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3.0%로 동결
계엄·탄핵정국에 환율 오른 탓
계엄, 환율상승에 30원 영향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천지일보 2025.01.16.](https://cdn.newscj.com/news/photo/202501/3223670_3276923_848.jpg)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한국은행이 16일 기준금리를 현 3.0%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11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0.25%p씩 낮춘 뒤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완화, 가계부채 둔화 흐름에도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정국 등으로 인한 정치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환율 변동성이 커진 데 영향을 받았다.
이와 관련, 이창용 한은 총재는 성장의 하방위험이 증대된 만큼 기준금리의 추가 조정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보며, 오는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은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3.0%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한은은 기준금리를 0.25%p 낮춰 통화정책을 완화하기 시작했다. 이후 11월 시장의 예상을 깨고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금통위가 잇따라 금리를 낮춘 것은 금융위기 당시 6연속 인하(2008년 10월∼2009년 2월) 이후 처음이었다.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정국 등 예상하지 못한 정치적 리스크 확대 영향이 한은 금통위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물가상승률 안정세와 가계부채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정치적 리스크 확대로 성장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환율 변동성이 증대됐다”며 “향후 경제전망 및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여건 변화를 좀 더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 “국내경제는 지난달 수출 증가율이 다소 높아졌으나 소비 회복세가 약화되고 건설투자 부진이 이어졌다”며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내수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이에 따라 지난해 및 올해 성장률이 이전 전망치(2024년 2.2%, 2025년 1.9%)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향후 성장경로에 국내 정치 상황 변화, 정부의 경기대응책, 미국 트럼프 신정부의 정책 방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 향후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요압력 등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높아진 환율과 국제유가 움직임, 국내외 경기 흐름 등 불확실성으로 다시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만 보면 인하가 당연하지만 (국내 정치 불안 등에) 환율이 필요 이상으로 올랐다”며 “국내 정치 갈등이 자리를 잡으면 미국 등과 좀 더 독립적으로 통화정책 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또 “금통위 모든 위원이 경기 상황만 보면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게 당연한 상황이라고 했다”며 “이번에는 환율을 중심으로 한 대외 균형이, 경제적인 이유가 아니라 국내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악화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신(新)정부 정책 기대에 따른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라며 “환율은 우리 경제 펀더멘털이나 미국과의 경제 격차 등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현재 원/달러 환율의 추이에 대해 “50원가량이 미국 달러화 강세에 따른 영향, 20원이 정치적 이유”라며 “국민연금의 달러 헤지 물량,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 효과로 인한 하락 효과가 있어 계엄에 따른 환율 상승분은 30원 정도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든지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태에서 상황을 좀 더 보고 확신을 갖고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앞서 두 차례 금리를 내린 효과도 볼 겸, 숨 고르기 하면서 판단하는 것이 신중하고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 같은 상황을 감안,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향후 통화정책을 국내 정치 상황 및 대내외 경제정책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가계부채 및 환율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완화될 수 있도록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이번 한은의 결정에는 신성환 위원의 인하 소수의견이 출현한 채로 이뤄졌다. 다만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전원(6명)의 향후 3개월 금리 전망의 경우 ‘인하 여지를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 만장일치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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