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수정 경제전망’ 발표
주요기관 전망치보다 낮아
소비·투자·수출 하향 조정
물가 전망, 1.6%로 유지
![[천지일보 부산=정다준 기자] 부산신항만 컨테이너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4.08.29.](https://cdn.newscj.com/news/photo/202502/3232605_3288097_4420.jpg)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1.6%에 그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고환율·고물가 속 정국 불안이 지속되고, 미국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 등 통상환경 악화로 경제 하방 위험이 커져 내수와 수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결과다.
통상분쟁 격화와 정국 불안 장기화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우리 경제의 추가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작년 11월 KDI가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2.0%)보다 0.4%p 낮은 수치다.
KDI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1%), 국제통화기금(IMF, 2.0%), 정부(1.8%) 등 주요 기관의 전망치보다 낮고 한국은행(1.6∼1.7%)과 유사한 수준이다.
KDI는 최근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그동안 높았던 수출 증가세마저 조정되면서 성장세가 약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건설업 침체와 서비스업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제조업 증가세마저 둔화하면서 성장 동력이 약화됐다고 봤다.
부문별로 민간소비는 경기 상황에 비해 높은 금리가 지속되고, 정국 불안에 따른 심리 위축이 더해지면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년(1.1%)보다 높은 1.6%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1.8%에서 1.6%로 하향 조정된 것이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경기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전년(1.8%)과 유사한 2.0%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종전 전망치(2.1%)보다 소폭 낮다.
건설투자는 누적된 수주 부진 영향이 지속되면서 전년(-2.7%)에 이어 1.2% 역성장 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존 전망치(-0.7%)보다 감소율이 높아질 것으로 본 것이다.
수출은 통상환경 악화로 1년 전 6.9%의 증가세를 보였던 것과 달리 1.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수출의 호조세가 유지되겠으나, 올해에 추가적인 증가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이다. 상품 수출 전망치는 종전 1.9%에서 1.5%로 하향 조정됐다.
경상수지 흑자 폭 전망치도 930억 달러에서 897억 달러로 내렸다. 소비자물가는 낮은 수요 압력이 지속되면서 전년(2.3%)보다 낮은 1.6%의 상승률을 나타낼 전망이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1.5%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됐다.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 전제는 최근 유가 상승세를 고려해 배럴당 74달러에서 75달러로 소폭 상승했다.
취업자 수는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도 완만한 수준에 그침에 따라 전년(16만명)보다 낮은 10만명 내외의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KDI는 국제 통상 분쟁이 격화하는 경우 우리 경제에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KDI는 “미국 통상정책 변화의 대상, 시기, 정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는 경우, 대내외 투자 수요가 축소되고 우리 수출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통상분쟁에 따른 교역 제약의 직접적 영향과 함께, 이에 따른 각국의 경기 둔화는 우리 수출에 추가적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내적으로는 국내 정국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경제심리 회복이 늦어지면 내수 개선이 제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종전 전망 때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인상이 시간을 두고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지면서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매우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경제인사이드] ‘고래 싸움에 낀 새우’ 된 한국경제… 트럼프發 무역 전쟁 본격화에 성장률 흔들
- 무역갈등 격화에 휘청이는 성장률… 한은 “올해 0.2%p 추가 하락 우려”
- 은행권, 건설업 ‘대출 문턱’ 상향 조정… 부실 위험 선제 관리 나서
- 계엄·탄핵 정국에 휘청이는 韓경제… “올해 성장률 1.6~1.7%”
- 한은, 정치 리스크에 ‘숨 고르기’… “대내외 여건 변화 좀 더 점검”(종합)
- 1월 취업자, 13만 5천명 늘었다… 청년·건설·제조업 ‘고용한파’
- 청년 고용한파 심화… 체감실업률·고용률 4년 만에 최악
- 2월 경상수지 71.8억 달러 흑자… 美관세 영향 4월 반영 전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