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본관 ⓒ천지일보 2019.8.29
한국은행 본관 ⓒ천지일보 2019.8.29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해 수명을 다하거나 훼손돼 폐기된 손상화폐 규모가 2조원에 달했다. 장수로 따졌을 때 4억장이 넘어 낱장씩 위로 쌓으면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의 15배, 우리나라 초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 높이의 241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1년 중 손상화폐 폐기·교환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이 폐기한 손상화폐는 4억 352만장, 액수로 2조 423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손상화폐는 한은 창구를 통해 최종적으로 환수된 화폐 중 폐기된 지폐와 주화의 합계다. 폐기 물량을 가로로 이으면 총 길이가 5만 262㎞(지폐 4만 8919㎞, 주화 1343㎞)로 경부고속도로(416㎞)를 60차례 왕복할 수 있고, 쌓으면 에베레스트산(8848m)의 15배에 이르는 높이(13만 3967m)다.

작년 폐기 화폐 규모는 2020년(6억 4256만장)과 비교해 1년 새 37.2%(2억 3904만장) 줄었다.

이는 현금 외 지급수단 확산,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지폐 환수가 특히 부진했기 때문이다.

화폐 종류별로 지폐가 3억 4419만장(액면가 2조 366억원), 주화가 5933만장(57억 3000만원) 폐기됐다. 지폐 중 1000원권이 1억 5960만장으로 전체 손상화폐의 46.4%를 차지했다. 이어 1만원권 1억 5530만장, 5000원권 2530만장, 5만원권 390만장 순으로 집계됐다.

주화는 100원짜리 동전이 3860만장으로 전체의 65.1%에 달하는 등 가장 많이 폐기됐다. 10원화는 1270만장, 50원화는 510만장, 500원화는 300만장 규모로 나타났다.

지난해 손상 지폐 가운데 교환이 이뤄진 대표적 사례를 보면 서울에 사는 조모씨는 시장 화재로 탄 지폐 1억 445만원을 정상 지폐로 바꿨고, 청주의 김모씨는 모친이 땅속에 보관하다 습기로 썩은 지폐 4275만원을 교환했다.

한편 손상화폐 중 일부가 훼손돼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 남은 면적이 원래 크기의 4분의 3 이상이면 액면액을 그대로 보상받을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 남은 면적에 따라 교환을 인정받는 금액이 달라진다. 5분의 2 미만이면 아예 교환할 수 없다.

화폐 교환은 한은 본부와 전국 지역본부에서 가능하며 자세한 내용은 한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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