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제수지 잠정 통계’ 발표
2000년 들어 세 번째 최장 흑자
상품수지 23개월 연속 ‘플러스’
서비스수지 32억 달러 적자 기록

[천지일보 부산=정다준 기자] 부산신항만 컨테이너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4.08.29.
[천지일보 부산=정다준 기자] 부산신항만 컨테이너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4.08.29.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올해 2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71억 8천만 달러에 달하는 흑자를 기록했다. 22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간 것이다.

조업일수가 늘면서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커지고 겨울방학 해외여행 성수기가 종료되며 여행수지 적자 폭이 축소됐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는 4월가량부터 숫자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8일 ‘2025년 2월 국제수지(잠정) 통계’를 통해 2월 경상수지가 71억 8천만 달러(약 10조 5582억원)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월 흑자 규모는 직전월인 올해 1월(29억 4천만 달러)보다 42억 달러 이상 많고, 작년 같은 달(64억 4천만 달러)과 비교해도 7억 달러 컸다. 동월 기준으론 2016년(79억 3천만 달러), 2017년(74억 4천만 달러) 이후 가장 컸다.

흑자 기간(2023년 5월~2025년 2월)도 2000년대 들어 세 번째로 가장 길었다.

항목별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가 81억 8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는 지난 2023년 4월(6억 6천만 달러) 이후 23개월째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설 연휴가 1월에 있었던 만큼 조업일수가 늘어나면서 전월(25억 달러) 대비 흑자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수출은 537억 9천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6% 늘었다. 통관 기준 컴퓨터(28.5%), 의약품(28.1%), 승용차(18.8%), 정보통신기기(17.5%) 등의 수출은 늘었지만 반도체(-2.5%), 석유제품(-12.2%) 등의 수출은 줄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시아(9.2%)에서 호조를 보인 반면 중국(-1.4%)·일본(-4.8%)·유럽연합(EU, -8.1%) 등에서 고전했다.

수입은 456억 1천만 달러로 1.3% 증가했다. 통관 기준 석탄(-32.7%)·가스(-26.7%)·원유(-16.9%) 등 원자재 수입이 9.1% 줄었지만, 반도체 제조 장비(33.5%), 반도체(5.0%), 정보통신기기(4.0%)를 비롯한 자본재 수입이 9.3% 증가했다. 직접소비재(15.9%), 곡물(2.8%) 등의 소비재 수입도 11.7%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32억 1천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가 전월(-20억 6천만 달러)과 작년 같은 달(-18억 7천만 달러)보다 더 커졌다. 해외여행 성수기 종료에 따라 여행수지가 전월 적자 규모(-16억 8천만 달러)보다 감소한 14억 5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의 연구·개발(R&D) 관련 지식재산권 사용료 지급이 늘면서 지식 재산권 사용료 수지도 5억 8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26억 2천만 달러로 전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증권투자 배당소득 수입 축소로 배당소득수지(16억 8천만 달러) 흑자가 1월보다 약 2억달러 줄었지만, 증권투자 이자소득 지급 감소로 이자소득 수지 흑자는 한 달 새 8억 8천만 달러에서 12억 달러로 늘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2월 중 49억 6천만 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5억 5천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9억 1천만 달러 각각 불었다.

한은은 “1월 경상수지에는 설 연휴 때문에 조업일수 감소 영향이 컸지만 2월에는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다시 늘었다”며 “3월 통관 기준을 보면 3월에도 경상수지 흑자를 이어가고, 트럼프 관세 영향은 4월 가량부터 숫자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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