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틴 루터는 가톨릭의 면죄부 판매를 비판하며 ‘95개조 반박문’을 작성해 자신이 신부로 일하던 비텐베르크의 슐로스 교회(Schlosskirche) 문 앞에 붙였다. 루터의 도시로 불리는 독일 비텐베르크 광장에 세워진 마르틴 루터의 동상 뒤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포스터가 보인다. (사진출처: 독일관광청)

“목회자부터 개혁해야” 자성의 목소리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개신교계가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부패한 가톨릭을 비판하며 떨어져 나와 개신교를 창립했던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정신을 되새겨 썩어문드러진 개신교의 부패상을 개혁해보자는 의도다.

500주년은 아직 3년이나 남았지만 벌써부터 다양한 기념행사를 기획하며 의미 부여에 나섰다. 아울러 한국교회에 제2의 종교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종교개혁의 근간이자 신앙의 본질인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목소리가 높다. 개신교계 스스로 그동안 성경에 근거하지 못한 신앙 행태를 보여 왔다는 것을 고스란히 방증하고 있는 셈이다.

◆“종교개혁, 오직 성경대로”

한국교회언론회는 21일 논평을 내고 “종교개혁은 말씀(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회언론회는 16세기 종교개혁 당시 가톨릭에 대해 “하나님의 말씀을 떠난 교회는 하나님을 떠났던 것”이라며 “하나님의 말씀을 저버린 교회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인간들을 위한, 인간들의 욕심을 채우려는 수단체(手段體)에 지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즉 16세기 루터의 종교개혁 당시의 ‘종교개혁’은 결국 성경으로 돌아가서 기본부터 새롭게 하는 말씀회복과 영적인 회복운동이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당시 종교개혁의 의미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빼앗아 감추고 독점 왜곡하던 종교인들(지도자)에게서 그 말씀을 본래 주인인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돌려준 것”이라고 조명했다.

이에 교회언론회는 개혁을 해야 하는 대상으로 우선 한국교회 지도자를 지목하고 성경에서 말하는 거룩‧정직‧명예를 회복하고 더 낮아질 것을 요구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한복협, 회장 김명혁 목사)가 지난 10일 개최한 ‘종교개혁과 한국교회 개혁의 과제들’ 발표회에서도 오늘날 위기의 한국교회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목회자의 삶이 도덕적·윤리적 삶으로 개혁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독교학술원장 김영한 박사는 “오늘날 한국교회 문제의 원천은 목회자들의 자기관리 부족”이며 “공인으로서 지나치게 수직적 카리스마를 강조함으로써 수평적 차원의 자기관리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교계 다양한 행사 준비

2017년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국내 개신교계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마르틴 루터의 정신에 입각해 창립된 교단인 기독교한국루터회(루터교)는 최근 열린 정기총회에서 ▲루터 전집 및 관련 도서를 제작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대회 ▲종교개혁지 탐방 ▲500주년 기념교회 설립 ▲500주년 기념 루터연구지 발행 등 12개 사업을 결정했다.

오는 26일에는 그 첫발로 경기도 용인 루터대학교에서 루터 전집 번역사업 기념식을 연다. 그동안 우리나라에 루터의 전집이 발간된 적은 없다. 루터의 주요 저작 중 일부를 발췌한 선집이 발간됐을 뿐이다. 루터 전집 번역에는 루터교, 장로교, 감리교 등 교파를 초월해 30명 정도의 신학자들이 참여한다. 번역진은 독일어 원본이 아닌 미국 번역서를 중역하는 방식으로 번역할 예정이다.

루터교를 회원교단으로 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종교개혁 500주년기념사업’을 진행한다. ‘종교개혁 500주년기념사업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교회의 연합과 갱신에 주력할 방침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하디1903성령한국’을 진행하고 있으며, 세계성령중앙협의회는 30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한국교회 개혁과 갱신 대토론회’를 연다.

해외 한인교회도 동참한다. ‘종교개혁 500주년 미주 기념사업 준비위원회’를 조직한 LA 한인교계 지도자들도 26일 종교개혁주일 497주년 기념예배를 시작으로 11월 하순쯤에는 종교개혁에 관한 신학세미나를 계획하고 있다.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은?

마르틴 루터(1483~1546)는 독일의 종교개혁자로 원래는 가톨릭 신부였다. 그는 1517년 10월 비텐베르크 성당 정문에 ‘95개조 반박문’을 붙였고 로마 교황청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종교개혁의 ‘불씨’가 됐다. 당시 중세 로마 교황청은 급속히 세속화돼 정치권력과의 유착, 교권의 부패, 성직매매 등이 극에 달하던 시기였다.

아울러 교황청은 가톨릭 교인들에게 속죄를 위해서는 면죄부를 구입해야 한다는 성경에 없는 논리를 폈다. 루터는 95개 조문에 성서를 근거로 한 속죄의 효력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루터로부터 시작된 종교개혁의 외침은 중세 유럽을 휩쓸었고 개신교(프로테스탄트) 탄생의 배경이 됐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