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총회 소집 두고 의견 팽팽… “내년 선거 포석 아니냐”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전국비구니회 회장 명우스님이 열린비구니모임 측에서 요구한 임시총회 소집을 거부해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회칙에 따른 적법한 절차에 의한 소집요구를 묵살함에 따라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계종 전국비구니회 운영을 둘러싼 갈등을 풀기 위해 지난 23일 전국비구니회 임원단과 열린비구니모임 대표단이 전국비구니회관에서 대화를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앞서 열린비구니모임은 파행적인 운영으로 논란을 빚은 비구니회 운영위원장 계환스님의 사퇴와 임시총회 소집, 중앙종회의원 비구니대표 후보추천 무효 등을 전국비구니회에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이날 서로의 입장만 고수한 채 사태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전국비구니회 회장 명우스님은 “운영위원장은 적법한 절차로 선출됐다”며 “종회의원 비구니대표 후보추천이 위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열린비구니모임 측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전국비구니회는 “운영위원장 선출은 관례적으로 회장이 지명한 사람을 운영위원회에서 인준하는 방식으로 해 왔다”며 “이번에도 그 방식과 과정에 의해 선출됐기 때문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중앙종회의원 비구니대표 후보자 결정방식도 문제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열린비구니모임 측 임대스님은 “오늘 자리는 싸우기 위해 요청한 것이 아니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보고자 요청한 것”이라고 임시총회 소집을 재차 요구했다.

재범스님도 “열린비구니모임에 참여한 382명을 대표해 우리의 요구사항을 분명하게 전달하고자 한다”며 “회원 20명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는 회장이 15일 이내에 소집해야 한다는 회칙에 근거해 서명지를 첨부해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임시총회 소집 요구는 정당한 절차에 따른 것으로, 전국비구니회 측의 거부는 회원들의 요구를 묵살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열린비구니회가 자체적인 총회 소집과 회장을 비롯한 임원단에 대한 불신임 카드를 들고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이번 사태 논란의 중심에 선 계환스님은 열린비구니모임이 내년 비구니회장 선거를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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