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부터 출금 막힌 후
“김정준 회장 만나고 왔다
피해금 코인으로 바꿔준다”
다른 사기업체 소개한 적도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GBC인터내셔널 피해자 대표 김모씨가 피해액을 코인으로 변제해주겠다는 김정준 회장의 합의서를 전달했다. (캡처: 단톡방) ⓒ천지일보 2024.06.14.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GBC인터내셔널 피해자 대표 김모씨가 피해액을 코인으로 변제해주겠다는 김정준 회장의 합의서를 전달했다. (캡처: 단톡방) ⓒ천지일보 2024.06.14.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제2의 시더스그룹 휴스템코리아’라 불리는 GBC인터내셔널(삼익영농조합)의 피해자 대표인 김모씨가 미지급된 원금 반환 방안으로 코인 지급을 제안한 김정준 회장의 입장을 피해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변제 방안이 코인이라는 점에서 경찰 수사를 받는 폰지사기 혐의에 대한 면피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피해자 단톡방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시더스그룹 휴스템코리아와 함께 원금 및 배당금 미반환 사태가 발생한 후 6개월이 경과해 피해자들이 전전긍긍한 상황에서 GBC인터내셔널 피해자 대표인 김씨는 지난 12일 피해자들에게 “피해액을 보존해 드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김정준 회장을 만나고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합의서 양식도 단톡방에 올린 김씨는 그 방법에 대해 “역시나 그림 죽이는 BTC-SKR”이라며 “받을 금액 4천만원을 채굴기 400만원짜리와 합의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 코인에 대해 “나름 근거도 있고 분위기는 좋아 보였다”며 피해금을 코인으로 바꾸면 좋다는 식의 뉘앙스를 내비쳤다.

이어 “글을 올리고 힘들어서 가슴이 답답하고 죽을 것만 같은 분들의 전화를 받을 때마다 저도 억장이 무너진다”며 “저한테 매번 일부라도 소송을 하면 (돈을) 받을 수 있는지를 여쭤본다. 이방은 구속을 목적으로 억울하신 분들만 계신 줄 안다”고 피해자들을 걱정하는 듯 말했다. 이어 “조금이라도 받고 싶은 분들은 가서 합의하면 되겠다”며 “제가 막고 있는 것 아니니 알아서들 하시라”며 강요는 아닌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대해 피해자들은 “김 회장의 속임수”라고 지적했다. 단톡방에 올라온 피해자의 글에는 “이제 그만 속읍시다” “멀고 멀어도 (김 회장을 감옥에) 쳐 넣어야 된다. 감언이설이다. 이런 식의 사기꾼으로 평생 살아온 암적인 존재이다. 코인을 받게 되면 향후 일체의 앞전의 GBC(사기)를 거론하지 않는다는 확약서이다. 시간끌기 빠져나가기 위한 수법이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후 김씨는 해당 글을 삭제했다.

김씨는 이 단톡방에서 김 회장을 비판해 오며 피해자들의 정보를 받아 울산경찰청에 집단 고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피해자들에게 피해금액·정보, 위임장 등을 받고 비용이 든다며 1만원씩 송금 받았었다. 단체 명단에는 6백여명이 참여했고, 이들의 피해금액은 약 84억원에 달했다.

김씨는 또 투자금의 2%를 매일 평생 받는다는 ‘BSB비트코인’이라는 업체에 투자를 권유하고 소개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단독] ‘제2의 휴스템코리아’ GBC 피해자 대표, 다른 폰지사기 의혹 업체 투자 권유)

천지일보는 김씨에게 변제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 같은 글을 올렸냐는 질문에 답을 받지 못했다.

GBC인터내셔널은 일명 돌려막기인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다. 약 5만명 규모로 추정되는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뚜렷한 사업 실체 없이 연 60% 이상의 배당금을 지급했다가 지난해 12월 출금이 막혔다.

당시 코인으로 지급하려다 “상품권으로 대체 지급한다”고 했지만 “3개월 후 지급하겠다”고 말하며 지급을 계속 연기한 상태다. 이에 투자자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피해자 중에선 심장에 문제가 생겨 숨진 사람도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GBC인터내셔널은 휴스템코리아와 사업의 형태가 거의 같다. 높은 배당금을 지급한다지만 높은 레벨일수록 원금에서 출금 가능 금액의 비율을 낮게 설정한 점과 출금하지 않고 재투자시 3배를 적립해준 점에서 비슷하다.

선수금을 넣고 꾸준히 출금하더라도 최소 1년 이상은 지나야 원금을 찾게 되고 이후부터 수익을 얻는 구조다. 이는 새로운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는 것보다 출금 규모가 크면 회사 운영 유지가 어려운 구조인 폰지사기와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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