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20년·관광사 20년 근무
해외연수갔다가 ‘관광’에 매료
여행 통해 ‘보는 눈’ 넓혀야”
北용강군 명예군수직도 수행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모든 인류는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되면 본능적으로 관광, 여행을 하고 싶어 합니다. 인류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관광학이야말로 오늘날 중요한 학문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5월 황금연휴가 가까워지면서 여행에 대한 수요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현대사회에 들어오면서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되고 교통수단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은행에서 20년, 관광회사에서도 20여년간 일했던 박상철 경희대학교 관광학부 교수는 “과거에는 법학이나 경영학을 중요시했다면 이제는 관광학이 우리나라의 국익을 창출하는 중요한 학문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박 교수는 “관광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의 하나이기 때문에 정말 중요한 학문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인간을 만족시키고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학문은 관광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이제는 관광 강국 돼야”
“현대 강대국들을 살펴보면 잘 사는 나라가 선진국이고 강대국이고 관광 대국입니다. 특히 미국은 경제적인 여유가 되기 때문에 미국인들이 전 세계를 마음껏 돌아다니고, 다른 나라 사람들도 미국을 여행하고 있죠. 결국 관광도 국익에 상당한 중요한 수단이라는 겁니다.”
박 교수는 관광이 국익에서 가장 중요한 수단인만큼 우리나라가 10대 관광 강국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관광 순위는 20위를 밑돌고 있지만 무역·경제 분야에서는 10대국 안에 들어가고, 우리나라의 자연과 문화가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만큼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관광 10대국이 되기 위해선 관광을 나가는 사람도 1억명이 넘어야 하고 들어오는 사람도 1억명이 넘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5천만명이 나갔다가 5천만명이 넘게 들어왔다 한다. 특히 인바운드(외국인 관광객) 측면에서 마이너스가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1공항과 2공항이 완성돼 있고 3공항까지도 만들고 있는 등 기반은 다 만들어져 있다”면서도 “정치적 불안정이나 여러 가지로 인해 어려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빨리 극복하고 영어를 모국어화시키게 된다면 한국은 충분히 관광 7대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관광과 금융이 서로 상호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 차원에서 항공사, 호텔, 여행사에 대한 과감한 정책금융을 지원하고, 금융기관에서도 대출 금리를 낮춰주는 등 금융지원이 이어질 경우 우리나라가 세계 5대 관광 강국으로도 거듭날 것으로 봤다.

◆은행원에서 관광 전문가로
박 교수는 신한은행의 전신인 조흥은행에서 20년간, 관광회사에서 20여년간 일했던 금융·관광 전문가다. 한때 출장소장에 오르기까지 승진했던 그가 관광회사에서 일하게 된 것은 어려웠던 시절 경험했던 펜팔 때문이었다.
“제 부모님은 이북 출신입니다. 맨손으로 자유를 찾아 내려왔는데 뭐가 있겠습니까. 땅이고 뭐고 다 뺏기고 아무것도 없는 빈털터리다 보니 동생과 저를 미국인 가정과 펜팔로 연결해준 거죠. 영어 편지를 주고받고 미국 서적들을 받으면서 유학의 꿈을 불태웠습니다.”
성인이 돼 조흥은행에 들어갔던 박 교수는 우연히 그 꿈을 이룰 기회를 얻었다. 조흥은행 해외연수 인원으로 뽑혔던 것이다. 미국에서 3개월, 유럽에서 1개월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연수 기간. 박 교수는 돈을 아끼지 않고 미국부터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등 갈 수 있는 곳에 대해 여행을 떠났다.
박 교수는 “그 기간, 이 드넓은 세계의 매력에 완전히 빠지게 됐다”며 “전 세계를 휘젓는, 세계 관광의 꿈에 도전하게 된 것”이라고 추억했다. 해외연수를 마친 이후 낮에는 은행 업무를, 퇴근 후에는 영어 공부를 하는 일상을 반복해왔던 박 교수는 명예퇴직을 기점으로 꿈을 이루기 위해 관광회사로 이직하게 됐다.
“관광회사로 가고 나서 20여년간 300번 이상을 제가 만든 상품으로 전 세계를 다녔죠. 국내외 손님들을 모시고 전 세계를 휘젓고 질주하는 게 참 행복했습니다.”

◆관광학, 알고 싶다면 선진국으로
박 교수는 강의할 때마다 늘 “방학 때 유럽 또는 미국에 여행을 다녀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문화적인 충격을 통해 시야가 국제적, 세계적이 될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특히 여행을 통해 그들의 화법과 사고방식을 배우고, 넓은 세계를 알아 올 수 있다고 봤다.
또 박 교수는 인턴을 경험해볼 것과 호텔, 항공, 여행사와 관련된 자격증을 딸 것도 권해 왔다. 졸업하는 시간은 늦어질 수 있겠지만 관광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경험해본 것들이 장차의 밑받침이 된다는 경험에서다.
“경험해본 친구들은 다 고맙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영어가 체득되고 실제적인 경험이 있으니까요. 취업도 잘 되니까 더더욱 고맙다고 하죠.”
그렇다면 관광학의 매력은 무엇일까. 박 교수는 전 세계를 다닐 수 있는 것과 명예와 부, 인맥을 얻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정말 열심히 일하고 공부한다는 전제 하에 10년 정도가 지나면 전 세계를 다닐 수 있다”며 “정직하게 땀을 흘린 대가로 부도 얻을 수 있고 교수가 돼 명예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업에 들어온 이후 지금까지 연결되는 사람만 해도 4천명에 달한다”며 “이 중 학생의 수만 500명에 달하고, 지금도 이들과 소통하면서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일이 된다면 선구자 되고 싶다”
박 교수는 행정안전부 이북5도위원회가 임명한 북한 용강군 명예 군수이기도 하다. 명예직이지만 부모님의 고향인 용강군의 군수로 일하고 있는 그는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명예 군수직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어머니께서 어릴 때부터 고향을 그리워했다”며 “명예직이지만 용강군의 군수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왔고, 월남 1세대와 2세대, 3세대를 돌보며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통일이 된다면 우리나라가 5대 강국이 되는 데 선구자가 되고 싶다”는 소망도 밝혔다.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통일은 반드시 와야 하지 않을까요. 통일이 된다면 한국은 중국과 러시아, 유럽을 도보로도, 항공으로도, 철도로도, 육로로도 갈 수 있게 됩니다. 살아있는 그 날까지, 통일이 된다면 우리나라가 5대 강국으로 거듭나는 데 일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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