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간 기업과 가족사진 이벤트 진행
포토블루, 사람과 사랑 담는 플랫폼
“스튜디오서 찍은 가족사진, 가치 달라”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포토블루 박수홍 대표가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4.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포토블루 박수홍 대표가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4.23.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그땐 찍었어야 했는데…”

많은 이들이 가족사진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내뱉는 말이다. 가족 모두가 한 프레임 안에 자연스레 모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바쁘다는 이유로, ‘언제든 찍을 수 있겠지’라는 안일함으로 미루다 보면, 어느 순간 ‘그땐 왜 찍지 않았을까’라는 후회만이 남는다.

박수흥 포토블루 대표(68)는 그런 후회를 줄이기 위해 전국을 누비며 사진의 가치를 전하고 있다. 직접 카메라를 들지는 않지만, 그는 사진이 지닌 힘, 그 안에 담긴 시간의 무게와 가족의 사랑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다. 그는 현재 전국 주요 도시에 50여개 가맹점과 연계해 ‘포토블루’를 운영하고 있으며, 17년 동안 사진 가맹사업을 이끌며 가족사진 대중화에 힘써 왔다.

◆ 사진과의 인연이 바꾼 인생

박 대표는 한때 대형 백화점에서 근무하다 퇴직 후 주방생활용품을 납품하며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인생의 방향을 완전히 바꾼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사진 스튜디오에서 일하던 지인의 “사진 업계가 너무 어려우니 마케팅 좀 도와달라”는 요청이었다.

박 대표는 이 부탁을 단순한 홍보가 아닌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였다. 농협 하나로마트 고객을 대상으로 가족사진 이벤트를 기획했다.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가족사진 촬영권을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하루 20~30명의 고객이 스튜디오를 찾았고, 선릉역에 있던 해당 스튜디오는 일산에 2호점을 낼 정도로 성장했다. 사진이 단순한 기록이 아닌 ‘관계의 매개’가 될 수 있음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이 성공을 계기로 사진 업계에서 입지를 다져가던 중, 포토블루의 전신 ‘포토네트웍스’ 대표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대우자동차 고객을 대상으로 한 가족사진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직후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당시 대표는 췌장암 판정을 받고, 박 대표에게 회사를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그는 자연스럽게 포토블루 대표가 됐다. 우연이 인연이 되고, 인연은 사명이 됐다.

◆ “가족사진은 사랑이자 행복”

“가족사진은 사랑이자 행복입니다.”

박 대표가 사진에 대해 전하는 말이다. 그의 시선에서 사진은 단순한 상업이나 기술의 영역을 넘어, ‘사람’의 이야기이고 ‘기억’의 축적이다.

그에게도 평생 기억에 남는 고객 사연이 있다.

“어느 날 고객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작년에 포토블루에서 찍은 가족사진으로 할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만들어달라고 하더군요. 그 사진이 마지막 가족사진이었죠. ‘그때 안 찍었으면 정말 후회할 뻔했다’는 말을 듣는데 저도 울컥했어요.”

그 자신도 가족사진을 미룬 것을 후회하고 있다.

“누님이 가족사진을 찍자고 몇 번이나 말씀하셨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미뤘죠. 그러다 누님이 췌장암 진단을 받았어요. 아프신 이후에는 표정이 무너져버렸고, 결국 사진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그게 너무 가슴에 남아요.”

그래서 그는 말한다. “가족사진, 후회하지 말고 지금 찍으세요. 내일 무슨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모르니까요.”

박 대표의 바람은 단순하다. 모든 가정에 매년 가족사진을 찍는 문화가 자리 잡는 것. 일본처럼 가족의 성장사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문화가 한국에도 필요하다고 믿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포토블루 박수홍 대표가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4.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포토블루 박수홍 대표가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4.23.

◆ 전국 어디서나, 프로 작가와 함께

포토블루는 현재 서울, 부산, 대전, 광주 등 전국 50여 개 지점에서 운영되고 있다. 모든 지점의 사진작가는 한국사진작가협회 소속의 전문 인력으로 구성돼 있어 촬영의 품질 역시 수준급이다. “포토블루는 단순한 프랜차이즈가 아니에요. 각 지역의 작가들이 정착하고, 지역 주민들과 관계를 맺는 기반이에요. 우리는 이벤트를 수익이 아닌 ‘관계의 시작’으로 접근합니다.”

그의 말처럼, 포토블루는 지난 17년간 수많은 기업과 가족사진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주요 통신사, 은행, 카드사, 보험사 등과의 협업을 통해 수많은 가정에 가족사진 촬영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벤트로 인연을 맺은 고객들은 이후에도 해당 지점을 꾸준히 찾는다. 이것이 ‘포토블루 방식’이다.

◆ 변화하는 사진문화, 선도하는 포토블루

사진을 둘러싼 문화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박 대표는 그 흐름을 읽고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2015년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찍는 ‘펫(Pet) 사진’ 촬영을 시작했다. “지금은 반려동물이 가족이지만, 당시엔 작가들도 강아지를 찍는 걸 어색해했어요. 하지만 점점 자연스러워졌고, 지금은 일상이 됐죠.”

임신부의 만삭 사진도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당당하게 촬영에 임하는 임부들의 모습을 보며 작가들의 시선도 바뀌었다. 사진은 결국 ‘기록’이고, 그 기록을 아름답게 남기는 것이 사진가의 몫임을 실감한 순간이다.

최근에는 크루즈 여행 상품도 기획하고 있다.

“크루즈 고객들이 여행 중 가족사진을 남기고 싶어 해서, 사진 촬영부터 액자와 앨범 제작까지 포함한 패키지를 만들었어요. 추억을 선물하는 일이니까요.”

ⓒ천지일보 2025.04.21.
2017년 7월 11일 포토블루 박수흥 대표가 롯데그룹 엘포인트 제휴 가맹점을 대상으로 포인트 활용 가족사진 설명회를 진행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포토블루)

◆ 사진으로 전하는 위로, 그리고 박수흥의 꿈

박 대표는 사진을 통한 봉사에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다문화가정과 취약계층을 위한 가족사진 촬영 봉사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전국 가맹점 작가들에게도 함께하자고 독려한다.

“가족사진을 찍는 것조차 어려운 분들이 많아요. 그분들에겐 사진 한 장이 단순한 인화물이 아니라 ‘존재의 증명’이자 삶의 위로가 됩니다.”

포토블루는 단순히 촬영 기술을 제공하는 곳이 아니다. 사람을 담고, 사랑을 나누는 플랫폼이다. “요즘은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조명이 갖춰진 스튜디오에서 전문가가 찍은 가족사진은 분명 다른 가치를 지닙니다.”

박 대표는 사진 한 장에 담긴 힘을 믿는다. 유사한 업체들이 생겼다 사라지는 이유도 잘 알고 있다. “가족사진을 상업적으로만 접근하면 고객이 알아요. 지나치게 과한 비용을 요구한 업체들은 결국 사라졌습니다. 우리는 17년 동안 한결같이 해왔다는 것, 그게 신뢰의 증거죠.”

그의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 국민이 매년 가족사진을 찍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날까지 계속 이 일을 할 겁니다.”

지금, 사진은 단순히 피사체를 남기는 기술을 넘어 삶의 일부가 됐다. 박 대표의 가족사진 이야기는 단순한 사업의 성공담을 넘어, 가족의 의미와 사랑의 본질, 그리고 그 기록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포토블루 박수홍 대표가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4.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포토블루 박수홍 대표가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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