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곳 이상 홍보대사로 활약

출연료 일부 기부로 나눔 실천

가수 구재영이 1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3.25.
가수 구재영이 1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3.25.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덕분에 저도 행복합니다.”

세미 트로트곡 ‘덕분에’의 후렴 가사다. 경쾌한 디스코 리듬 위에 진정성 넘치는 가사가 더해져 듣는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곡이다. 이 노래를 부른 가수 구재영은 단순한 트로트 가수를 넘어, 따뜻한 영향력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지난 17일 천지일보 본사에서 만난 구재영은 화사한 미소로 인사를 건넸다. 인터뷰 장소에 들어서자마자 그는 먼저 손을 내밀며 말했다.

“덕분에 반갑습니다. 덕분에 감사합니다.”

그의 말에는 언제나 ‘덕분에’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노래의 메시지가 그의 말과 행동에 녹아 있었다.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잖아요. 저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많은 분들 덕분이죠.”

이 말은 단순한 겸손이 아니라, 그가 평생을 살아오며 체득한 진심이었다. 어려운 시절을 견디며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고, 그 덕분에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간직한 가수의 꿈

충남 서천의 농촌에서 자란 구재영은 학업이 끝나면 부모님의 농사일을 돕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은 변함없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즐겨 부르던 하모니카 소리와 LP판에서 흘러나오던 노래가 그의 감성을 키웠다.

“소풍이나 학교 행사에서 노래를 부르면 항상 1등을 했어요. 동네 콩쿠르 대회에서도 형들과 함께 참가하곤 했죠. 노래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다. 결혼 후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가수의 꿈을 잠시 접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광고 판촉 사업, 보험 세일즈, 행사 MC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실히 일하며 가정을 꾸려갔다.

“IMF 시절에는 사업이 어려워져서 보험 영업을 시작했어요. 새벽부터 시장을 돌며 고객을 만나고, 한 달에 700만원 이상을 벌 때도 있었죠. 하지만 가수의 꿈을 잊지는 않았어요.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면서도, 언젠가 무대에 설 날을 꿈꿨습니다.”

낮에는 보험 영업, 저녁에는 행사 진행, 틈틈이 노래 연습을 하며 꿈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생활을 책임지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수로서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언젠가 다시 무대에 설 날을 위해 따로 적금을 부으며 꿈을 준비했다.

“사실 저는 오랫동안 가수를 꿈꿨지만, 가정을 책임지느라 꿈을 미뤄야 했어요. 두 딸을 키우면서 생활전선에서 열심히 일했죠. 하지만 아이들이 성장해 각자 가정을 꾸린 뒤, 비로소 제 꿈을 다시 펼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탄생과 선한 영향력

구재영의 대표곡 ‘덕분에’는 우리가 서로 기대어 살아가고 있음을 노래하는 곡이다. 그는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작사가 김병걸, 작곡가 최강산과 협력해 곡을 완성했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잖아요. 우리는 서로 도와가며 살아가는 존재죠. 이 노래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에는 ‘덕분에’를 개사해 ‘코로나 송’을 만들었다. 의료진과 방역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직접 음원을 제작하고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구재영은 단순히 무대에서 노래하는 가수가 아니다. 그는 노래를 통해 봉사를 실천하며 선한 영향력을 전하고 있다. 양로원, 무료 급식소, 복지시설 등을 찾아 공연하고, 직접 식사를 나누며 어르신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출연료를 받지 않고 무료 공연을 합니다. 행사 출연료 일부도 봉사 단체에 기부하죠. 물질적인 보상보다, 어르신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더 큰 보람을 느낍니다.”

현재 그는 한국재능기부협회, 도전한국인본부, 전라북도 장애인 복지재단 등 15곳 이상의 기관에서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 가수로서의 성공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세상과 함께 나누는 것이었다.

◆긍정과 희망을 전하는 가수

구재영이 꿈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가족의 지지가 컸다. 특히 그의 아내는 든든한 조력자로서 항상 함께했다.

“제 아내는 가창력도 뛰어나고 음감도 좋아요. 행사장에서는 객석에서 모니터링하며 피드백도 해주죠. 무대에서 아내의 얼굴이 보이면 안정감이 생겨서 노래가 더 잘 돼요.”

그들의 인연도 특별하다. 35년 전, 기차에서 피곤해 보이던 여성에게 자신의 좌석을 양보한 것이 계기가 돼 결혼까지 이어졌다. 이 사연은 ‘장항선’이라는 노래로도 만들어졌다.

구재영의 목표는 분명하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과 희망을 전하는 것.

“전 국민이 서로에게 ‘덕분에’라는 말을 자주 하며 감사와 기쁨을 나눴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는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재능 기부를 이어가며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의 노래처럼, 우리도 서로에게 ‘덕분에’라고 말하며 감사의 마음을 나눌 수 있길 기대한다.

현재 구재영은 새로운 곡을 준비 중이다. 직접 작사한 노래로, 그의 경험과 메시지를 담아낼 예정이다. 그는 단순한 가수 활동을 넘어 더욱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오를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제 노래를 듣고 행복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가수로서의 수입 일부는 계속해서 기부하고, 더 많은 나눔을 실천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그가 전하는 음악은 단순한 멜로디가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하고 삶을 밝히는 따뜻한 빛이었다. 그의 노래가 흐르는 곳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덕분에’라는 말을 나누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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