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석유화학 지분관계 ⓒ천지일보(뉴스천지)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지분 처분 가능성↑
박삼구 회장 사내 등기이사 복귀 여부 주목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오는 27일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를 앞두고 금호가(家) 두 회장의 갈등 가능성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산업 지분 12.83%를 두 차례에 걸쳐 모두 매각한다고 지난 21일 공시해 주총에서 의결권 확보를 위한 신경전이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는 금호산업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12.61%를 갖고 있는 2대 주주다.

하지만 주총 전에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과 순환출자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27일 아시아나항공 주총에서 금호석화는 최대주주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모기업인 금호산업 기업어음(CP) 790억 원을 출자전환으로 지분 12.83%를 취득했다.

상법에 따르면 모기업과 자회사가 각각 상대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경우 의결권을 제한하고 있다. 한마디로 금호산업의 지분 30%가 전혀 효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이 가진 금호산업 지분율을 주총 전까지 10% 이하로 낮춰야 금호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7일 주총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을 사내 등기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하지만 금호석화 박찬구 회장 측은 박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하기로 내부 방침을 이미 정한 상태다.

박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복귀한 이후 구조조정의 과정을 거쳤음에도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더욱 나빠진 것을 금호석화 측은 문제 삼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2009년 이후 4년 만에 112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박 회장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주총에서 등기임원 선임 후 대표이사에 복귀, 그룹의 경영권 회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아시아나항공 주총에서 박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반대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박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사내이사 선임은 채권단의 요청에 따른 책임경영의 이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호석화 측의 반대는 경영활동을 방해하려는 ‘의도적인 흠집내기’라는 게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입장이다.

금호석화의 반대에도 박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무난하게 통과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주총 전까지 금호산업 주식을 매각, 상호출자 관계를 해소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결국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주총에서 의결권을 유지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금호 지분은 오는 25일과 다음 달 21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처분될 예정이다. 우선 오는 25일 161만 3800주(4.90%)를 매각하고 상호출자금지 해소 만료기일인 4월 21일 이전에 나머지 261만 798주(7.93%)를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주당 매각가격은 지난 21일 종가인 1만 2150원으로 총 매각대금은 약 513억 2886만 원이다. 25일 처분되는 지분의 매각 방식은 시간 외 대량매매 또는 총수익맞교환(TRS:Total Return Swap)계약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총수익맞교환 방식은 지분을 넘긴 뒤 주가가 오르면 주가 차익을 매각하는 당사자가 취하고 주가가 내려가면 매수하는 당사자가 손실을 보전해주는 거래방식이다. 나머지 지분의 매각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의 지분 매수자에 대해 국내증권사라 밝히며 그 이상의 내용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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