)보다 상승률이 낮아졌다. 신선식품지수 상승률은 올해 2월부터 5개월 연속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으나 지난달에는 한 자릿수로 내려갔다.

지난달 상품 가격은 3.8%, 서비스 가격은 1.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품 중 농축수산물은 9.6%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전월(10.4%)보다는 상승 폭이 줄어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한 자릿수 상승률에 진입했다. 품목별로는 달걀(57.0%), 마늘(45.9%), 고춧가루(34.4%) 등이 많이 올랐다.

농축수산물의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폭염 영향이 크다. 폭염으로 인한 일소(日燒: 강한 햇빛에 오랜 기간 노출된 농작물이 화상을 입는 것) 피해가 커지면서 채소 생산량은 줄었고, 닭·돼지 등의 가축이 폐사하는 피해도 발생했기 때문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오르는 등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 28일 오후 서울 성수동의 한 대형마트 앞에 설치된 온도계가 36도를 가리키고 있다. ⓒ천지일보 2021.7.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오르는 등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 28일 오후 서울 성수동의 한 대형마트 앞에 설치된 온도계가 36도를 가리키고 있다. ⓒ천지일보 2021.7.28

공업제품은 2.8%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이다가 4월부터 2% 넘게 오르고 있다.

휘발유(19.3%), 경유(21.9%) 등의 석유류 가격이 오르면서 공업제품 상승을 이끌었다.

전기·수도·가스는 0.3% 오르며 상승 전환했다. 전기요금 할인이 축소되고 도시가스 요금 인하 효과가 사라진 영향이다.

서비스 중 공공서비스는 0.5% 하락했다. 고등학교 납입금(-100.0%) 등이 낮아진 영향이다.

반면 개인서비스는 2.7% 상승했다. 외식 상승률이 2.5%, 외식 외 다른 품목의 상승률이 2.8%였다. 집세는 1.4% 상승해 2017년 11월(1.4%)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전세는 2.0%, 월세는 0.8% 올랐다.

일단 정부는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2분기보단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번 달 소비자물가는 개인서비스와 농축산물, 석유류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2% 중반을 상회하는 상승률을 보였다”며 “개인서비스 오름세가 커지고 전기·가스·수도가 상승 전환하면서 상승 폭이 전월과 비교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앞서 올해 하반기에는 물가 상승률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 바 있으나 7월에도 2%대 중후반 상승률이 나타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어 심의관은 “7월에는 폭염으로 가축 폐사율이 높아져 축산물 오름세가 다시 확대된 것이 반영됐다”면서도 “작년 기저효과도 있어 하반기 물가 상승률은 2분기의 2.5%보다 높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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