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00여번 방문 안보전문가
30년 대북정책 최전선서 활동
“국가안보 대전환 필요한 시점”
“경제보다 국가안보가 앞서야”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와 한국의 리더십 공백이 맞물리며, 한반도 안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강석승 원장은 “대미전략 없는 대북정책은 설계될 수 없다”며 안보 대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 중인 강 원장. ⓒ천지일보 2025.05.21.](https://cdn.newscj.com/news/photo/202505/3271936_3336700_3141.jpg)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와 한국의 대통령직 공백이 맞물리면서, 한반도는 유례없는 안보공백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군사적 공조를 강화하며 체제안정과 전략적 입지를 다지고 있고, 미국은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지칭하는 발언까지 내놓고 있다. 급변하는 외교·안보지형 속에서, 대한민국은 어떤 전략적 로드맵을 세워야 할까.
강석승 21세기안보전략연구원장은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이야말로 국가안보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그 출발점으로 “단연코 대미관계의 재정립”을 꼽았다. 30여년간 대북정책 최전선에서 활동해 온 그는 북한을 100여 차례 방문한 실전형 안보전문가다.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관계를 외교 치적 중의 하나로 삼고 있습니다. 북한을 ‘핵능력 보유국’으로 지칭하며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지만, 문제는 우리가 그 협상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 북핵 인정 흐름… 한국의 대비전략 있나
강 원장은 북미 간 교류에서 ‘한국 패싱’ 가능성을 강하게 우려하며, 트럼프의 특유한 외교스타일을 지적했다.
“트럼프는 외교 프로토콜보다 개인적 신뢰를 중시합니다. 김정은과의 친분을 앞세워 한국을 배제한 독자적 협상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관찰자에 머무는 외교상황은 절대 용납해선 안 됩니다.”
그는 트럼프의 ‘북한 핵능력 보유국’ 언급에 주목하며, “이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구체적 판단과 정보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여전히 북한을 비핵화 대상국으로 보고 있지만, 그 틀을 재검토할 시점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이 핵무장을 체제보장의 수단으로 삼고 있고, 미국이 이 현실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흐름은 한반도 안보지형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와 한국의 리더십 공백이 맞물리며, 한반도 안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강석승 원장은 “대미전략 없는 대북정책은 설계될 수 없다”며 안보 대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 중인 강 원장. ⓒ천지일보 2025.05.21.](https://cdn.newscj.com/news/photo/202505/3271936_3336699_3139.jpg)
◆ 대북정책보다 대미전략 먼저 세워야
강 원장은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해야만 대북전략도 효과적으로 수립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는 한국을 “부자나라면서 ‘안보무임승차국’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런 오해를 해소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1기 시절 방위비분담금 협상사례를 언급하며, “대통령이 바뀌면 기존 협의도 무효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이어 “방위비문제나 주한미군 감축 논의는 언제든 재부상할 수 있으며, 이를 좌우할 협상력과 외교력 자체가 곧 우리의 안보자산이 되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전략변화에 대해 강 원장은 “2023년부터 북한은 대한민국의 국호를 지칭(指稱)하면서 그해 말 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이 직접 ‘교전국’으로 명시하고 대남정책을 전면 수정했다”고 짚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통일상징물 철거, 경의선·동해선 등 휴전선내 도로 파괴와 지뢰 매설 등 북한이 보여주고 있는 일련의 조치는 대한민국과의 상종 자체를 거부하는 선언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제는 과거처럼 통일을 전제로 한 접근으로는 북한을 상대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북한을 국제법상 주권국가로 인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독립된 정치체제를 가진 실체로 받아들여야 전략적 정책 수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모든 통신선이 끊긴 현 상황에 대해 그는 “제3국을 통한 비공식 접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했듯, 북한이 신뢰할 수 있는 제3국의 인사가 비선으로 나서야 한다”며, 지금의 차단된 채널상황에선 이런 특단의 접근이 유일한 해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와 한국의 리더십 공백이 맞물리며, 한반도 안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강석승 원장은 “대미전략 없는 대북정책은 설계될 수 없다”며 안보 대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 중인 강 원장. ⓒ천지일보 2025.05.21.](https://cdn.newscj.com/news/photo/202505/3271936_3336698_3137.jpg)
◆햇볕정책의 유효성… 그리고 지금은?
강 원장은 햇볕정책 당시 통일부에 재직하며 수차례 북한을 방문한 경험을 갖고 있다. 햇볕정책에 대한 평가를 묻자 그는 “그 시절에는 득(得)이 실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은 ‘대한민국’이라는 단어조차 몰랐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보낸 쌀 포대의 글씨, 우리의 태도 하나하나가 그들의 인식변화에 영향을 줬습니다. 작은 교류가 신뢰의 씨앗이 됩니다.”
그러나 그는 오늘날의 북한에는 그 정책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지금 북한은 핵무력 완성과 자립적 군사기술 확보, 러시아와의 협력 등으로 매우 복잡한 전략을 짜고 있는 주체입니다. 90년대의 ‘낡은 외투를 걸친 나그네’가 아니라는 점에서, 지금은 전혀 다른 접근과 언어가 필요합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와 한국의 리더십 공백이 맞물리며, 한반도 안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강석승 원장은 “대미전략 없는 대북정책은 설계될 수 없다”며 안보 대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 중인 강 원장. ⓒ천지일보 2025.05.21.](https://cdn.newscj.com/news/photo/202505/3271936_3336697_3136.jpg)
◆안보는 생존의 문제… 현실 직시해야
강 원장은 “우리는 분단국가의 국민”이라며, 안보에 대한 국민적 각성과 전략적 사고가 매우 위험함을 강조했다.
“생업도 중요하지만, 생존은 안보에 달려 있습니다. 북한은 여전히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고, 주변국의 전략도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대비 없는 평화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는 이어 “6.25전쟁 발발 75주년을 앞둔 지금, 경제보다 앞서야 할 것은 국가안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략 없는 감상주의는 오히려 안보를 위협하며,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전략적 실용주의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강석승 원장이 제시하는 한반도 안보로드맵은 단순한 군사전략이 아니다. 외교, 법, 정치가 교차하는 복합적 현실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는 “현실을 직시할 때만 실용주의적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북핵 인정 흐름, 미·중·러 간의 신냉전, 국내정치의 불확실성까지 고려할 때, 한반도의 안보 설계는 더 이상 감상이나 낡은 프레임에 기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단언했다.
“어떤 지도자가 나오든, 공고(鞏固)하고도 치밀한 대미전략 없이 대북정책은 설계될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가장 귀 기울여야 할 메시지는 바로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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