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심승혁

순간 짜릿해진 감각,

온 생이던 땅 밑 시간 뚫고

생애 가장 빠른 걸음으로

옹이박이에 앉는다

 

햇살 속 높다란 소리,

두텁던 허물 얇게 벗다가

꽃 같은 나비가 아닌 젖은 절망에

생에 가장 뜨거운 날갯짓으로

하늘을 여는 순간

 

아, 나는, 쓰르르르,

생애 가장 높은 이상의 노래로

세상을 두드리는

매미란 걸 알아 버린다.

 

[시평]

이 시는 생명과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시적 여정을 담고 있다. 매미의 생애를 통해 인간의 삶과 이상을 비유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첫 번째 연에서는 매미가 땅속의 긴 시간을 뚫고 세상으로 나오는 순간의 짜릿한 감각을 묘사한다. 이는 우리 삶에서 새로운 시작과 도전의 순간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두 번째 연에서는 허물을 벗으며 날개를 펴는 매미의 모습을 통해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희망과 성취를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마지막 연에서 매미는 자신의 존재를 깨닫고, 생애 가장 높은 이상을 노래하며 세상을 두드린다. 이는 자신의 정체성과 꿈을 발견하고 이를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강렬하게 그려낸 것이다.

이 시는 매미의 생애를 통해 삶의 본질과 이상을 탐구하며 독자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단순한 자연 관찰을 넘어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도훈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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