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전망치보다 0.3%p 하향
작년 4분기 성장률 0.2% 전망
정치 불안, 경제에 영향 미쳐
불확실성 해소 시 악영향↓
![[천지일보=이시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4일로 예정된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는다고 윤 대통령 측이 밝혔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모습. ⓒ천지일보 2025.01.12.](https://cdn.newscj.com/news/photo/202501/3224964_3278509_1453.jpg)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장기화 등 정치 불확실성으로 인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6%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또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0.2%를 밑돌 것으로 예측됐다.
이지호 한국은행 조사국장과 김대용 조사총괄팀 팀장, 이광원 과장 등은 20일 ‘2025년 1월 금통위 결정 시 한국은행의 경기 평가’를 통해 올해 성장률이 1.6~1.7%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한은이 올해 성장률을 1.9%로 예상했던 것에서 하향 조정된 것이다.
또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0.5%)보다 0.3%p 하향 조정된 0.2%를 기록하거나 이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조사국은 “지난해 12월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의 영향으로 올해 성장률이 소비 등 내수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경기가 약 0.2%p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설명했다.
한은 조사국은 또 “이번 분석에서는 지난해 4분기 말 높아진 정치 불확실성이 올해 1분기까지 지속되다가 2분기부터 점차 해소되면서 경제심리가 하반기 중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것을 전제했다”며 “이에 더해 작년 4분기 성장률이 당초 전망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올해 성장률 전망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이 당초 예상보다 감액된 점도 성장률을 0.06%p 낮출 것으로 분석됐다”면서도 “올해 초 ‘2025년 경제정책방향’과 ‘2025년 신속집행추진계획’을 통해 발표된 정부의 예산 조기 집행 등 경기부양책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평가됐다”고 강조했다.

한은 조사국은 오는 2월 경제성장률 전망 수치가 1월 예상치보다 높아질지 아니면 낮아질지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의 해소 시기, 정부의 추가적인 경기부양책,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전개 등에 크게 영향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탄핵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얼마나 지속되고 내수가 실제로 어느 정도 영향받을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 조사국은 “최근 들어 정치 불확실성이 다소 낮아졌다”며 “향후 정치 불확실성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만약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완화된다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의 크기도 더 작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 조사국은 앞으로 정부의 추가적인 경기부양 시기, 규모, 대상이 2월 전망에서 중요하게 고려될 것으로 봤다. 특히 여·야·정 합의를 통한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경제정책이 빠른 속도로 추진된다면 경기 하방 압력을 상당 부분 완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은 조사국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경제주체의 심리가 빠르게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한국은행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 대비 9.6p 하락한 83.1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인 2009년 9월(77.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하락 폭도 2020년 3월(21.2p) 이후 가장 컸다.
정치 불확실성 지수는 과거 두 차례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의 최고치보다 크게 상승했다.
한은 조사국은 “2차 탄핵안 가결 등을 거치며 정치 불확실성 지수가 등락하다가 최근에는 다소 낮아졌다”면서도 “앞으로의 정치 불확실성 변화는 아직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천지일보 DB](https://cdn.newscj.com/news/photo/202501/3224964_3278512_1616.jpg)
경제전망 소통과 관련해 신중하고 보수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한은이 정기 전망 발표에 앞서 ‘중간 점검’ 결과를 공유한 것은 이례적이다. 국내 정치 불안이 이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와 비교했을 때도 불확실성이 크고,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대내외에 메시지를 전달코자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16일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1분기 이후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정부가 이제 맞춰서 재정정책을 어떻게 더 쓸 것인지, 정치 프로세스 정상화에 따라 다시 경제 안정이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와 함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고환율과 유가 상승에 따른 상방 요인, 낮은 수요압력,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 등에 따른 하방 요인 상쇄 등으로 지난 전망(소비자물가지수 1.9%, 근원물가지수 1.9%)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경제상황 평가’를 통해 “향후 물가상승률은 연초 2% 수준까지 높아졌다가 이후 소폭 낮아져 1%대 후반에서 등락하겠다”며 “올 하반기에는 목표 수준(2%) 근방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근원물가 역시 연중 2%에 근접한 수준에서 안정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또 향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높은 수준의 증가세를 유지하던 수출이 점점 둔화되고 수입이 완만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면서다.
취업자 수 역시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지난 전망 수준인 13만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부문별로 서비스업은 정부 일자리 사업 확대, 보건·복지 및 정보통신의 추세적인 증가에 힘입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 반면, 제조업과 건설업은 업황 부진에 따라 감소세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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