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위축된 소비심리가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국내 정치 상황과 미국 통상정책 등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히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20일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통해 이달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보다 4.0p 상승한 규모다. 이달 상승 폭은 2021년 6월(+5.4p)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컸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 지표다. 장기 평균치(2003~2023년)를 기준값 100으로 두고 100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향후 정치적 상황 안정 기대, 정부의 산업 지원 정책에 대한 기대 등의 영향으로 CCSI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CCSI는 지난해 12월 계엄 사태 여파로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0년 3월(-18.3p) 이후 최대인 12.3p 하락하며 작년 5월 이후 7개월 만에 100 이하를 밑돌았다. 이후 올해 1월 3.0p 반등했고, 2월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계엄 전인 지난해 11월(100.7) 수준에 아직 못 미쳤고, 여전히 100선을 밑돌았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향후경기전망(73)이 한 달 전보다 8p 올랐다. 생활형편전망(93·+4p), 현재경기판단(55·+4p), 소비지출전망(106·+3), 가계수입전망(97·+1p) 등도 올랐다. 현재생활형편(87·보합)은 1월과 같았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보다 2p 하락한 99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95) 이후 최저치다. 주택가격전망지수가 100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해 3월(95) 이후 처음으로 장기 평균(107)보다는 8p 낮았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해 9월 119로 2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다섯 달 연속으로 하락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 등의 영향으로 1월보다 2p 오른 99로 집계됐다.
향후 1년간의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전월보다 0.1%p 하락했다. 농산물과 신선식품의 물가 상승 폭 축소, 정부의 물가 안정화 정책 기대 등으로 하락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조사는 지난 6~13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