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과 경찰청, 문화재청은 22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불교문화재 도난 예방 및 회수를 위한 협약식’을 열었다. 3개 기관 수장들이 도난 불교문화재를 둘러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조계종·경찰청·문화재청 ‘도난예방·회수’ 협약식
회수 문화재 48점 전시… “삶·지혜 담긴 유산”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사찰에서 사라진 도난 불교문화재 48점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지정문화재인 충북 제천 정방사의 ‘목조관음보살좌상’ 경북 청도 대비사의 ‘영산회상도’ 등 보물급 문화재들이 다수 포함됐다. 이들 문화제는 조계종의 ‘불교문화재 도난백서’에 등록돼 있는 장물들로, 불화의 경우 절도범들이 절취 후 출처확인을 어렵게 하기 위해 제작자와 봉안장소 등이 기재된 화기(畵記)를 오려 내거나 덧칠한 사실도 확인했다. 불교문화재의 도난과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3개 기관이 뜻을 모았다.

조계종과 경찰청, 문화재청은 22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불교문화재 도난 예방 및 회수를 위한 협약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강신명 경찰청장, 나선화 문화재청장이 참석했다. 조계종은 22∼23일 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최근 경찰 수사를 통해 회수된 도난문화재 48점을 전시하고 있다.

▲ 조계종과 경찰청, 문화재청은 22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불교문화재 도난 예방 및 회수를 위한 협약식’을 개최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보물급 ‘영산회상도’ 찾아

1988년부터 2004년 사이 전국 20개 사찰에서 도난된 이들 문화재는 지난 5월 말 그 일부가 서울의 한 경매장에 나오게 됐고 불법 매매 관련자들을 검거하면서 회수된 것들이다. 종류별로 불화 23점, 불상 1점, 나한상 6점, 복장유물 16점, 위패 2점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1988년 12월 잃어버린 청도 대비사의 ‘영산회상도’는 세로 370cm, 가로 320cm 크기의 대형 불화다.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8보살과 십대제자 등 많은 권속을 화면 가득히 표현한 전형적인 조선후기 불화 양식을 갖추고 있다.

국가지정문화재급의 불화로 평가되며, 이 그림을 그린 해웅(海雄), 의균(義均), 상명(尙明)은 청도 적천사 괘불과 동화사 아미타후불도를 조성한 이들로 경상도 지방을 중심으로 활동하였던 화승들이다. 영산회상도란 ‘영취산(靈鷲山)에서 석가여래가 법화경을 설하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을 의미한다.

공개된 작품 중 경매 출품됐던 청도 용천사의 ‘영산회상도’는 경매 시작가가 3억 5000만 원, 추정가 6∼7억 원에 이를 정도로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 조계종은 22∼23일 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최근 경찰 수사를 통해 회수된 도난문화재 48점을 전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소중한 문화유산 생생한 감동 전해”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불교의 유산들은 민족의 삶과 지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며 “그러기에 세월이 흐를수록 소중함이 더해져 어느 것 하나 의미가 없는 것이 없으며 현시대에도 생생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불교 유물은 종교를 떠나 민족의 얼과 정신이 녹아있는 소중한 성보”라며 “앞으로 문화재 전담 수사팀이나 전문수사 역량을 키워 도난문화재들이 불교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도난 불교문화재는 보물 제1043호 송광사 국사전 16조사진영 등 총 796점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 48점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181점만이 회수됐을 뿐이다. 여전히 많은 불교문화재들이 불법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3개 기관은 긴밀한 협조를 통해 불교문화재의 도난을 사전에 예방하고, 나아가 도난된 불교문화재를 조속히 회수하기 위한 상호 협력적 프로세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회수된 문화재들은 현재 서울 종로구 불교중앙박물관에 보관 중이며, 추후 피해 사찰로 환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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